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기욱 산업통상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이 31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산업부 기자실에서 중동전쟁 관련 국내 석유·가스 가격 동향, 주요 업종 영향 및 대응 등에 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산업통상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3.31 © 뉴스1
중동 전쟁 장기화로 국제 원유 공급망 불안이 커지고 있는 상황 속 정부의 수입선 다변화 정책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이란 전쟁 발발 직후 지난 5~7월 국내 원유 중동 의존도가 48.5%로 낮아졌다. 이는 지난해 69.1% 대비 약 20%p 감소한 규모다.
양기욱 산업통상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26일 정부세종청사 '중동전쟁 대응본부' 브리핑에서 "5~7월 원유 확보 물량은 예년 대비 85% 수준인 2억 2000만 배럴로 전망된다"며 "도입선 다변화 노력으로 비중동산 원유가 절반 수준으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날 산업부가 밝힌 '5~7월 국내 원유 도입 대륙별 비중'에 따르면 △중동 48.5% △미주 35.6% △아시아 7.4% △아프리카 8.3% △유럽 0.3% 순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69.1%를 차지했던 중동산 비중이 20%p로 떨어지며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반면 미주 지역 비중은 35.6%로 확대됐고, 아프리카(8.3%), 아시아(7.4%) 등 다양한 지역에서 원유를 조달하면서 공급망이 다변화한 양상이다.
특히 미국산 원유 수입 확대가 두드러진다. 전체 원유 수입에서 미국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6.2%에서 올해 4월 24.6%까지 상승했다.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진 상황에서 미국산 원유가 중동산 감소분을 상당 부분 대체한 셈이다.
대륙별 원유 도입 비중 (산업통상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6.5.26/뉴스1
이 같은 변화는 정부가 추진해 온 비축유 스와프(SWAP) 제도와 석유수입부과금 환급(운임차액 보전) 확대 등 정책 지원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비축유 스와프 제도는 국내 정유사가 해외에서 원유를 구매할 경우, 정부 비축유를 먼저 빌려주고 이후 정유사가 확보한 원유로 상환받는 방식이다.
이 제도를 활용하면 정유사는 기존 중동산보다 운송 거리가 먼 지역의 원유를 들여오더라도 필요한 물량을 즉시 공급받을 수 있고, 중질유·경질유 등 유종 특성에도 상대적으로 덜 묶이는 이점이 생긴다.
양 실장은 "4~5월 스와프 신청 물량은 3100만 배럴로, 이중 중질유와 경질유를 교환하는 등 유종 간 스와프는 약 40%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석유수입부과금 환급은 보다 직접적인 지원책이다. 석유수입부과금 환급 제도는 정부가 정유사·석유수출입업자에게 원유 수입 시 부과금을 징수한 뒤 환급 요건을 충족하면 사후 환급하는 제도다.
비중동 지역에서 원유를 들여올 경우, 과거에는 중동산 대비 추가 운임 비용의 약 25%를 환급해 줬는데 4월 중순부터는 이를 전액 돌려주는 것으로 지원이 확대했다.
양 실장은 "(운임 지원 등) 예산 지출은 산업통상부 입장에서는 자원 안보를 위해 필요한 지출이라고 본다. 앞으로 이 부분에 대해서도 당국과 협의해 나가겠다"며 "중동발 수급 불안 사태가 빨리 종결되기를 바라고 있지만 사태 계속되는 동안 한치의 불안함이 없도록 수급과 가격 관리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산업부는 내달 9일로 예정된 비축유 방출 방식에 대해서는 여전히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중동 전쟁 발발 직후, 세계 각국이 시장 안정화를 위해 비축유 4억 배럴을 방출하기로 결의했다. 이중 한국에 할당된 것은 5.6%에 해당하는 2246만 배럴이다.
양기욱 실장은 "정부 비축유 방출 방식은 검토 중이다. IEA에 따르면 정부의 비축유를 방출하는 것과 민간의 의무방출량을 줄여 시장에 물량을 간접적으로 늘리는 방법이 있다"며 "현재 두 가지 방안을 모두 보고 있다. 다만 민간 정유사들도 당분간 스와프 제도 활용하는 것에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비축유 방출 필요성을 많이 못 느끼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seungjun241@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