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LG헬로비전)
[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기자] LG헬로비전(037560)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차입금과 막대한 이자 부담에 짓눌리고 있다. 재무구조 곳곳에서 부담 신호가 감지되는 가운데, 본업 수익성까지 약해지면서 벌어들인 이익으로 이자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회사채 발행을 앞둔 시점에서 투자자들의 시선이 더욱 까다로워질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LG헬로비전은 오는 23일 3년물과 5년물로 나눠 총 1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결과에 따라 최대 2000억원까지 증액도 검토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LG헬로비전의 수요예측 흥행 여부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차입 부담’을 가장 먼저 꼽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헬로비전의 지난해 말 기준 총차입금은 5838억원으로 전년보다 7.6% 늘었다.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이 사채 등 시장성 차입금이다. 금리 변동에 따라 이자비용이 즉각 흔들릴 수 있는 구조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제외한 순차입금도 4194억원에 달한다. 실질적으로 체감되는 차입금 압박이 더 크다는 의미다.
재무안정성 지표 역시 경고 신호를 보내고 있다. 자산 대비 차입금 의존도는 46.1%까지 올라섰다. 통상 안정 구간으로 여겨지는 30%를 크게 웃돈다. 순차입금비율도 92.6%에 달한다. 자기자본에 맞먹는 수준의 순부채를 안고 있는 셈이다. 외부 자금 의존도가 높아진 만큼 금리 상승이나 실적 변동에 대한 방어력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
(표=한국기업평가)
이 같은 구조는 곧바로 비용 부담으로 이어진다. 지난해 이자비용은 209억원으로 전년보다 13.6% 증가했다. 차입 확대가 고정적인 금융비용 증가로 연결된 결과다. 문제는 비용이 늘어나는 속도를 이익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본업의 체력은 눈에 띄게 약해진 상태다. 주력인 방송 부문은 IPTV와 OTT 확산이라는 구조적 변화에 직면해 있다. 가입자 이탈이 이어지고, 수익성이 높던 VOD 매출도 감소세로 돌아섰다. 알뜰폰과 렌탈, B2B 사업이 빈자리를 일부 메우고 있지만, 가입자당평균매출(ARPU) 하락 흐름을 뒤집기에는 역부족이다. 외형 방어는 가능해도 수익성 회복까지 기대하기는 쉽지 않은 구조다.
이 같은 흐름은 실적에 그대로 반영됐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187억원에 머물렀다. 줄어든 이익 규모 위에 늘어난 이자비용이 얹히면서, 기업의 기초 체력인 이자 상환 능력도 빠르게 약해졌다.
이를 보여주는 대표 지표가 이자보상배율이다. LG헬로비전의 지난해 이자보상배율은 0.89배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만으로 이자비용을 모두 감당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이미 전년에도 0.73배에 그쳤다. 2년 연속 1배를 밑도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단순한 일시적 부진으로 보기 어려운 이유다. 통상 이자보상배율이 3년 연속 1배를 밑돌면 정상적인 채무 상환이 어려운 한계기업으로 분류되는 만큼 올해마저 이익 창출력 회복에 실패할 경우 시장의 우려는 한층 가중될 수밖에 없다.
양희철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제반 재무지표가 빠르게 저하되며 유료방송시장 내 구조적인 사업경쟁력 약화의 영향이 재무지표를 통해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며 “채산성이 높은 방송매출의 비중이 축소되는 가운데, MVNO 부문 역시 경쟁 심화 등으로 수익성이 저하됨에 따라 2023년 이후 현금창출력 저하가 두드러지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계열과의 시너지를 통한 방송부문 ARPU 제고, 방송 외 부문 실적 개선, 고강도 비용절감 노력 등을 통해재무안정성을 방어할 수 있는 영업현금창출력을 유지하는지 여부를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기업평가(034950)와 한국신용평가는 LG헬로비전의 무보증 사채 신용등급을 ‘AA-(안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