고유가·5부제에 '매력 만점'…기아 스테디셀러 전기차 'EV6'[시승기]

경제

뉴스1,

2026년 4월 11일, 오전 08:00

기아 준중형 전기 SUV 'EV6' 롱레인지 2WD 모델이 서울 서초구 자동차회관 주차장에서 충전되는 모습. 2026.04.08/뉴스1 김성식 기자

기아(000270) 준중형 전기 SUV 'EV6'는 브랜드 내 '스테디셀러 전기차'로 통한다. 2021년 8월 기아 최초로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 모델로 출시됐지만 여전히 많은 국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어서다.

11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EV6는 지난해 국내에서 9360대 판매돼 연간 전기차 모델별 판매 4위에 올랐다. 전년 대비 판매 순위는 2계단 상승했고 판매량도 2.4% 증가했다. 2024년 5월 페이스리프트 직후보다 이듬해 더 좋은 성적을 거둔 셈이다. 기아 전기차 중에선 2024년 6월 출시된 'EV3'(2위) 다음으로 가장 많은 판매고를 올렸다.

출시 6년 차인 올해에도 기존 상품성에 더해 최근 중동발(發) 고유가와 공공기관·대기업 차량 5부제 시행과 맞물려 판매량이 계속 늘어나는 모습이다. 기아에 따르면 올해 1~3월 EV6 내수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7.5% 증가한 2510대를 기록했다.

기아 준중형 전기 SUV 'EV6' 롱레인지 2WD 모델이 서울 서초구 자동차회관 주차장에서 충전되는 모습. 2026.04.08/뉴스1 김성식 기자

충전비, 가솔린차 주유비 3분의 1…5부제 예외에 하이브리드 차주도 '눈길'
이처럼 '시간이 갈수록 진가를 발휘하는' EV6 롱레인지 2WD 모델을 지난 8일과 9일 이틀간 실제 출·퇴근길에서 직접 주행해 봤다. 경기 고양과 서울 강남·여의도·광화문 등을 오가는 길로 총 주행거리는 141㎞였다. 강변북로·올림픽대로 등 도시 고속도로와 강남과 여의도, 광화문 일대 시내가 주요 주행로였다.

역시나 EV6의 가장 큰 장점은 경제성에서 나왔다. 이틀간 총 141㎞를 주행한 뒤 이를 주차장에서 100% 완속 충전하는 데 든 총비용은 1만 660원이었다. 같은 거리를 평소 타던 중형 가솔린 세단(연비 10.0㎞/L)으로 주행했다면, 최근 서울 휘발유 시세(2013원/L)를 감안했을 때 2만 8440원이 들었을 것이다. 내연기관차를 전기차로 바꾸면 이틀간 약 1만 8000원, 5일이면 4만 5000원을 아낄 수 있다.

차량 5부제 예외 차종인 만큼 공공기관이나 대기업, 공용 주차장을 이용할 때 주차 불편이 없다는 점도 좋았다. 지난 8일 서울 서초구 자동차회관이나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SK관훈빌딩에 취재차 주차할 때 차량 번호 끝자리 확인 없이 통과했다. 자동차회관에서 충전할 땐 주변에서 담배를 피우던 30대 남성이 다가와 자신을 하이브리드 차주라고 소개한 뒤 "5부제 때문에 전기차로 바꾸고 싶다"며 찻값은 얼마인지, 충전 비용은 얼마나 되는지 묻기도 했다.

기아 준중형 전기 SUV 'EV6' 롱레인지 2WD 모델 1열 내부 모습. 2026.04.09/뉴스1 김성식 기자
기아 준중형 전기 SUV 'EV6' 롱레인지 2WD 모델 2열 내부 모습. 2026.04.09/뉴스1 김성식 기자

회생 제동·전기차 '윙'소리 조절 가능…배터리 증대로 공인 항속거리 20㎞↑
주행 질감은 내연기관 차주들에게도 소구할 수 있을 만큼 편안했다. 보통 전기차 특유의 이질감은 통상 가속 시 발생하는 인공적인 소리인 '액티브 사운드'와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자마자 속도가 빠르게 줄어드는 '회생 제동'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EV6에선 센터패시아 화면을 통해 액티브 사운드 크기를 3단계로 조정하거나 아예 끌 수 있다.

