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황에 ‘수출 9000억달러’ 시대…세계4위 성큼

경제

이데일리,

2026년 5월 26일, 오후 03:02

[세종=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반도체 초호황에 힘입어 한국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9000억달러를 돌파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글로벌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고대역폭메모리(HBM)·AI 서버용 반도체 수요 급증이 수출 증가세를 견인하면서 한국이 ‘글로벌 수출 4강’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26일 산업연구원(KIET)이 발표한 ‘2026 하반기 경제·산업 전망’에 따르면 올해 한국 총수출은 전년 대비 증가한 9244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7093억달러에서 30.3% 증가할 것으로 내다본 것으로, 연간 수출액이 9000억달러를 넘는 것은 사상 처음이다.

산업연은 특히 반도체 수출 증가세를 핵심 배경으로 꼽았다. 오픈 AI 등 글로벌 빅테크들의 AI 인프라 투자 경쟁이 이어지면서 HBM과 고부가 메모리 중심으로 한국 반도체 수출이 급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산업연 관계자는 “전체 총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수출액은 3500억달러 수준으로 그 비중이 약 38%에 달한다”며 “미국 빅테크 기업의 투자가 반도체 수출 호조세를 이끌고 있으며, 현재까지 초경쟁상태에 있어 과다한 투자와 중복 투자가 일어나는 상태로, 내년 초반까지도 호황은 계속될 수 있다”고 했다.

실제 반도체는 이미 전체 수출 증가분 대부분을 견인하고 있다. 메모리 가격 반등과 AI 서버 투자 확대가 맞물리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심의 수출 회복세가 뚜렷하다는 평가다.

이대로라면 반도체 수출에 힘입어 우리나라의 수출 실적이 일본을 넘어 현재 세계 4위인 네덜란드를 바짝 추격할 수 있단 전망에도 힘이 실린다.

세계무역기구(WTO)가 집계한 2025년 기준 국가별 수출액을 보면 중국(홍콩 포함)이 4조5254억달러로 1위를 기록했고, 이어 미국(2조1852억달러), 독일(1조7642억달러), 네덜란드(9892억달러), 일본(7383억달러), 이탈리아(7265억달러), 한국(7093억달러) 순이다.

다만 올해 1~2월 누적 기준으로는 한국 수출액이 1332억달러를 기록하며 일본(1203억달러)을 제치고 세계 5위에 올라섰다. 산업연구원 전망대로 연간 수출액이 9200억달러 수준에 근접할 경우, 한국이 세계 4위권 수출국인 네덜란드까지 추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산업연 관계자는 “올해 한국 수출이 네덜란드를 곧바로 추월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다만 현재 전망치가 현실화하고 세계 교역 여건이 예상 범위 내에서 움직인다면 최소한 지난해 네덜란드 수출 규모인 9200억달러 수준에는 근접하거나 도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반도체 쏠림 현상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산업연은 현재 수출 호황이 AI 투자 확대와 메모리 가격 상승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만큼, 향후 글로벌 빅테크 투자 경쟁이 둔화하거나 중국의 추격이 본격화할 경우 반도체 업황이 급격히 꺾일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산업연 관계자는 “과거에는 일반 소비 경기와 IT 수요가 반도체 경기를 좌우했다면 지금은 미국 빅테크 기업의 AI 투자가 시장을 끌고 가는 구조”라며 “현재 반도체 호황으로 벌어들인 수익이 향후 피지컬 AI, 그래핀, 초전도체, 소형모듈원전(SMR) 등 미래 산업 투자로 이어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자료=산업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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