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드 인 차이나, 포 차이나'…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 되찾는다

경제

이데일리,

2026년 4월 26일, 오후 06:54

[베이징=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현대자동차가 첫번째 중국 전략형 전기차 ‘아이오닉 V(아이오닉 브이)’를 공개하며 중국 시장에 ‘화려한 컴백’을 선언했다.

아이오닉 V (사진=현대자동차)
중국을 포함한 전 세계의 비상한 관심이 쏠린 가운데,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2030년까지 연간 50만대를 판매하겠다”며 중국 자동차 시장 입지 회복을 자신했다.

현대차는 지난 24일 중국국제전람중심 순의관에서 열린 베이징 국제 모터쇼에서 아이오닉 V 공개 행사를 개최했다. 549평 규모의 부스는 개막 직후부터 몰려든 관람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고, 발표 시작 10분 전에는 취재진으로 빼곡히 들어차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

24일 중국국제전람중심 순의관에서 열린 베이징 국제 모터쇼에서 아이오닉 V 공개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
발표가 시작되고 ‘아이오닉 V’가 무대에 처음 모습을 드러내자 현장에서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 아이오닉 V는 앞서 현대차가 공개한 아이오닉 콘셉트카 ‘비너스’의 양산형 모델로 중국 소비자의 수요와 취향에 맞춰 개발된 전략형 모델이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브랜드 론칭과 함께 ‘메이드 인 차이나, 포 차이나(Made in China, For China)’ 전략을 전면에 내세웠다. 무뇨스 사장은 “글로벌 품질과 안전 기준을 유지하면서도 중국 시장에 특화된 디자인과 기술, 가격 경쟁력, 고객 경험을 결합해 현지 완결형 사업 구조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24일 중국국제전람중심 순의관에서 열린 베이징 국제 모터쇼 아이오닉 V 공개 행사에서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이 발표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
이어 원자리 AVP 차이나 현대디자인팀 치프 디자이너는 “모든 디자인 철학은 중국 고객의 니즈를 중심으로 설계됐다”며 “익숙함을 반복하기보다 미지의 영역을 탐구해 개성과 변화를 추구하는 중국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제시하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중국 전기차 시장은 로컬 업체들의 급성장과 함께 경쟁이 과열된 ‘레드오션’으로 꼽히지만, 현대차는 이를 포기할 수 없는 핵심 거점으로 보고 있다. 무뇨스 사장은 “중국은 전기차와 소프트웨어중심차(SDV) 분야에서 가장 앞선 생태계를 갖춘 시장”이라며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이 시장에서 진정한 경쟁력을 입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이오닉 V (사진=현대자동차)
이에 현대차는 자율주행, 인공지능, 배터리 등 핵심 기술 영역에서 중국 현지 기업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앞으로 5년간 총 20개 신차를 출시해 점유율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리펑강 베이징현대 총경리는 “중국 시장에 최적화된 새로운 플랫폼과 제품을 개발할 것”이라며 “세계적인 품질에 중국의 배터리, 스마트 콕핏, 자율주행 기술력을 결합한 새로운 아이오닉 라인업을 선보이겠다”고 강조했다.

2026 베이징 모터쇼에 전시된 메르세데스-벤츠 신형 GLC (사진=한국자동차기자협회)
다만 BMW,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이번 모터쇼에서 중국 시장을 정면으로 겨냥한 전용 모델을 잇달아 선보이면서 앞으로 중국 시장을 둘러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BMW는 전기 SUV iX3를 기반으로 휠베이스를 늘린 ‘iX3 롱휠베이스’를 선보이며 중국 맞춤형 전략을 강화했다. 글로벌 사양과 차별화된 설계를 통해 현지 수요를 정조준한 모델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중국 자율주행 기업 모멘타의 기술을 적용한 ‘신형 S-클래스’와 ‘디 올-뉴 일렉트릭 GLC’를 공개했고, 폭스바겐 그룹 역시 중국 전용 SUV ‘ID.UNYX’를 선보이며 중국 시장에 구애공세를 펼쳤다.

2026 베이징 모터쇼 BYD 전시부스에 마련된 극저온 환경 급속충전 기술 시연관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이런 가운데 중국 로컬 제조사들은 기존 저가·소형 중심 라인업에서 벗어나 고급화·대형화로 맞대응에 나섰다. 대표적으로 BYD는 대형 전기 SUV ‘씨라이언 08’을 공개하고, 초고속 충전기술이 적용된 2세대 블레이드 배터리와 자율주행 보조 시스템 천신 등 신기술을 선보였다.

지리자동차그룹은 중국 최초의 로보택시 전용 프로토타입 ‘EVA 캡’을 공개했다. 자체 개발한 차세대 전자·전기 아키텍처와 레벨4 수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탑재했으며 이미 상용화 준비를 마쳤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지리차그룹 산하 지커는 럭셔리 플래그십 MPV ‘009’의 완전 변경 모델을 출시한다.

아이오닉 V (사진=현대자동차)
‘중국의 테슬라’로 불리는 샤오펑은 피지컬 인공지능 기반 지능형 주행 시스템을 탑재한 신형 SUV ‘GX’를 최초로 공개하며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 모델은 일반 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대비 15배 이상 높은 성능을 발휘하며, ‘레벨4 자율주행’ 구현을 목표로 한다는 설명이다.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중국은 전동화와 스마트 기술이 이미 보편화된 만큼 그 안에서 차별점을 마련하는데 집중하겠다”며 “가장 어려운 시장이지만 그만큼 많이 배우고 반드시 재기에 성공하겠다”고 밝혔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