회생 제동 강도는 스티어링 휠에 딸린 패들 시프트를 통해 0부터 3까지 4단계로 조정할 수 있다. 3을 넘어선 최대 강도인 'i-페달' 모드에선 가속 페달만으로 가속과 감속, 정차까지 모두 가능한 '원 페달 드라이빙'도 가능하다. 가고 서기를 반복하는 출·퇴근 길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에서 i-페달 모드를 사용하니 가속 페달과 제동 페달을 오갈 필요가 없고, 정차 시 제동 페달에서 발을 떼도 돼 발목이 한결 편안했다.

1회 충전 시 실주행 항속거리가 600㎞에 달해 서울~부산 편도(약 400㎞) 주행도 중간 충전 없이 가능하다. EV6는 출시 초기부터 SK온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를 탑재했는데, 페이스리프트 과정에서 배터리 용량이 77.4㎾h에서 84㎾h로 증대됐다. 이에 따라 1회 충전 시 복합 기준 공인 주행거리는 475㎞에서 494㎞로 늘어났다. 10일 오전 간밤에 완충한 뒤 계기판 상에 나타난 주행 가능 거리는 589㎞였다.

기아 준중형 전기 SUV 'EV6' 롱레인지 2WD 모델 2열 후면 유리 모습. 2026.04.09/뉴스1 김성식 기자
기아 준중형 전기 SUV 'EV6' 롱레인지 2WD 모델 2열 문 모습. 2026.04.09/뉴스1 김성식 기자

쿠페형 디자인, 전기차 역동미 극대화…좁은 뒷유리에 디지털 룸미러 진가
외관은 차량 뒷부분으로 갈수록 천장 라인이 완만하게 낮아지는 쿠페형으로 설계돼 전기차의 역동적인 멋을 한껏 살렸다. 전면부 보닛 양 끝이 솟아 오른 데다 후륜 펜더도 좌우 모두 불룩하게 튀어나와 있어 준중형임에도 체감 크기는 중형에 가까웠다. 불룩한 펜더 탓인지 2열 문 두께가 유독 두꺼워 좁은 주차장에선 내릴 때 옆 차에 문콕하지 않게 주의해야 한다.

내부는 계기판과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가 하나로 이어져 미래지향적인 느낌을 줬다. 시동 버튼과 무선 충전 패드가 놓인 센터 콘솔은 다른 차량보다 높아 테이블처럼 사용하기 편리했다. 2열에선 180㎝인 성인 남성이 앉아도 주먹 2~3개가 들어갈 정도의 무릎 공간이 나왔고, 바닥에 센터 터널이 없어 3인이 타기 편해 보였다. 다만 머리 공간은 좁은 편으로, 허리를 곧게 세우면 천장에 머리가 닿거나 의자 기울기에 따라 목이 살짝 꺾였다.

후면 유리는 상대적으로 작았다. 2열 머리 공간과 마찬가지로 천장라인이 낮아지는 쿠페형 설계에서 비롯된 결과다. 작은 후면 유리 탓에 물리적 룸미러로는 후면 시야를 확보하기 다소 답답했다. 옵션으로 제공되는 '디지털 룸미러'를 사용하면 이를 극복할 수 있었다. 올림픽대로에서 같은 방향으로 주행하는 4개 차로는 물론 맞은편 방향의 4개 차로와 한강 대교까지 룸미러에 담길 정도로 넓은 광각을 제공했다. 화질도 선명해 신호 대기 시 뒤차 운전자의 이목구비가 거의 그대로 보였다.

기아 준중형 전기 SUV 'EV6' 롱레인지 2WD 모델에 선택 사양으로 제공되는 '디지털 룸미러'에 비친 서울 올림픽대로의 모습. 2026.04.08/뉴스1 김성식 기자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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