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뚝심 통할까…현대차, 中 전기차 공략 '리빌딩'

경제

이데일리,

2026년 4월 22일, 오후 05:49

[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현대자동차가 전기차 전용 브랜드 ‘아이오닉’을 앞세워 중국 전기차 시장 재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사드 사태’ 이후 급격히 약화된 중국 내 입지를 회복하고, 미래 자동차 경쟁의 핵심 거점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전략적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2024 베이징 국제 모터쇼' 개최 당시 현대차·기아 쇼룸 전경 (사진=현대차그룹)
22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오는 24일 개막하는 ‘2026 베이징 국제 모터쇼(오토 차이나 2026)’에서 중국용 아이오닉 전기차 양산 모델의 디자인과 상품 정보를 처음 공개할 예정이다. 구매부터 유지보수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전기차 판매·서비스 전략도 함께 발표한다.

정의선 회장은 앞서 지난 1월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비즈니스포럼 간담회에서 “중국에서 판매와 생산이 많이 위축됐지만 겸손한 자세로 다시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히며 시장 재공략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현대차는 2010년대 중반까지 중국 시장에서 연간 100만대 이상을 판매하며 4~5% 수준의 점유율을 유지했지만, 2017년 ‘사드 사태’에 따른 한한령 이후 판매량이 급감하며 점유율도 0.6% 이하로 떨어졌다.

'2024 베이징 국제 모터쇼' 개최 당시 현대차·기아 쇼룸 전경 (사진=현대차그룹)
그 사이 중국 자동차 시장은 전동화 흐름을 타고 급격히 성장하며 이미 포화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반드시 공략해야 할 시장이라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실제로 중국 승용차 시장은 지난해 2400만대 규모를 기록했고, 올해 3월 기준 친환경차 판매 비중은 50%를 넘어섰다. 단순한 세계 최대 시장을 넘어 전기차와 미래 모빌리티 기술의 방향성을 좌우하는 핵심 거점으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다.

자율주행과 로보택시 등 미래차 분야에서도 중국의 영향력은 압도적이다. 이 시장에서 경쟁력이 약화될 경우 글로벌 주도권 상실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전략적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전환 과정에서 대규모 주행 데이터 확보와 로컬 기반 인공지능 학습은 필수적이다. 현대차그룹의 SDV 전환 및 미래 기술 확보를 주도해 온 정 회장이 중국 시장 재공략에 나선 배경으로 꼽힌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사진=현대차그룹)
이에 발맞춰 현대차는 지난 7일 베이징 현대 모터스튜디오에서 아이오닉 브랜드 론칭 행사를 열었다. 지난해 현지 전략형 전기 SUV ‘일렉시오’를 출시해 시장 반응을 점검한 데 이어, 이번 모터쇼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공세에 나서는 모습이다.

이번 전략의 핵심은 철저한 현지화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신규 콘셉트카에 중국 소비자 취향을 반영한 새로운 디자인 공식을 적용했으며, 향후 양산차에도 이를 적극 반영할 계획이다. 모델명 역시 기존 숫자 체계 대신 행성을 모티브로 한 새로운 네이밍 방식을 도입하는 등 브랜드 운영 전반에 변화를 준다.

현지 기업과의 협업도 강화한다. 현대차는 중국 자율주행 기업 모멘타와 협력해 현지 도로 환경에 최적화된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중국의 복잡한 교통 환경 및 규제에 효율적으로 대응하는 동시에 정책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편 오는 24일부터 내달 3일까지 베이징에서 열리는 이번 모터쇼에는 총 21개국에서 온 완성차 및 부품 공급망 기업 1500여곳이 참가한다. 총 1451대 차량이 전시되며 이 중 181대는 세계 최초 공개 모델이다. 콘셉트카도 71대에 달하고 200건 이상의 기자회견이 예정돼 있어 업체 간 기술 홍보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이번 모터쇼의 슬로건은 ‘미래의 지능’이다. 전동화가 성숙 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자동차 산업이 지능형 기술과 커넥티비티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모터쇼에 참가한 글로벌 제조사들은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기술을 대거 공개할 예정이다. 차량용 운영체제(OS)와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운전자 경험을 얼마나 정교하게 확장할 수 있는지, 연구 단계를 넘어 실제 상용화로 이어질 수 있는지 등도 새로운 경쟁 포인트로 떠오를 전망이다.

베이징 모터쇼 관계자는 “올해 전시회는 차량 제조부터 핵심 부품, 지능형 주행, 신에너지 생태계까지 전 산업 사슬을 아우르는 종합 쇼케이스가 될 것”이라며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미래 방향을 제시하고 중국 시장의 전략적 위상을 다시 한번 부각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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