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원만 보내도 검증한다는 韓…FATF “1000달러 트래블룰 규제국가도 제한적”

경제

이데일리,

2026년 5월 14일, 오후 06:45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국내 금융당국이 자금세탁과 불법자금 이동을 차단하기 위해 가상자산 이전 시 송·수신인 정보를 제공·보관하도록 요구하는 트래블룰을 현행 ‘100만원 이상’에서 ‘100만원 미만 모든 거래’로 강화하는 조치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정작 이 제도 도입을 권고했던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 의장은 “그나마 우리가 권고하고 있는 1000달러(원화 약 150만원) 이상 트래블룰 규제를 적용하는 국가도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엘리사 데 안다 마드라소 FATF 의장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최근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시행령 개정안을 공개하고 의견수렴을 마쳤는데, 여기서 트래블룰 적용을 100만원 미만 모든 거래로 확대하고, 1000만원 이상 모든 가상자산 이전 거래를 의심거래로 간주해 신고를 의무화하도록 해 가상자산업계로부터 강한 반발에 부딪힌 상태다. 업계에선 이럴 경우 국내 투자자들이 거래 지연으로 재산상 불이익을 받는 것은 물론 해외로 이탈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오는 6월 임기를 마치는 엘리사 데 안다 마드라소 FATF 의장은 오는 18일 공개될 AML(자금세탁방지) 인텔리전스의 새로운 팟캐스트인 ‘콜러드(Collared)’와의 인터뷰에서 가상자산과 불법 활동 사이의 연관성을 지적하며 “최근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사기 거래 증가세가 통제 불능 수준”이라며 “미국에서는 1년 만에 25% 증가했는데, 매년 조금씩 늘어나는 수준이 아니라 큰 폭으로 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스테이블코인을 포함한 가상자산이 이러한 사기와 범죄에 어떻게 사용되는지 살펴봤다”며 FATF의 최근 보고서를 언급했다. 이 보고서는 블록체인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의 분석을 인용해, 2025년 불법 가상자산 거래량의 84%가 스테이블코인에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전통적으로 떠올리는 가상자산뿐 아니라 스테이블코인의 거래 규모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마드라소 의장은 “이는 큰 도전 과제”라며 “각국이 FATF 기준, 특히 트래블룰을 이행하지 않는 한 스테이블코인이 허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FATF는 금융기관과 가상자산사업자(VASP)가 1000달러 또는 1000유로를 초과하는 거래에 대해 송금인과 수취인 정보를 공유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마드라소 의장은 “이 규제를 시행한 국가도 제한적”이라며 아쉬워했다.

이처럼 원화로 150만원 수준인 FATF 권고안 규제도 세계적으로 제한적인 상황인데도, 국내 FIU는 유독 이를 100만원 미만 모든 거래로 확대하고자 하고 있다. 미국 FinCEN의 기준은 3000달러이고, 유럽연합(EU)은 가상자산서비스제공자(CASP) 간 거래에는 임계치가 없지만, 자기보관 주소와의 거래는 1000유로 이상일 때만 검증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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