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 아닌 제조사도 책임…자율주행 시대 보험도 달라진다

경제

이데일리,

2026년 7월 04일, 오전 10:00

[이데일리 김형일 기자] 정부가 2027년 레벨4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목표로 제도 정비를 추진하면서 보험산업도 사고 책임 구조와 보상체계 전반의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율주행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사고 책임 주체가 운전자에서 제조사와 자율주행 운행사업자 등으로 확대되고 새로운 위험도 등장하는 만큼 이에 맞는 보험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자율주행차 차행줗율장 시대가 도래자율주행차 상용화에 따라 보험업도 책임 구조와 보장 체계 전반을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사진=챗GPT)
자율주행차 차행줗율장 시대가 도래자율주행차 상용화에 따라 보험업도 책임 구조와 보장 체계 전반을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사진=챗GPT)


4일 보험연구원의 ‘완전자율주행차 상용화와 보험산업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는 ‘2030 모빌리티 혁신성장 로드맵’에 따라 2027년 레벨4 자율주행차를 출시하고 2028년까지 로보택시와 자율주행 셔틀 등 자율주행 서비스 사업을 제도화할 계획이다. 레벨4는 운전자 개입 없이 차량이 스스로 주행하는 단계로, 사고 책임 구조와 보험시장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현재 국내에서는 자율주행차 사고가 발생하면 차량 보유자가 보험 가입 의무와 함께 1차적인 사고 책임을 부담한다. 반면 주요국은 레벨4 자율주행 시대를 대비해 제조사와 자율주행 운행사업자, 기술감독자 등으로 책임 주체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정비하고 있다. 독일은 제조사와 기술감독자의 법적 의무를 규정하고 있으며, 일본은 자율주행 사업자에게 사고 책임을 부여하고 있다. 영국도 무인 자율주행차 운영자를 새로운 책임 주체로 도입했다.

사고 원인도 기존 운전자 과실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결함과 센서 오류, 해킹, 통신 장애 등으로 다양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보험사는 제조물 책임과 시스템 운영 책임, 사이버 리스크 등을 반영한 새로운 보상체계와 보험상품을 마련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정부도 2027년까지 자율주행차 책임분담 가이드라인 마련을 추진하고 있다.

보험료 산정 방식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자율주행차는 사고 발생 빈도는 줄어들 수 있지만 고가의 첨단장비 탑재와 사고 원인 규명 비용 증가, 소프트웨어 결함 등 새로운 위험으로 사고 한 건당 손해 규모는 커질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새로운 위험을 반영한 데이터 기반 위험평가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보험금 지급과 사고 책임 규명을 위해 차량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사고기록장치와 센서 데이터, 주행로그, OTA(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기록 등은 사고 원인 분석과 책임 판단의 핵심 자료지만 현재는 제조사 중심으로 관리되는 경우가 많다. 보험연구원은 차량 데이터 표준화와 공유를 위한 법·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보험상품도 달라질 전망이다. 미국에서는 자동차보험에 제조물책임보험과 사이버보험 등을 결합한 형태의 상품이 제공되고 있으며, 일본에서도 기존 자동차보험에 피해자 구제 비용을 보장하는 특약이나 자율주행 시스템과 보험을 함께 제공하는 상품이 출시되고 있다. 보험연구원은 국내 역시 자율주행 기술 발전에 맞춘 보험상품 개발과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보험연구원은 향후 레벨4 자율주행이 로보택시와 자율물류 등 기업 중심으로 먼저 상용화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개인용 자동차보험뿐 아니라 B2B 보험시장 확대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내다봤다.

천지연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자율주행차 상용화에 대비해 책임분담 구조 설계와 사고 유형 체계화, 데이터 기반 언더라이팅 체계 구축, 차량 데이터 표준화 및 공유 법제화 등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사고 보상체계의 안정성과 소비자 신뢰를 확보할 수 있도록 자율주행차 보험제도를 선제적으로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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