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규제 역설…보금자리론 이자 부담 커졌다

경제

이데일리,

2026년 5월 10일, 오후 06:42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정부의 부동산 금융 규제 강화로 인해 정책대출인 ‘보금자리론’으로 자금이 쏠리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규제 강화로 시중은행과 상호금융권 대출이 막히자, 상대적으로 접근 가능한 정책모기지로 수요가 급격히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정책대출로의 수요 집중이 오히려 금리 상승과 상품 매력 저하로 이어지는 ‘역설적 구조’를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10일 한국주택금융공사(HF)에 따르면 올 1~3월 보금자리론 공급액은 7조 4100억원으로 집계됐다. 연간 공급 목표치(20조원)의 약 37%를 이미 채운 수준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3조 7000억원대)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로, 불과 3개월 만에 정책대출 수요가 급격히 팽창했다.

월별 흐름도 가파르다. 지난해 하반기만 해도 보금자리론 판매액은 월 1조 6000억~1조 8000억원 수준에 머물렀지만, 올해 들어 1월 2조 4147억원, 2월 2조 5675억원, 3월 2조 4282억원 등 매달 2조원 중반대를 기록하고 있다. 반년 만에 월 공급 규모가 40% 이상 확대된 셈으로, 정책금융이 사실상 막힌 민간 대출을 대체하는 ‘우회 통로’로 기능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쏠림 현상의 배경에는 금융당국의 강도 높은 가계대출 규제가 자리하고 있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은 물론 상호금융권 대출까지 조이면서 실수요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자금 조달 창구가 크게 좁아진 탓이다. 결국 규제 밖에 있는 정책모기지로 수요가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현실화된 것이다.

문제는 수요 집중이 정책상품의 구조를 흔들고 있다는 점이다. 보금자리론 금리는 주택저당증권(MBS) 발행 금리에 연동 되는데, 공급이 늘어날수록 조달 부담이 커지면서 금리 인상 압력도 함께 높아진다. 실제로 보금자리론 금리는 지난해 3.75~4.05% 수준에서 올해 4.6~5.0% 수준까지 상승했다. 정책상품임에도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과의 금리 격차가 사실상 사라진 상태다.

서울 등 수도권에서는 규제지역 가산금리(0.1%포인트)까지 적용되면서 사실상 5% 금리를 감내해야 한다. 우대금리를 적용받더라도 체감 금리가 4%대에 머무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정책금융의 가격 경쟁력은 빠르게 약화되고 있다. 보금자리론은 수요가 늘수록 부담이 커지는 구조다. 대출 규제로 실수요가 정책금융으로 몰리면 공급이 확대되고, 이에 따른 재원 조달 부담이 금리 상승으로 이어진다. 그 결과 정책상품임에도 금리가 시중 수준까지 올라가면서 실수요자는 선택지가 줄어든 상태에서 더 높은 이자를 감당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 HF는 MBS 발행금리 상승 등을 이유로 보금자리론 금리의 점진적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정책대출 비중을 전체 대출의 20% 수준으로 관리하겠다는 방침까지 더해지면서, 수요 억제를 위한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에 현장에서는 정책 방향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이어지고 있다. 정책금융이 ‘서민 주거 사다리’ 역할을 해야 한다는 취지와 달리, 실제로는 수요 집중과 금리 상승이 맞물리며 실수요자 부담을 키우는 방향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민간 대출을 막아놓고 정책금융으로 수요가 몰리면 결국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결과적으로 실수요자들은 선택지가 줄어든 상태에서 더 높은 금리를 감당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고 말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