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금융감독원장 2026.6.22 © 뉴스1 안은나 기자
금융당국이 현행 평균 20년인 상장사 회계심사·감리 주기를 코스피 10년, 코스닥 5년으로 단축하는 등 예방적 감독체계 전환을 통한 회계부정 근절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현재 60명 수준인 감리 전담 인력을 150명 규모로 확대하고, 고의적 중대 회계부정 기업을 증시에서 즉각 격리하는 '상장폐지 패스트트랙'을 도입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금융감독원은 24일 서울 여의도 본원에서 '회계 심사·감리제도 개선방향에 관한 연구 세미나'를 개최하고 회계 심사·감리제도 개선을 논의했다.
금융당국은 회계 심사·감리 주기를 코스피는 10년, 코스닥은 5년 수준으로 단축해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회계 부정 사건들은 우리 회계 제도에 대한 신뢰를 위협하고 있다"며 "이는 단순히 개별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자본시장 전반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는 구조적인 위협"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발표를 진행한 박경진 명지대 교수는 회계감리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금융실명법 개정을 통한 '계좌추적권(금융정보 접근권)' 도입을 주장했다.
박 교수는 "현행 회계감리는 피조사자의 자발적 협조에 기반한 임의조사에 머물러 있어 은행 잔액증명 등을 독립적으로 검증하는 데 한계가 있고 증거 인멸 우려도 크다"며 "미국 등 주요 선진국처럼 영장 없는 금융거래 정보 접근권을 표준 인프라로 도입해야 자금 흐름을 정밀하게 규명하고 감리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고 했다.
오명전 숙명여대 교수는 "현재 금감원의 현장 감리 전담 인력은 32명에 불과해 1인당 79개 상장사를 모니터링하기는 불가능한 구조"라며 "'코스피 10년·코스닥 5년'의 목표주기를 달성하려면 현장 인력 100명과 디지털 포렌식 등 지원 인력을 포함해 최소 150명 수준으로 조직을 확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처럼 산업별 특화 팀제로의 조직 전환과 공인회계사 외 다학제적 융합 전문가 채용 확대를 주문했다.
오 교수는 고의적·중대한 회계부정을 저지른 기업에 대한 '한국형 패스트트랙' 상장폐지 제도 도입도 촉구했다. 그는 "증권선물위원회가 고의성을 확정한 중대 분식회계 기업은 개선 기간 없이 즉결 상폐하고, 미국·일본처럼 공공 이익을 훼손한 경우 거래소가 직권 퇴출할 수 있는 포괄적 재량권을 명문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종합토론에서 업계와 학계 관계자들은 계좌추적권 도입은 기본권 보호, 상장 폐지 패스트트랙은 기업의 회복 불가능한 타격 등 부작용 우려가 있는 만큼 신중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책당국인 금융위와 집행기구인 금감원 간 시각차도 나타났다. 이재훈 금감원 회계감리1국장은 "제보 폭주와 행정소송 급증으로 현 감리 인력은 한계 상황"이라며 인력 확충과 고의 사안에 대한 제한적 계좌 추적권 도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류성재 금융위 회계제도팀장은 인력 증원에 따른 금융기관의 분담금 부담과 국민 기본권 침해 우려를 제기하며 감리 효율성 제고와 확실한 통제 장치 마련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상장폐지 패스트트랙에 대해서도 "즉시 격리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상장 폐지 시 투자자가 입을 즉각적인 손실과 피해가 크다"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jupy@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