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 케이블카 "군사정부 특혜? 황금알 사업?"…오해·과장 혼재

경제

뉴스1,

2026년 5월 11일, 오전 07:40

19일 서울행정법원은 남산 곤돌라 도시관리계획 변경 결정 처분 취소 판결을 내렸다. 이에 서울시는 대해 공익성이 배제된 판결이라며 즉시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서울 남산 케이블카가 운행되는 모습. 2025.12.19 © 뉴스1 이호윤 기자


남산 곤돌라 사업을 둘러싼 행정소송 항소심이 시작되면서 남산 케이블카와 관련된 잘못된 정보가 다시 확산하고 있다. '군사정부 특혜'나 '과도한 이익 창출' 의혹이 대표적이다. 이들 의혹은 사실과 다르거나 케이블카 사업의 특수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발생한 것이란 평가다.

전문가들은 남산 케이블카에 대한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정보를 시민들에게 알린 후 공공성과 효율성을 살리는 형태로 제도를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7부는 남산 케이블카를 운영하는 한국삭도공업이 "도시관리계획 결정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서울시를 상대로 제기한 항소심 첫 변론을 지난 7일 심리했다.

서울시가 남산 프로젝트의 하나로 남산 곤돌라 사업을 추진하자 한국삭도공업은 곤돌라 사업을 위한 도시관리계획 변경이 위법하다며 취소 소송과 집행정지 신청을 제기했다. 법원은 한국삭도공업의 손을 들어줬고 현재 곤돌라 사업은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남산 케이블카 '군사정부 특혜?'…장면 정부 때 인허가 완료

남산 케이블카 사업은 그간 크게 주목을 받지 않았지만 K-컬처 확산으로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소위 '핫플레이스'가 됐다. 특히 서울시가 남산 프로젝트를 가동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 이 과정에서 한국삭도공업이 64년간 독점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잘못된 내용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확산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한국삭도공업이 남산 케이블카 사업을 과거 군사정부 시절 특혜로 시작했다는 의혹이다.

과거 자료를 확인한 결과 이 사업은 1961년 5·16 군사 정변이 일어나기 전인 1959년 결정됐다. 이 시기는 장면 정부 시절이다. 1960년 11월에는 이미 건설 허가가 완료됐다. 남산 케이블카 준공 시점은 1962년 5월이었는데 이는 기술 문제 등으로 다소 계획보다 지연된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남산 케이블카 사업이 시작된 시기 우리나라에는 별다른 관광 산업이 존재하지도 않았다. 정부 입장에선 관광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선 민간 자본의 참여가 필요했고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삭도공업이 참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케이블카도 기간 인프라 사업…초기 투자 비용 고려해 운영 기간 길어

남산 케이블카 논쟁에서 한국삭도공업이 무기한 독점하고 있다는 비판도 꾸준하다. 한국삭도공업이 64년간 남산 케이블카 사업을 독점적으로 운영한 것은 사실이다. 과거 인허가 과정에서 운영 기한이 명시돼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케이블카 같은 시설은 철도, 항공과 마찬가지로 초기 투자비가 막대하고 투자 회수 기간이 매우 긴 기간 인프라 사업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실제 해외 주요국에서도 기간 인프라 사업은 별도의 허가 만료 기간을 두지 않거나 장기 운영을 전제로 제도가 설계돼 있다. 투자 회수 기간이 긴 산업에 단기간의 사업 기간을 설정하면 신규 사업자에게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도심 한복판에서 생태 보호까지 염두에 둬야 하는 사업이기에 단일 운영 구조는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는 주장도 있다.

K-컬처 열풍으로 실적 개선됐지만 과거엔 '적자'…이익 '공공 환원' 방식 바람직

한국삭도공업이 벌어들이는 수익 규모에 대한 논쟁도 있다. 한국삭도공업이 남산의 조망권을 활용해 막대한 이익을 남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삭도공업은 지난해 매출 213억 원, 영업익은 51억 원을 기록했다.

최근 K-컬처 열풍으로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한국삭도공업의 실적이 개선됐다. 하지만 내막을 들여다보면 장기간 안정적으로 고수익을 내는 사업으로 보기에는 어렵다. 현재까지 운영 기간 중 연 매출이 100억 원을 상회한 적은 8차례에 불과했다. 되레 운영 초기부터 약 40년간 연 매출 10억 원, 수익은 1억 원 미만의 영세한 수준이었다.

여타 관광 산업과 마찬가지로 경제 상황에 따라 실적이 곤두박질친 적도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등에는 적자가 나기도 했다. 1억 원 안팎에 불과한 국유지 사용료만 내고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이 역시 관련 법령에 따라 모든 사업자에게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요율이기도 하다.

남산 케이블카 사업을 둘러싼 법정 공방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학계에서 이번 기회를 통해 요금, 서비스, 안전성, 이익의 공공 환원 구조 등을 조화시킨 정교한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동국대학교 국제통상학과 현정환·최병화 부교수는 '시장 효율성과 공공성의 균형: 남산 곤돌라 설치 사례를 중심으로 한 정부 개입의 정당성과 한계' 논문에서 "궤도형 교통·관광 시설은 초기 투자비가 많고 규모의 경제가 강하게 작동하는 전형적인 자연독점 산업으로, 중복 시설 설치는 효율성 제고보다는 과잉 투자와 수요 분산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신규 공급을 통한 경쟁 유도보다 운영 조건을 정교하게 재설계하고 공공적 책임을 제도적으로 부과하는 방식이 더 합리적일 수 있다고 봤다. 개선 압력을 만들어내는 '경쟁적 규제'가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동시에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익의 일부를 공공에 환원하는 공공 기여의 명문화가 이뤄진다면 공공성 강화까지 이뤄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goodd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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