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인재 빼가기'로 심사 피하면 안 된다…공정위, 애크하이어 규제 추진

경제

뉴스1,

2026년 5월 10일, 오후 06:36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달 2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TF 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6.4.23 © 뉴스1 김성진 기자

기술력 있는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의 핵심 인재를 흡수하는 방식으로 기업결합 심사를 우회하는 이른바 '애크하이어'를 기업결합 신고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이 연내 추진될 전망이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7일(현지시간) 국제경쟁네트워크(ICN) 참석차 방문한 필리핀 마닐라에서 국내 기자단과 만나 "애크하이어와 같이 기업결합 심사를 우회하는 형태의 신유형 기업결합을 기업결합 신고 및 심사 대상으로 명확히 포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애크하이어란 인재 확보형 결합으로, 회사·사업부를 인수하는 전통적인 인수·합병(M&A)과 달리 창업자 등 핵심 인재와 기술·라이선스를 확보하는 방식의 M&A를 말한다.

2024년 마이크로소프트(MS)가 AI 스타트업 '인플렉션 AI'의 핵심 직원을 채용하고 AI 모델 라이선스를 구매한 사례가 대표적으로, 당시 기업결합 신고·심사를 회피하는 편법 인수에 해당하는지 논란이 일었다.

주 위원장은 "우리 벤처기업이 대기업의 공격적·적대적 기업결합 전략에 희생되지 않게끔 기업결합 심사를 보다 강화하려고 하고 있다"며 "예를 들어 K-엔비디아 회사들이 반도체 대기업에 인수될 수 있고, 제약 벤처도 기존 제약회사들에 의해 충분히 인수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개정이 완료되면 AI 분야의 인력 흡수를 통한 독점력 강화 시도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올해 상반기 중 '기업결합의 신고 요령' 개정안을 마련해 연내 시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핵심 인력의 조직적 이전 등이 영업 양수 효과를 갖는 경우를 기업결합 신고·심사 대상으로 명확히 규정할 계획이다. 단순 이직이나 통상적인 스카우트는 신고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주 위원장은 이날 반복 담합과 대기업집단의 경제력 집중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구조적 조치 도입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구조적 조치는 기업분할, 지분매각, 영업 양도 등을 명령하는 강력한 시정 수단이다.

그는 "대기업집단으로의 과도한 경제력 집중이 시장 독과점화의 구조적 원인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사익편취, 부당지원 행위 등 경제력 집중의 폐해를 억제하는 데도 구조적 조치의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설탕, 밀가루 등 과점 구조가 굳어진 시장에서는 수십 년간 담합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고 플랫폼 분야에서도 네트워크 효과와 쏠림현상으로 인해 2~3개 사업자가 시장을 독식하는 구조가 심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설탕담합과 관련해서는 "회사 중요 임원까지 관여하고 국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중대하며 장기간 이뤄진 담합이었다"며 "이런 담합이 반복된다면 상당히 엄중한 조치를 내려야 한다. 이 정도 사건은 영업양도라는 구조적 조치를 활용할 사안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법 개정안은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주 위원장은 구조적 조치가 최후의 수단으로 예외적·중대한 상황에 한정해 발동되도록 신중하게 설계하겠다며 업계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구체적인 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min7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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