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천피에도 내 계좌는 왜 마이너스"…삼전닉스 없는 개미의 피눈물

경제

뉴스1,

2026년 5월 28일, 오전 06:00

2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63빌딩에서 바라본 여의도 증권가. 2024.1.24 © 뉴스1 김진환 기자

#. 자영업자 박모 씨(34)는 증시가 연일 상승하는데도 좀처럼 웃지 못하고 있다. 박 씨는 인터넷·게임주 등 자신이 투자한 종목을 들여다보며 "주변엔 삼닉(삼성전자·SK하이닉스)으로 100% 수익도 냈다는데, 내 계좌만 꿈쩍하지 않는 것 같아 속상하다"고 토로했다.

코스피가 장 중 8500선까지 넘보며 '팔천피'에 안착했지만 투자자들의 희비는 엇갈리고 있다.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일부 대형주에만 주가 상승이 집중되면서 다른 종목을 선택한 투자자들 계좌는 이번 '불장'에서 소외되는 모습이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 종목 중 상승한 종목은 75개로 전체(948개)의 7.91%에 불과했다. 보합 종목을 제외하면 하락 종목은 826개로 전체의 87.13%를 차지했다. 코스피 종목 10개 중 9개가 내렸음에도 지수는 2.25% 오른 8228.70에 마감했다.

전날 지수 상승은 사실상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이끌었다. 두 종목의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출시되면서 수요가 집중됐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2.8%, 9.31% 상승 마감했다.

두 종목이 지수 상승을 독식한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전날 기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시가총액 합계(우선주 포함)는 3408조8542억원으로 코스피 시가총액의 50.67%를 차지했다. 1년 전(23.27%)과 비교하면 비중이 두 배 이상 확대됐다.

시장 자금이 반도체주에 쏠리는 배경에는 AI(인공지능) 수혜에 따른 실적 기대가 있다. 글로벌 AI 수요 확대에 힘입어 반도체 업종의 이익 기여도는 코스피 전체의 70%를 웃돌 정도로 확대됐다. 이 같은 실적 기대에 힘입어 글로벌 금리 상승과 삼성전자 파업 리스크 등 악재에도 반도체주는 강세를 이어갔다.

이달 한국거래소 KRX 지수 중 SK하이닉스 지수·삼성전자 지수는 74.42%, 39.23% 상승했다. 두 종목이 담긴 정보기술(43.01%), 반도체(33.15%)도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유틸리티(-18.02%), 건설(-13.98%), 에너지화학(12.89%), K콘텐츠(-9.46%) 등 다수 업종이 하락했다.

코스피 내 대형주와 중소형주 간 격차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달 코스피 대형주 지수는 28.51% 오른 반면, 소형주 지수는 11.70% 내렸다.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3종목의 비중은 2025년 하반기 약 27%에서 현재 약 52%로 급등한 반면, 4~10위 및 11~20위 구간 비중은 오히려 비중이 줄고 있다. 코스피 시장집중도지수(HHI)도 1.8배 이상 상승해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시장에선 당분간 반도체 중심 쏠림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준영 iM증권 연구원 또한 "불확실한 매크로 환경일수록 시장 자금은 실적이 확실한 주도주로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며 "하반기에도 금리와 경기 변수에 따라 업종 간 K자 형태의 양극화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다만 쏠림 현상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조창민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집중도 기준 유효 종목 수는 약 8개로 축소됐고 코스피 810개 상장 종목에도 불구하고 지수 등락이 소수 종목의 일간 변동에 종속되는 구조"라며 "강세장의 외형 이면에 구조적 취약성이 내재된 상황"이라고 짚었다.

seungh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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