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사태’ 이후 급격히 약화된 중국 내 입지를 회복하고, 미래 자동차 경쟁의 핵심 거점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전략적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2024 베이징 국제 모터쇼' 개최 당시 현대차·기아 쇼룸 전경 (사진=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은 앞서 지난 1월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비즈니스포럼 간담회에서 “중국에서 판매와 생산이 많이 위축됐지만 겸손한 자세로 다시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히며 시장 재공략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현대차는 2010년대 중반까지 중국 시장에서 연간 100만대 이상을 판매하며 4~5% 수준의 점유율을 유지했지만, 2017년 ‘사드 사태’에 따른 한한령 이후 판매량이 급감하며 점유율도 0.6% 이하로 떨어졌다.
'2024 베이징 국제 모터쇼' 개최 당시 현대차·기아 쇼룸 전경 (사진=현대차그룹)
실제로 중국 승용차 시장은 지난해 2400만대 규모를 기록했고, 올해 3월 기준 친환경차 판매 비중은 50%를 넘어섰다. 단순한 세계 최대 시장을 넘어 전기차와 미래 모빌리티 기술의 방향성을 좌우하는 핵심 거점으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다.
자율주행과 로보택시 등 미래차 분야에서도 중국의 영향력은 압도적이다. 이 시장에서 경쟁력이 약화될 경우 글로벌 주도권 상실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전략적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전환 과정에서 대규모 주행 데이터 확보와 로컬 기반 인공지능 학습은 필수적이다. 현대차그룹의 SDV 전환 및 미래 기술 확보를 주도해 온 정 회장이 중국 시장 재공략에 나선 배경으로 꼽힌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사진=현대차그룹)
이번 전략의 핵심은 철저한 현지화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신규 콘셉트카에 중국 소비자 취향을 반영한 새로운 디자인 공식을 적용했으며, 향후 양산차에도 이를 적극 반영할 계획이다. 모델명 역시 기존 숫자 체계 대신 행성을 모티브로 한 새로운 네이밍 방식을 도입하는 등 브랜드 운영 전반에 변화를 준다.
현지 기업과의 협업도 강화한다. 현대차는 중국 자율주행 기업 모멘타와 협력해 현지 도로 환경에 최적화된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중국의 복잡한 교통 환경 및 규제에 효율적으로 대응하는 동시에 정책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편 오는 24일부터 내달 3일까지 베이징에서 열리는 이번 모터쇼에는 총 21개국에서 온 완성차 및 부품 공급망 기업 1500여곳이 참가한다. 총 1451대 차량이 전시되며 이 중 181대는 세계 최초 공개 모델이다. 콘셉트카도 71대에 달하고 200건 이상의 기자회견이 예정돼 있어 업체 간 기술 홍보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모터쇼에 참가한 글로벌 제조사들은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기술을 대거 공개할 예정이다. 차량용 운영체제(OS)와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운전자 경험을 얼마나 정교하게 확장할 수 있는지, 연구 단계를 넘어 실제 상용화로 이어질 수 있는지 등도 새로운 경쟁 포인트로 떠오를 전망이다.
베이징 모터쇼 관계자는 “올해 전시회는 차량 제조부터 핵심 부품, 지능형 주행, 신에너지 생태계까지 전 산업 사슬을 아우르는 종합 쇼케이스가 될 것”이라며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미래 방향을 제시하고 중국 시장의 전략적 위상을 다시 한번 부각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