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프 손맛에 요리가 된 라면과 버거…식품업계 '고급화' 바람

경제

뉴스1,

2026년 4월 25일, 오전 07:45

© 뉴스1 김지영 디자이너

식품업계가 유명 셰프와 손잡고 자사 제품을 하나의 요리로 탈바꿈해 소비자에게 선보이고 있다. 단순히 식품을 구매하기보다 먹고 즐기는 체험형 소비가 자리 잡으면서 미식 경험을 제공하는 데 주안점을 둔 것이다.

'짚불' 몽탄 짜파게티· '바비큐' 꼬북칩…햄버거도 셰프 협업
25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004370)은 서울 3대 고깃집으로 꼽히는 몽탄의 전국 매장에서 '몽탄 짜파게티'를 내달 14일까지 판매한다. 몽탄은 볏짚에 불을 피워 메뉴에 훈연 향을 입히는 전남 무안군 몽탄면의 조리 방식을 사용한 곳으로 유명하다.

몽탄 짜파게티도 양파를 짚불 훈연해 만든 몽탄의 소스 스모크 퓌레와 스모크 오일을 첨가해 맛을 내고 알새우칩을 잘게 부숴 토핑으로 얹었다. 가공식품인 짜파게티가 하나의 외식 메뉴로 탈바꿈한 것이다.

오뚜기(007310)는 춘천의 지역 브랜드 통나무집닭갈비를 통해 '철판닭갈비 스파게티·초당옥수수 콘치즈 감자채전·참치마요 주먹밥' 3종을 선보였다. 자사 프레스코 스파게티면과, 라망 치즈, 오뚜기참치, 골드마요네스가 베이스가 된 제품이다.

스낵업계도 대표 메뉴를 재해석하는 데 동참했다. 오리온(271560)은 바비큐 연구소를 운영하는 유용욱 셰프와 협업해 꼬북칩·스윙칩·예감의 '바베큐 한정판' 제품을 출시했다.

꼬북칩에는 훈연향이 들어간 시럽을 첨가했고, 예감에는 BBQ 시즈닝을 뿌려 바베큐 맛을 구현했다. V자형 굴곡이 특징인 스윙칩은 유용욱 바베큐 연구소의 주요 메뉴인 갈비라면의 감칠맛을 더했다.

농심 '몽탄 짜파게티'와 오리온 '바베큐 컬렉션' 제품 사진.(각 사 제공)

버거업계는 일회성 제품을 내놓는 데 그치지 않고 셰프가 직접 참여해 정식 메뉴로 선보이는 흐름이 자리를 잡았다.

버거킹은 이달 9일 유용욱 셰프의 훈연 노하우에 자체 직화 기술을 접목한 고급 버거 '스모크 비프립 와퍼'를 선보였다. 햄버거 단품 가격이 1만 원에 육박하는 최고급 버거다.

롯데리아는 이찬양 셰프와 '번프비프버거'를 출시했다. 검은 오징어 먹물로 그을린 듯한 번을 표현해 훈연의 맛을 강조하고, 치즈치즈를 빠삭하게 식감을 살렸다.

롯데리아는 지난해 요리 프로그램 흑백요리사 우승자 출신인 권성준 셰프와 손잡고 모짜렐라 버거를 내놓는 등 프리미엄 제품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쉐이크쉑은 미쉐린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손종원 셰프와 신메뉴를 개발해 올해 여름 공개할 예정이다. 한국 진출 10주년을 기념한 프로젝트로 손 셰프는 최근 전 세계 쉐이크쉑 메뉴 전략을 책임지는 짐 프리쉬 컬리너리 디렉터와 만나 메뉴를 논의했다.

정호영(왼쪽 첫번째), 손종원(왼쪽 세번째) 셰프 등이 출연한 요리 프로그램 흑백요리사2 제작 발표회. 2025.12.17 © 뉴스1 권현진 기자

셰프 인지도·신뢰도 기반 스토리 더해…좋은 성과에 협업 가속
유명 셰프나 브랜드의 인지도와 신뢰도를 바탕으로 새로운 맛을 제공하는 협업이 식품업계의 필수 전략이 되고 있다. 소비자들이 가공식품을 단순히 소비하기보다는 경험과 스토리를 고려해 선택하면서 음식에 '이야깃거리'를 녹이는 추세다.

방송 출연 경험이 많은 셰프 가운데 개성 있는 메뉴를 선보인 이찬양 셰프나, 바비큐라는 확고한 메뉴를 가진 유용욱 셰프를 찾는 이유다.

성과도 분명하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이 일식 전문가 정호영 셰프와 협업해 출시한 우동은 출시 2주 만에 전체 라면 판매 1위를 달성했다. 이마트24가 중식 여신으로 불리는 박은영 셰프와 선보인 마라샹궈도 즉석식 분야에서 가장 많이 팔렸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도 유명 셰프가 개발에 참여한 메뉴는 다른 제품에 비해 맛이 보장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대부분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어 앞으로도 협업 사례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ausur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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