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뒤 AI가 일자리 25만개 뺏어…전문직 화이트칼라 직격

경제

이데일리,

2026년 7월 22일, 오후 09:21

[세종=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인공지능(AI)이 생산성을 끌어올려 경제 성장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그 대가로 10년 후에는 전문직과 사무직을 중심으로 연간 25만개가 넘는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는 국책기관의 연구결과가 나왔다.

단순 노무직보다 이른바 ‘화이트칼라’가 받는 타격이 더 클 것이라는 분석으로, 노동시장 변화에 대비한 재교육과 사회안전망 강화 등이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22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AI의 거시경제 영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앞으로 10년간 생성형 AI가 확산하면서 우리 경제의 생산성(총요소생산성)은 1.5%~ 3.5% 높아질 것으로 추정됐다.

보고서는 AI를 먼저 도입한 기업의 직원 1인당 매출이 20% 증가한 사례를 근거로 시간이 지날수록 기업의 생산성이 향상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AI 도입 초기에는 데이터 정비와 직원 교육 등에 따른 투자가 필요해 성과가 더디지만, 시간이 흐르면 생산성이 급격히 오르는 ‘J-커브’ 효과가 나타난다는 설명이다.

반면 노동시장은 작지 않은 충격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10년 뒤 노동시장에서는 매년 약 25만 6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전망이다. 이는 현재 기준 전체 취업자의 2.1%에 달하는 규모다.

AI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직종은 전문가·사무·판매 등 고숙련 화이트칼라 직종이다. 기술적으로 전체 직업의 72%가 일부 자동화될 수 있는데, 특히 정보기술(IT), 연구개발(R&D), 경영·사무 등 컴퓨터로 일하는 직군의 대체 확률이 높았다.

이와 달리 복지·대면 서비스업이나 저임금 단순 노무직은 사람을 직접 상대하는 업무 비중이 높고 자동화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도 크지 않아 AI 도입 속도가 상대적으로 늦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보고서는 화이트칼라 일자리가 곧바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봤다. 현재는 AI 시스템 구축 비용이 높아 실제 경제성이 확보되는 일자리 비중은 전체의 1.4%에 그치기 때문이다.

향후 AI 구축 비용이 하락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현재 1.4% 그치는 경제성을 보증하는 일자리 비중이 10년 뒤엔 8.1%까지 확대할 수 있어서다. 이를 통해 매출은 평균 10.5%가 늘어나며 본격적인 고용 대체가 나타날 수 있다.

보고서는 이 같은 변화가 임금 구조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AI의 영향이 큰 고임금 전문직의 임금 상승세가 둔화하면서 직종 간 임금 격차가 오히려 축소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를 쓴 남창우 KDI 선임연구위원은 정부가 AI 도입 과정에서 생길 고용 충격을 줄이는 조력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 위원은 “AI 타격이 큰 직종을 위해 직무를 다시 설계하고 재교육 지원을 늘리는 한편, 공공 클라우드와 공동 그래픽처리장치(GPU) 센터를 운영해 중소기업의 AI 진입 장벽을 낮춰야 한다”며 “전문직을 중심으로 노사정 협의체를 만들어 미리 직무 전환을 논의하고, 실업급여 사각지대를 없애는 등 사회안전망을 철저히 내실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2026 대한민국 상생 채용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공고 게시대를 살피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2026 대한민국 상생 채용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공고 게시대를 살피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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