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작업중단도 보장"…소상공인·배달기사 위한 '지수형보험' 필요성↑

경제

이데일리,

2026년 5월 30일, 오전 11:00

[이데일리 김형일 기자] 폭염·강수량 증가로 건설현장 일용직 노동자, 배달플랫폼 종사자, 소상공인 등 기후취약계층을 위한 지수형보험 도입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후 변화에 따른 소득 감소 위험이 확대되는 만큼 이들의 생계 안정을 지원할 수 있는 보험상품 개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폭염과 집중호우 등 기후위기 심화로 건설현장 일용직 노동자, 배달플랫폼 종사자, 소상공인 등 기후취약계층을 위한 지수형보험 도입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사진=챗GPT)


지수형보험은 실제 피해 규모를 확인하는 손해사정 절차 없이 사전에 정한 기상지표나 조건이 충족되면 보험금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신속한 보험금 지급이 가능해 기존 실손보상형 보험의 보장 공백을 보완할 수 있는 수단으로 평가된다.

30일 보험연구원의 ‘재난적 기후현상과 지수형 기후보험’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폭염일수는 1910년대 평균 7.7일에서 2020년대 16.9일로 2.2배 늘었다. 같은 기간 열대야일수는 6.7일에서 28일로 4.2배 증가했다.

집중호우와 스콜성 강수도 잦아지고 있다. 연간 강수일수는 10년마다 평균 0.68일 감소했지만 연 강수량은 10년당 17.8㎜ 증가해 강수 강도가 강해지는 추세다. 시간당 50㎜ 이상 극한 강우 발생 빈도 역시 늘고 있다.

이처럼 재난성 기후현상이 심화되면서 지수형보험의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전 세계 기후재난으로 발생한 경제적 손실 가운데 보험으로 보장된 비중은 49%에 그쳐 기존 실손보상 체계의 한계를 드러냈다.

특히 기후위기로 인한 피해는 폭염에 따른 작업 중단이나 유동인구 감소에 따른 매출 감소 등 자산 손괴 없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피해 규모를 객관적으로 입증하기 어려워 기존 보험 체계만으로는 충분한 보장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수형보험 도입 여건도 개선되고 있다. 디지털 전환(DX)과 초지역 단위 기상관측 기술 발전, 위성데이터 및 사물인터넷(IoT) 센서 활용 확대에 따라 실제 손해와 지표 간 연계성이 높아지면서 지수형보험의 한계로 꼽혔던 기초위험(Basis Risk) 문제가 완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해외에서는 관련 기술을 활용한 상품 출시도 확대되고 있다. 영국과 미국에서는 IoT 센서를 활용해 건물 침수 수위가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보험금을 지급하는 홍수보험이 판매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지방자치단체와 보험사를 중심으로 지수형보험 도입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폭염경보 발령으로 현장 작업이 중단될 경우 사전에 정한 보험금을 지급하는 ‘제주도 상생보험’ 도입을 추진 중이다. 보험업계 역시 폭우·폭염·혹한 등 이상기후로 인한 매출 감소를 보장하는 전통시장 날씨피해 보상보험 등 다양한 형태의 지수형보험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권순일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현장 일용직 근로자, 배달플랫폼 종사자, 소상공인 등 기후취약계층은 기후 리스크 노출도가 높아 사회안전망 차원에서 기후보험 도입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신속한 보험금 지급이 중요한 만큼 유동성을 빠르게 공급할 수 있는 지수형 보장방식 활용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수형보험이 기존 실손형 기후보험의 보완 수단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공신력 있는 기상·재난 데이터 인프라 구축과 정교한 상품 설계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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