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송치형 두나무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사진=뉴시스)
거래가 완료되면 하나은행은 두나무 경영권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4대 주주에 오르게 된다. 두나무의 주요 주주는 송치형 회장(25.51%), 김형년 부회장(13.10%), 우리기술투자(7.20%) 순이다. 하나은행은 기존 3대 주주였던 카카오인베스트먼트의 보유 지분 10.58% 가운데 6.55%를 인수해 4대 주주가 되며, 한화투자증권(5.94%)이 뒤를 잇게 된다.
두나무는 네이버·네이버파이낸셜과의 지분 결합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는 지난해 11월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한 합병을 결정했으며, 교환 비율은 1대 2.54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를 승인하면 두나무는 네이버파이낸셜의 100% 자회사가 된다.
이 경우 업비트를 중심으로 하나금융과 네이버를 잇는 초대형 디지털금융 컨소시엄이 구축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거래를 단순한 재무적 투자나 업무 제휴를 넘어 전통 금융과 디지털 금융이 지분으로 묶이는 ‘혈맹’ 구축으로 평가하고 있다. 단순한 제휴 협업에 머무르던 과거와 달리 직접 지분이 섞이면서 웹3와 디지털자산 시장 선점을 위한 구체적인 밑그림이 완성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디지털자산기본법 처리를 앞두고 원화 스테이블코인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논의 중인 디지털자산기본법에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시 은행이 50%+1주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는 방식이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하나은행이 중심이 된 컨소시엄이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주도하고 업비트가 유통을 지원하며 네이버파이낸셜이 결제 인프라를 제공하며 국내 최대 규모의 원화 스테이블코인 생태계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발행부터 유통, 사용, 보관, 결제, 환류까지 원화 스테이블코인 전 과정을 아우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두나무와 하나금융이 지난해부터 긴밀하게 움직여온 만큼 장기적인 청사진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두나무가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대한 고민이 있었을텐데 그 퍼즐이 이번 지분 투자로 맞춰졌다”고 말했다.
실제 오경석 대표는 지난 13일 고려대학교에서 열린 ‘업클래스(UP Class)’ 특강에서 “거래소가 직접 발행에 나서기보다는 유통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업비트는 스테이킹 등에서 축적한 기술력과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과 유통이 안정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향후 다양한 금융 파트너와 협력해 관련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선 하나금융과 두나무는 두나무의 블록체인 인프라인 두나무의 ‘기와(GIWA)’ 체인을 디지털금융 핵심 인프라로 육성할 계획이다. 하나금융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두나무의 블록체인 기술을 결합해 해외 디지털자산 시장에서 신사업 발굴, 전략적 투자, 기와 체인 기반 서비스 개발 등을 공동 추진한다. 이를 위해 두나무와 하나금융은 같은 날 금융과 디지털자산을 연계한 미래 혁신모델 구축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앞선 지난 1월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도 “새로운 성장 기회를 스테이블코인에서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코인을 발행하는 것만으로는 기회를 창출해낼 수 없고, 변화 흐름에서 새 규칙을 만들고 시장을 주도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고 밝혀 시장에서의 능동적이고, 선제적인 대응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그는 이날도 “이번 지분 투자는 디지털자산 기반 금융 혁신을 가속화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며 “두나무와 함께 국내 디지털자산 산업이 글로벌 선도 수준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그룹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