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1분기 최대 매출에도 '관세·환율' 파고 힘겨운 싸움

경제

뉴스1,

2026년 4월 25일, 오전 08:00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자동차 기아 본사 모습. 2025.1.23 © 뉴스1 임세영 기자

현대자동차(005380)와 기아(000270)가 올해 역대 1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미국 자동차 관세와 환율 급변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은 20%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중동 전쟁에 원자잿값이 치솟고 있어 오는 2분기 실적 방어도 녹록치 못한 상황이다.

현대차·기아는고수익 차종의 판매 비중을 높여 수익을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로보틱스,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중심차(SDV) 등 미래 신기술 관련 투자도 계속하기로 했다.

친환경차 판매 증가에 매출 '역대 최대'…글로벌 점유율 현대차 4.9%·기아 4.1%로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1분기 연결 기준 합산 매출 75조 4408억 원, 영업이익 2조 5147억 원의 잠정 실적을 기록했다. 양사 합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하며 역대 1분기 최대를 달성했다. 같은 기간 합산 영업이익은 28.9% 감소했다. 양사 합산 1분기 최대 영업이익은 2024년 1분기 6조 9831억원이었다.

매출 확대는 일반 내연기관 대비 가격이 비싼 친환경차(하이브리드·전기차)가 이끌었다. 현대차의 1분기 친환경차 판매 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14.2% 증가한 24만 2612대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기아의 친환경차 판매 대수는 33.1% 증가한 23만 2000대로 집계됐다. 각 사 모두 역대 1분기 최다 친환경차 판매 기록이다. 이에 각 사 전체 판매에서 친환경차 비중은 현대차 24.9%, 기아 29.7%까지 올라왔다.

각 사 시장 점유율도 상승했다. 현대차는 전체 글로벌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5% 감소한 97만 6219대에 그쳤지만, 글로벌 자동차 시장 역성장(7.2%↓)에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0.3%포인트(p) 상승한 4.9%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기아의 글로벌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0.9% 증가한 77만 9741대로 역대 1분기 최다였고,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0.5%포인트(p) 상승한 4.1%를 기록했다. 기아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4%를 돌파한 건 이번 분기가 처음이다.

© 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1.6조 관세비용 없으면 작년 수준 영업익…판매보증 충당부채 '고환율 부메랑'
문제는 비용이다. 양사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지난해 1분기까지 무관세로 미국에 차량을 수출했지만 지난해 4월 시작된 미국 자동차 품목 관세에 따라 올해 1분기 15%의 관세가 적용됐다. 1분기 각 사 관세 비용은 현대차 8600억 원, 기아 7550억 원으로 합산 1조 6150억 원에 달한다.

지난해 11월 한미 정부의 무역 협상 타결로 한국산 자동차 관세율은 기존 25% 관세율보다 10%p 하락했으나 여전히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관세 비용만 없었어도 지난해 1분기 합산 영업이익(6조 6422억 원)와 유사한 6조 3347억 원의 합산 영업이익을 냈을 거란 계산이 나온다.

급격한 환율 변동도 수익에 걸림돌이 됐다. 1분기 달러·원 평균 환율은 1465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9% 상승했지만, 3월 말 환율 급등으로 인해 1분기 말 환율은 1513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외화 기준 판매보증 충당부채의 분기 말 원화 평가액이 일시적으로 증가했다. 환율발 판매보증 충당부채 증가분은 현대차 2700억 원, 4200억 원으로 양사 합산 6900억 원에 달한다. 고환율이 반드시 수출 기업 수익에 도움이 되는 건 아니란 방증이다.

지난 2월 28일 발발한 미국·이란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국제 유가와 함께 알루미늄, 니켈, 파라듐 등 원자재 가격이 치솟는 상황도 1분기 양사 합산 4000억 원 수준의 비용 지출을 일으킨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차는 지난 23일 콘퍼런스콜에서 원자잿값 상승이 1분기 실적에 약 2000억 원의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기아는 전날 콘퍼런스콜에서 구체적인 액수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현대차와 유사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일 경기 평택시 포승읍 기아 평택항 전용부두에 기아 중형 SUV '쏘렌토'가 세워져 있는 모습(자료사진). 2026.4.3 © 뉴스1 김영운 기자

中·유럽서 '전략 전기차' 수익성 제고…로봇센터 설립·SDV 페이스카 출시 예정대로
양사는 예측하기 어려운 경영 환경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친환경차·SUV 등 고수익 차종 판매 비중을 늘려 수익을 개선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관련 신차 출시를 지속한다. 전날 현대차는 중국 베이징에서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의 첫 번째 현지 맞춤형 모델인 중형 전기 세단 '아이오닉 V(브이)'를 공개했다 기아는 지난 1월 벨기에 브뤼셀에서 소형 전기 SUV 'EV2'를 선보였다.

미래차 관련 투자도 계획대로 계속한다. 구자용 현대차 IR담당 부사장은 지난 23일 콘퍼런스콜에서 "지난 1월 CES에서 발표한 대로 올해 3분기 RMAC(로봇 메타플랜트 애플리케이션 센터·로봇 훈련소)를 미국 서배너에 개소하고 2028년에는 연간 3만 대를 생산하는 로봇 공장을 설립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승준 기아 재경본부장 전무는 전날 콘퍼런스콜에서 SDV 페이스 카(Pace Car·기술 검증을 위한 소량 생산차)에 대해 "2027년 개발을 완료해 2028년 초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그 이후 점진적으로 도심 자율주행이 가능한 SDV 양산차로 넘어간다는 일정에는 큰 변화가 없다"고 했다.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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