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300조’ 캐나다 연기금, 美스트래티지 주식 매입…비트코인에 우회 투자

경제

이데일리,

2026년 5월 02일, 오후 06:51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총 운용자산이 최대 300조원에 육박하는 캐나다 최대 공공 연기금 운용사인 앨버타투자관리공사(AIMCo)가 올 1분기 중에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는 비트코인 재무관리전략(DAT) 기업인 스트래티지(Strategy) 주식을 사들이며 비트코인에 대한 우회적인 투자에 처음 나섰다.

이는 스트래티지의 비트코인 정례 매입에 힘을 실어주는 동시에 향후 스트래티지 투자를 더 늘릴 것인지에 따라 비트코인 시장에도 긍정적인 신호를 줄 것으로 보인다.

앨버타투자관리공사는 1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1분기 13F 공시에서 스트래티지(MSTR) 주식 138만2000주를 2억1900만달러(원화 약 3230억원)에 매입했다고 알렸다. 13F는 미국 주식 보유액이 1억달러를 넘는 기관투자가가 SEC에 분기마다 제출해야 하는 공시로, 각 분기 말 기준 보유 포지션을 공개해야 한다.

이번 투자는 주당 평균 매입가가 약 125달러 수준으로, 현재 스트래티지 주가가 약 175달러까지 상승한 점을 고려하면 해당 포지션의 현재 가치는 약 2억4100만달러로 추정된다.

작년 12월 기준으로 앨버타투자관리공사는 앨버타주 공공부문 연금제도를 대신해 운용자산 1420억~1950억달러(원화 약 209조~288조원)를 굴리고 있다. 이 공사는 연금과 기금, 저축펀드 등을 운용하고 있으며 캐나다 최대 기관투자가 중 하나로 꼽힌다.

팩트셋에 따르면 앨버타투자관리공사는 과거 2019년 말부터 2020년 중반까지 스트래티지 주식을 약 19만8000주 소규모로 보유한 적이 있다. 그러나 당시는 기업 소프트웨어를 핵심 사업으로 할 때였으며, 마이클 세일러 의장이 지난 2020년 8월 회사를 비트코인 기업 재무자산 전략으로 전환한 직후인 2020년 9월, 해당 포지션을 전량 청산했었다. 이런 점에서 이번 스트래티지 주식 매입이 사실상 첫 비트코인 연계 투자인 셈이다.

현재 다수의 연기금들은 비트코인을 직접 보유하는 데 제한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이들은 스트래티지와 같은 DAT 기업 주식이나 블랙록이 운용하는 최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인 IBIT 같은 상품을 통해 우회적으로 비트코인 익스포저(=위험노출)을 확보하고 있다.

스트래티지는 비트코인 매입으로 잘 알려져 있다. 회사는 대차대조표에 81만8334개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는 전 세계 최대 DAT 기업이다. 투자자들은 스트래티지 주식을 비트코인 대리 투자 수단으로도 활용한다. 이를 통해 기관들은 코인을 직접 보유하지 않고도 가상자산에 노출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앨버타투자관리공사의 이번 스트래티지 주식 신규 보유는 변화의 신호일 수 있다. 대형 펀드들은 보통 신중한 편이다. 하지만 우회 투자 방식은 수탁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따라서 스트래티지 같은 상장사는 위험 회피 성향이 강한 투자자들에게 적합할 수 있다. 연기금은 아니어도 스트래티지 주식은 이미 다른 캐나다 기관들도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앨버타투자관리공사는 이번 주식 노출을 통해 비트코인 익스포저를 확보하는 캐나다 기관 대열에 합류했다.

연기금과 같은 공공 펀드들은 리스크를 관리하면서 성장을 추구한다. 그런 점에서 보관과 정책에서 제약이 따르는 비트코인 투자는 쉽지 않다. 반면 상장 주식은 기존 시장에서 거래된다. 따라서 일부 운용사들은 이런 방식으로 투자를 시작한다. 이 때문에 앨버타투자관리공사도 비트코인 익스포저를 본격 늘려는 일종의 실험을 시작하는 단계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투자자들은 향후 나올 공사 측의 지분변동 보고서를 지켜볼 것이다. 보유 규모가 늘어난다면 신뢰가 커지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단기 투자였을 가능성도 있다. 어느 쪽이든 기관의 비트코인 투자에는 긍정적인 신호다. 다만 공사 측은 아직까지 장기 계획을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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