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의 스타벅스 매장의 모습. 2026.5.25 © 뉴스1 김진환 기자
스타벅스코리아의 '5·18 마케팅'은 내부 검증 시스템의 총체적 부실로 인한 참사로 확인됐다.
심지어 경영진 보고 없이 광고 문구가 삽입된 정황도 나타나면서 매출과 실적 경쟁에 급급한 나머지 콘텐츠 품질 검수·리스크 관리가 미흡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팀장→담당 임원→본부장→대표까지 '5·18 탱크데이' 문제 제기 없어
26일 신세계그룹이 발표한 진상조사 결과에 따르면 해당 마케팅은 스타벅스 커머스팀 팀장부터 담당 임원을 거쳐 본부장과 대표까지 4단계 마케팅 기획·보고·승인 절차 과정이 있었지만, 5월 18일을 '탱크데이'로 지칭하는 것을 문제 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룹에 따르면 해당 마케팅 네이밍(탱크데이)과 행사일을 확정한 것은 지난달 15일이다. 5월 버디위크 행사 상품으로 △탱크 △단테 △나수 3대 베스트 텀블러가 정해진 상태였고 텀블러 이름을 기준으로 행사 이름을 지었다는 설명이다.
행사일은 상품 재고와 입고 일정, 다른 제품 행사일을 고려해 결정됐다고 했다. '탱크' 텀블러는 가장 인기가 높은 제품인 만큼 매출이 가장 큰 월요일인 18일부터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행사 시안이 제대로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전상진 신세계그룹 경영총괄 부사장은 "이번 마케팅 행사 합의자 7명 중 일부는 해당 마케팅 디자인 시안이 담긴 메일을 첨부파일조차 열지 않고 관행적으로 승인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스타벅스 버디위크 마케팅 시안(신세계그룹 제공)
손정현 대표도 몰랐던 광고 문구…법무팀 검증 프로세스도 부재
고(故)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을 연상케 해 논란이 된 '책상의 탁' 광고 문구는 심지어 경영진에 보고도 없이 삽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그룹에 따르면 실무진은 기존에 있던 나수 텀블러의 광고 문구인 '가방의 쏙'과 같은 운율감을 살리기 위해 탱크 텀블러에는 '책상의 탁'을, 단테 텀블러에는 '한손에 착'을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탱크 텀블러는 이전부터 '책상, 데스크메이트' 콘셉트로 소구된 만큼 책상에 올려놓는 이미지가 떠올라 해당 광고 문구를 달았다는 주장이다.
손정현 스타벅스코리아 대표는 사건 직후 사내 메신저에서 "이런 문구를 하필… 그룹과 즉시 내용 공유하고 대응합시다"고 발언하며 난색을 표하기도 했다.
고의성 여부는 차치하고 제품 광고 문구가 경영진의 검증·보고 절차 없이 사용됐다는 점에서 스타벅스의 내부 리스크 관리 체계가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전 부사장은 "마케팅 즉시성을 우선시한 까닭에 과거에 진행되던 법무팀 검증 프로세스도 진행되지 않았다"며 "이번 사안은 실무자 과실을 넘어서 스타벅스코리아 내부의 사회적·역사적 민감성 부재를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전상진 신세계그룹 경영총괄 부사장이 26일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 호텔에서 스타벅스 '탱크데이' 논란 관련 내부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26.5.26 © 뉴스1 구윤성 기자
"문제의식도 못 하는 발언 상당"…역사 인식 부재도 도마
이번 사태로 마케팅 콘텐츠 검수 체계 정비와 함께 실무진과 경영진의 역사 인식 강화 필요성도 거론된다.
김수완 신세계그룹 대외협력본부장(부사장)은 "20~30대 마케팅 직원들의 역사 인식이 사회가 느끼는 역사 인식과 동떨어져 있는 것 같다"며 "이 사태 이후 그들 간 대화를 보면 (문제)인식을 제대로 못 하는 발언이 상당히 나왔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20대부터 30대, 40대, 50대 또는 60대까지 아우를 역사의식을 어떻게 만들어가야 하느냐에 대한 고민이 상당히 많다"며 "그룹 전체가 올바른 역사의식을 갖도록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부사장은 "미국 글로벌 본사도 이 사태의 엄중함을 인지하고 있고 특히나 브랜드 가치는 해당 지역의 정서와 문화를 존중하는 데서 비롯된다"며 "내부 리스크 통제 프로세스 등 모든 부분에 대해 미국 본사와 수일 내로 공식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hypark@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