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새 2만4000곳 폐업…고물가·술 끊는 20대에 '반토막' 난 동네 술집

경제

뉴스1,

2026년 5월 24일, 오전 08:30

서울 중구 을지로 노가리 골목의 한 호프집에서 시민들이 주점을 이용하고 있다. © 뉴스1 박세연 기자

전국 간이주점과 호프주점 수가 올해도 큰 폭의 감소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고물가와 회식 문화 약화, 젊은 층의 음주 감소 등이 동네 술집 시장 위축의 배경으로 거론된다.

주점 수는 1년 새 10% 가까이 줄어든 데 이어 주류 출고량도 2년 연속 감소하면서, 주점 업황 부진이 실제 소비 지표와도 맞물리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20대 고위험음주율도 하락세를 보이면서 주점 감소세가 구조적 소비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간이주점·호프주점 1년 새 총 2998곳 감소…간이주점은 10% 넘게 줄어
24일 국세청 국세통계포털(TASIS) 100대 생활업종 사업자 현황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전국 간이주점 수는 7985곳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월(8894곳) 대비 10.2%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호프주점은 2만 2282곳에서 2만 193곳으로 9.4% 줄었다.

간이주점과 호프주점을 합산한 전국 주점 수는 지난해 3월 3만 1176곳에서 올해 2만 8178곳으로 감소했다. 1년 새 2998곳(9.6%)이 문을 닫은 셈이다.

8년 새 동네 술집 2만 4000곳 사라져
주점 감소세는 단기적인 폐업 증가에 그치지 않는다. 장기 추세로 보면 동네 술집 시장 자체가 빠르게 축소되는 흐름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국세청은 2014년부터 생활업종을 선정해 관련 통계를 공개하고 있다. 생활업종은 2014년 40개에서 2017년 100개로 확대됐다. 간이주점과 호프주점은 2017년부터 집계 대상에 포함됐다. 다만 3월 기준 통계는 2018년부터 발표됐다.

전국 간이주점 수는 2018년 3월 1만 6226곳에서 올해 7985곳으로 줄었다. 8년 새 50.8%의 감소율을 보이며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사실상 반토막 난 셈이다.

같은 기간 호프주점은 3만 6076곳에서 2만 193곳으로 44.0% 감소했다.

간이주점과 호프주점을 합산한 전국 주점 수는 2018년 5만 2302곳에서 올해 2만 8178곳으로 줄었다. 8년 새 2만 4124곳으로 46.1% 감소했다.

이는 코로나19 시기 충격 이후에도 주점 업종이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회식과 2차 중심의 음주 문화가 약해지고 고물가 부담이 커지면서 동네 술집 시장의 기반이 줄어드는 모습이다.

서울 시내 한 술집으로 운영했던 가게에 임대 문구가 붙어 있다. 2026.2.4 © 뉴스1 김도우 기자

주류 출고량 1년새 10만㎘ 넘게 감소…2년 연속 줄어
주점 수 감소와 함께 주류 출고량도 감소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국세청 주세 신고 현황에 따르면 2024년 주류 전체 출고량은 수입분을 포함해 351만 6230㎘로 집계됐다. 전년(361만 9989㎘) 대비 2.9% 감소했다.

주류 전체 출고량은 2022년 363만 8562㎘ 이후 2년 연속 줄었다.

국내 제조 주류 기준으로도 출고량은 감소했다. 국내 제조 주류 출고량은 2023년 323만 7036㎘에서 2024년 315만 1371㎘(2.6%)로 줄었다.

다만 출고금액 감소 폭은 크지 않았다. 국내 제조 주류 출고금액은 같은 기간 0.1% 감소하는 데 그쳤다.물량 감소에 비해 가격 상승 영향으로 금액 감소 폭은 제한된 것으로 풀이된다.

동네 주점 소비와 연관성이 큰 주종 출고량도 일제히 감소했다.

맥주와 희석식소주, 탁주 세 주종의 합산 출고량은 2023년 287만 227㎘에서 2024년 278만 8263㎘(2.9%)로 감소했다.

맥주 출고량은 168만 7101㎘에서 163만 7210㎘로 전년 대비 3.0% 줄었다.

희석식소주는 84만 4250㎘에서 81만 5712㎘로 3.4% 줄었다.

탁주는 33만 8876㎘에서 33만 5341㎘로 감소하면서 1년 새 1.0% 감소했다.

경기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대전 중구청 정문 앞 상가 골목에 상인회에서 내건 회식 촉구 현수막 설치돼 있다. © 뉴스1 김기태 기자

20대 남성 고위험음주율 9.7%…전년보다 5.7%p 하락
젊은층의 음주 흐름 변화도 나타나고 있다.

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19~29세 월간음주율은 2022년 62.2%, 2023년 64.3%, 2024년 63.0%를 기록했다. 60%대 초반 수준에서 정체된 흐름이다.

반면 20대 고위험음주율은 하락세를 보이면서 전체적인 주류 소비 둔화 흐름과 맞물리는 모습을 보였다.

고위험음주율은 한 번에 많은 양의 술을 주 2회 이상 마시는 사람의 비율이다. 남성은 한 번에 7잔 이상, 여성은 5잔 이상이 기준이다.

질병관리청의 2024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서도 전체(19세 이상·표준화) 고위험음주율은 13.6%로 전년(13.8%)과 비교해 0.2%포인트(p) 줄었다.

특히 20대 남성 고위험음주율은 9.7%로 전년(15.4%)보다 5.7%p 하락했다.

이 같은 흐름에 비춰볼 때 동네 술집 시장의 위축은 일시적 업황 부진을 넘어 음주 소비 구조 변화 속에서 나타나는 흐름이라는 분석이다. 고물가 부담이 이어지고 회식 문화도 약해지면서 주점 업종의 구조적 침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seohyun.sh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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