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영종도에서 촬영된 도요타 '올 뉴 RAV4' PHEV GR 스포츠 전·후면 모습(한국토요타자동차 제공). 2026.6.19.
도요타 준중형 SUV 'RAV 4'는 1994년 세계 최초로 모노코크 바디의 도심형 SUV로 출시된 이후 지난해까지 1500만 대 이상 판매되며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SUV로 군림해 왔다. 검증된 파워트레인 내구성과 높은 연비 덕분이다. 특히 미국 시장에선 2017년부터 9년 연속 SUV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다만 한국 시장만큼은 예외였다. 지난해 판매량은 2378대로 70여개 국내 수입 SUV 가운데 18위에 머물렀다. 기본기는 매우 탄탄했지만 각종 편의·안전 사양에 디지털 경험, 운전 재미까지 따져보는 국내 소비자들의 취향을 완전히 사로잡진 못한 것이다.
그러나 이달 6세대 완전 변경 모델 '올 뉴 RAV4' 출시를 계기로 분위기가 반전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연비 향상과 전기(EV) 주행 거리 증가로 연료비 부담을 더욱 낮췄다. 그러면서 모터스포츠 감성을 살린 'GR 스포츠'를 신규 추가해 운전의 재미까지 챙겼다. 부족했던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는 LG유플러스와의 협업으로 극복했다.
19일 한국토요타자동차가 개최한 '올 뉴 RAV4 미디어 시승회'를 통해 신형 RAV4를 타고 인천 영종도·송도·무의도 일대 도심, 고속, 해안 도로 약 130㎞를 주행했다. 시승 차량은 하이브리드(HEV)인 △HEV LIMITED,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인 △PHEV XSE △GR 스포츠 등 3종으로 모두 4륜구동(AWD)이다. 전륜구동(2WD)인 △HEV XLE 1종을 제외한 올 뉴 RAV4의 모든 모델을 타봤다.
인천 영종도에서 촬영된 도요타 '올 뉴 RAV4'의 (왼쪽부터) HEV LIMITED, PHEV GR 스포츠, PHEV XSE 모델(한국토요타자동차 제공). 2026.6.19.
HEV 전기주행 63%, 엔진 소음·진동 최소화…PHEV로 '기름 없이' 출퇴근 가능
가장 놀라웠던 건 HEV 리미티드 모델의 연비였다. 송도 도심과 인천대교, 영종해안북로로 이어진 약 50㎞ 도로를 HEV 모드로 주행했는데, 평균 연비가 19.1㎞에 달했다. EV 주행 비율은 63%였다. 오르막과 가속 구간에서만 엔진이 개입되고 내리막과 정속·감속 구간 등 주행 전반에서 모터로 달린 결과다.
HEV 리미티드 모델의 공인 복합연비는 15.6㎞다. 전작(5세대 페이스리프트·14.1㎞/L) 대비 10% 높은 수준이다. 비결은 배터리 변화다. 기존 니켈수소 배터리 대신 새롭게 개발한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해 효율 향상을 이뤄냈다. 모터 활용이 늘어난 만큼 엔진 소음과 진동이 줄었고, 출발 가속감도 매우 부드러웠다.
PHEV 모델의 전기(EV) 주행 능력도 만족스러웠다. PHEV XSE를 타고 영종해안북로와 인천대교, 송도 도심 일대 도로 약 50㎞를 EV 모드로만 주행했는데 배터리가 35% 정도 남았다. 실주행 전비가 4.4㎞/㎾h이므로 약 27㎞를 모터 힘만으로 추가 주행할 수 있다. 실제로 RAV6 PHEV 모델의 전기 항속거리는 전작(63㎞) 대비 22% 증가한 77㎞다.
수도권 직장인 평균 출퇴근 거리가 편도 19㎞인 점을 감안할 때, 한 번 충전하면 이틀 정도는 기름 한 방울 쓰지 않고 왕복 출퇴근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순수 전기차(BEV)인 셈이다. 배터리 잔량이 EV 모드를 사용할 수 없을 만큼 줄어들면, 엔진을 사용하면 돼 BEV처럼 배터리 충전 스트레스를 받을 일도 없다.
인천 영종도에서 촬영한 도요타 '올 뉴 RAV4' HEV LIMITED 모델의 1열 실내 모습. 센터 디스플레이에 LG유플러스의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도요타 TV'가 보인다. 2026.6.19/뉴스1 김성식 기자
무게중심 낮춘 GR 스포츠, 도로 물고 질주…내장 내비게이션, 직관적인 길안내 그래픽
새롭게 추가된 PHEV GR 스포츠는 도요타 모터스포츠 감성을 공도에서 맛볼 수 있게 한 차였다. SUV임에도 마치 세단처럼 도로를 꽉 물고 질주하는 느낌이 들었다. 인천대교 진출입 램프 등 급커브 경사로에서도 차체가 좌우로 기울어지거나 흔들리는 롤링(Rolling) 현상을 보이지 않았다. 스포일러 등 각종 GR 스포츠 전용 파츠와 보강 댐퍼를 통해 무게 중심을 낮추고 조종 안정성을 높였기 때문이다.
내·외관에도 다른 모델과 차별화를 뒀다. 도요타 모터스포츠팀 가주 레이싱(GR) 로고가 시트와 스커프 플레이트, 스티어링 휠 등에 새겨졌다. 그릴 색상과 외장 색상을 통일한 다른 모델과 달리 GR 스포츠의 그릴은 검은색으로 대비돼 좀 더 웅장한 느낌을 자아냈다. 다만 통풍시트와 헤드업디스플레이(HUD)는 GR 스포츠에서 빠졌다. 운전의 본질에 집중하라는 뜻으로 읽혔다.
HEV 리미티드와 PHEV XSE, GR 스포츠 모두 안전사양과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서비스가 대폭 개선됐다. 먼저 운전자 얼굴을 모니터링해 전방 주시 태만과 졸음을 경고하는 '운전자 모니터링 카메라(DMC)'와 교차로에서 접근하는 차량을 감지하고 충돌 위험 시 경고하는 '전방 교차 차량 감지 기능(FCTA)'이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에 추가됐다.
LG유플러스와의 협업으로 내장 내비게이션은 한국 도로 사정에 맞게 더욱 최적화됐다. 어느 차로를 타는 게 유리한지, 갈림길에선 어느 길을 따라야 하는지 별도의 그래픽과 함께 운전자에게 직관적으로 제공했다. 또한 LG유플러스 IPTV에서 즐기는 다양한 영상 콘텐츠들은 '도요타 TV'를 통해 차 안에서 즐길 수 있었다. 어떤 음악을 틀어야할지 고민하지 않아도 '에센셜'에 접속하면 상황별로 선곡된 플레이리스트를 만날 수 있었다.
인천 영종도에서 촬영한 도요타 '올 뉴 RAV4' HEV LIMITED 모델의 센터 디스플레이 모습. LG유플러스와 협업해 개발한 내장 내비게이션이 도로 갈림길을 안내하고 있다. 2026.6.19/뉴스1 김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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