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토큰은 실제 주식 가격을 따라 움직이도록 만든 디지털 금융상품이다.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가 나스닥에서 거래를 시작한 뒤 백팩의 ‘SKHY’, 엑스스톡스의 ‘SKHYx’, 온도파이낸스의 ‘SKHYon’, 바이낸스의 ‘SKHYB’ 등 4종이 나왔다.
SK하이닉스가 직접 만든 상품은 아니다. 해외 업체가 SK하이닉스 ADR을 사서 보관하거나 담보로 잡은 뒤 별도의 토큰을 발행한 것이다. 네 상품 모두 하이닉스 주가를 따라가지만 일부는 실제 ADR로 바꿀 수 있고, 일부는 가격과 배당에 따른 이익만 받을 수 있다. 토큰을 산다고 곧바로 SK하이닉스 주주가 되는 것은 아니다.
"거래소냐 DEX냐"…상품마다 사는 방법은 '제각각'
국내 투자자가 이들 토큰을 사기까지의 길은 다소 험난하다. 국내 증권사 앱이나 가상자산거래소에서는 살 수 없다. 해외 거래소에 가입하거나 개인 가상자산 지갑을 만든 뒤 USDT(테더), USDC(서클) 같은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보내야 한다.
그나마 해외 거래소에서 쉽게 살 수 있는 상품도 제한적이다. 바이낸스의 SKHYB는 바이낸스 현물시장에서 테더로 거래되지만 현재 한국 거주 계정에는 거래가 막혀 있다. 바이낸스 계정과 테더를 갖고 있어도 국내 이용자는 살 수 없는 셈이다. 반면 엑스스톡스의 SKHYx가 거래되는 미국 가상자산거래소 크라켄은 한국이 명시적인 제외 국가로 올라 있지는 않아 가능하다.
백팩의 SKHY는 접근이 다소 복잡하다. 바이낸스나 크라켄 같은 중앙화거래소에는 상장돼 있지 않고, 솔라나 기반 탈중앙화거래소(DEX)에서 거래된다. 개인 투자자가 사려면 솔라나 지갑을 만들고 USDC와 수수료로 쓸 솔라(SOL)를 넣은 뒤 DEX에 접속해야 한다. 이후 구매한 SKHY를 백팩증권에서 실제 하이닉스 ADR로 바꾸려면 별도의 자격 검증 절차를 거쳐야 한다.
온도의 SKHYon도 백팩과 같이 DEX에서만 거래가 가능하다. 다만 개인 투자자는 온도를 통해 환매하는 것, 즉 SHKYon을 ADR로 바꾸는 것이 불가능하다. 온도의 SKHYon를 환매하기 위해서는 고객확인과 투자자 자격 심사를 거쳐야 하며, 이는 현재는 기관투자자를 중심으로 열려 있다.
탈중앙화 거래소를 통하든, 크라켄과 같은 중앙화 거래소를 이용하든, SK하이닉스 토큰을 사기 위해서는 국내 거래소에서 가상자산을 보내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트래블룰에 따라 본인 명의의 해외 거래소 계정인지 확인받거나 개인 지갑 주소 역시 미리 등록해야 할 수 있다. 보내는 블록체인 네트워크나 지갑 주소를 잘못 입력하면 돈을 되찾기도 어렵다. 코인 개인 지갑을 처음 쓰는 투자자에게는 국내 주식을 사는 것보다 훨씬 복잡한 구조다.
24시간, 소액 거래는 장점
불편을 감수할 만한 장점도 있다. 상품에 따라 미국 증시가 문을 닫은 밤이나 주말에도 거래할 수 있고, 한 주보다 적은 금액만 쪼개 살 수 있다. 예를 들어 바이낸스의 SKHYB는 5달러부터 살 수 있고, 배당금도 세금을 뺀 뒤 토큰에 반영되어 편리하다.
백팩의 SKHY나 온도의 SKHYon처럼 탈중앙화거래소에서 유통되는 상품은 개인 지갑을 연결해 주말에도 거래할 수 있다. 이미 스테이블코인을 보유한 투자자라면 원화를 달러로 환전하거나 해외송금을 거치지 않고 코인을 보내듯 투자할 수 있다는 점도 편리하다. 미국 증시가 끝난 뒤 SK하이닉스와 관련한 큰 소식이 나왔을 때 곧바로 대응할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24시간 거래할 수 있다는 것과 언제든 제값에 팔 수 있다는 것은 다른 문제다. 미국 증시가 쉬는 주말에는 기준이 되는 ADR 가격도 멈춘다. 이때 토큰 거래량이 적으면 실제 ADR보다 비싸게 사거나 싸게 팔 수 있고, 사고 싶은 가격과 팔고 싶은 가격의 차이도 커질 수 있다.
발행사나 주식을 보관하는 수탁기관에 문제가 생길 위험도 있다. 투자자는 국내 증권사 대신 해외 업체에 권리를 청구해야 한다. 의결권과 배당 처리 방식, 실제 ADR로 바꿀 수 있는지 여부도 상품마다 다르다.
국내 투자자에게 하이닉스 주식토큰이 꼭 필요한 상품은 아니다. SK하이닉스 주식은 이미 국내 증권사에서 원화로 손쉽게 살 수 있다. 다만 밤이나 주말에 거래하거나 보유한 스테이블코인으로 소액 투자하려는 사람에게는 새로운 선택지가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