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에이전틱 마켓)
에이전틱 마켓이 사용하는 ERC-8004 기준 등록 AI 에이전트 수는 26일 기준 총 21만7744개로, 전주 대비 10.1% 증가했다. 실제 활동 이용자(액티브 유저)는 18만8597명으로 집계됐다.
머신 결제는 AI 에이전트가 API 호출, 데이터 조회, 연산 자원, 분석 서비스 등을 이용할 때 사람의 개별 승인 없이 소액을 자동 결제하는 구조를 뜻한다. 대표적인 인프라로는 코인베이스가 선보인 ‘x402’가 꼽힌다. x402는 웹에서 결제 필요 상태를 나타내는 HTTP 402 코드를 활용해, AI 에이전트가 별도 계정이나 구독 절차 없이 스테이블코인으로 서비스 이용료를 직접 지불하도록 설계된 프로토콜이다.
이 같은 구조가 주목받는 이유는 AI 에이전트 결제의 상당 부분이 기존 카드망으로 처리하기 어려운 초소액 거래이기 때문이다. 키록(Keyrock)이 코인베이스, 템포 등과 발간한 ‘누가 에이전트 비용을 내나(Who Pays the Agent?)’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5월부터 올해 4월까지 AI 에이전트가 블록체인 기반으로 처리한 거래는 약 1억7600만건, 총 결제액은 7300만달러를 넘어섰다. 이 가운데 98.6%는 USDC로 결제됐다.
해당 보고서는 전체 AI 에이전트 거래의 76%가 카드 결제망의 고정 수수료 하한선으로 거론되는 0.30달러 미만이었다고 분석했다. 1달러 미만 결제에서는 거래당 약 30센트의 고정 수수료가 붙는 기존 결제 구조가 경제성을 떨어뜨리는 만큼, 수수료가 낮고 자동화에 적합한 블록체인 결제망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관련 서비스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크립토 결제 기업 문페이(MoonPay)는 챗GPT 환경에서 디지털자산을 직접 구매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앱)을 출시했다. 사용자는 대화형 인터페이스에서 비트코인(BTC), 솔라나(SOL), 리플(XRP) 등 주요 코인을 별도 앱 전환 없이 매수할 수 있다. AI 인터페이스에 디지털자산 구매 기능이 결합된 사례로, AI가 단순한 대화 도구를 넘어 결제·구매 창구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시장 성장 속도에 비해 규제 논의는 더딘 상황이다. 미국 지니어스법(GENIUS Act), EU AI법(EU AI Act), 유럽 가상자산 규제인 미카(MiCA) 등 주요 제도권 규제가 시행 또는 적용 단계에 들어가고 있지만, AI 간 자율 거래나 에이전트 신원 확인, 책임 소재 등을 포괄적으로 다루는 기준은 아직 부족하다.
전체 결제의 98% 이상이 USDC 단일 스테이블코인에 집중돼 있다는 점도 잠재적 취약점으로 꼽힌다. AI 에이전트 결제 인프라가 사실상 한 발행사의 안정성과 규제 환경에 크게 의존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준비금 관리, 디페깅, 규제 리스크 등이 발생할 경우 생태계 전반으로 충격이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런 가운데 AI 에이전트 시대의 보안·통제 문제를 겨냥한 기술적 대응도 나오고 있다. 문페이는 최근 문페이 에이전트용 지갑에 ledger(렛저) 하드웨어 월렛 기반 트랜잭션 검증·서명 기능을 추가했다. AI 에이전트가 거래를 생성하더라도 사용자가 렛저 기기에서 직접 내용을 확인하고 최종 서명하도록 한 구조다. 개인키가 하드웨어 장치 밖으로 노출되지 않는 만큼 자동화와 인간 통제를 동시에 확보하려는 시도다.
시바야마 다카토시 렛저 아시아태평양 총괄은 AI 에이전트가 금융·운영 권한을 행사하는 환경에서는 자동화 자체보다 최종 검증 구조가 중요해진다고 짚었다. 그는 “AI 에이전트가 거래를 생성하더라도 최종 승인과 서명은 사용자가 검증 가능한 하드웨어 환경에서 통제해야 한다”며 “개인키를 외부에 노출하지 않고 사람이 거래 내용을 확인하는 구조가 AI 시대 디지털자산 보안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