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DX노조, 임단협 백지화 요구…재협상 근거 있나

경제

뉴스1,

2026년 7월 16일, 오후 08:49

경기 수원시 영통구 삼성전자 본사의 모습. 2026.5.26 © 뉴스1 김영운 기자

삼성전자(005930) 디바이스솔루션(DX) 부문을 중심으로 한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동행노조)이 2026년 임금·단체협약 백지화와 추가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며 집회를 진행하면서 이미 조합원 찬반투표와 법적 절차를 거쳐 체결된 협약인 만큼 재협상을 요구할 근거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동행노조는 이날 오후 수원사업장 인근에서 임금교섭 전면 백지화와 DX 임직원 1인당 자사주 1000주 수준의 보상안 마련 등을 요구하며 집회를 열었다.

그러나 이번 협약은 지난해 12월 교섭을 시작한 뒤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절차와 고용노동부 권유에 따른 사후조정을 거쳐 마련됐으며, 지난 5월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73.7%의 찬성으로 최종 가결됐다.

협약 체결 과정에 참여했던 동행노조 역시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초기업노조)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등으로 구성된 공동교섭단의 일원으로 약 5개월간 교섭을 진행했다. 그 때문에 협약 체결 이후 백지화를 요구하는 것은 절차적 측면에서 명분이 약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법원의 판단도 협약 효력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나왔다. 일부 직원들이 제기한 임금·단체교섭 중지 가처분 신청은 기각됐고, 동행노조가 제기한 잠정 합의안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도 각하됐다. 현재까지 협약 효력을 제한하거나 재교섭을 요구할 법원의 판단은 내려지지 않았다.

이번 갈등의 배경에는 사업부 간 보상 격차도 자리하고 있다. 삼성전자 노사는 앞서 AI 메모리 호황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낸 반도체(DS) 부문을 대상으로 영업이익의 약 12%를 특별성과보상 재원으로 활용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DS 부문에는 최대 6억 원대 특별보상이 지급되는 반면 DX부문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의 성과급이 책정되면서 일부 직원들의 반발이 이어졌다.

다만 과거 DX부문 실적이 양호하고 DS부문이 부진했던 시기에도 사업부 간 성과를 교차 지급한 사례는 없었다. 업계에서는 올해 실적 개선 역시 AI 메모리 호황에 따른 DS부문이 대부분 견인한 점을 감안하면 DS 성과를 근거로 DX부문의 추가 성과급을 요구하는 것은 명분이 크지 않다는 시각도 나온다.

16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정문에서 열린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동행노조) 집회에서 조합원들이 2026년 임금협상에 따른 성과급 격차를 규탄하고 있다. 2026.7.16 © 뉴스1 김영운 기자

동행노조가 요구한 자사주 1000주 지급안 역시 현실성이 낮다는 평가다.

임직원 전체에 지급할 경우 약 4934만 5000주의 자사주가 필요하며, 지급일인 이달 8일 종가를 적용하면 약 13조 7000억 원 규모에 달한다. 자사주 지급을 위해서는 이사회와 주주총회 의결 등 관련 절차도 거쳐야 한다.

재계 관계자는 "이미 절차를 거쳐 확정된 단체협약을 일방적으로 백지화할 경우 노사 교섭의 안정성이 훼손될 수 있는 만큼, 향후 보상 체계에 대한 요구는 내년도 임금교섭 틀 안에서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flyhighr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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