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더 램프 레스토랑에서 열린 글로벌 AI리더 만찬에서 참석자들과 건배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최태원 SK그룹회장, 라니 보르카르 마이크로소프트 하드웨어 사장,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이재명 대통령, 혹 탄 브로드컴 CEO,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공동취재) 2026.7.25 © 뉴스1 허경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내놓은'샌프란시스코 AI 선언'은 한국이 단순한 메모리 반도체 공급기지가 아니라글로벌 AI 공급망의 핵심 국가로 도약하겠다는 일종의 출사표다. 동시에 인공지능(AI) 시대에전세계 어느 나라도 한국의 역량과 기술, 가능성을 대체할 수 없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이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의 부름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혹 탄 브로드컴 CEO,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가 달려온 것이 그 증거다.
특히 개발도상국과 '모두가 사용하는 AI'를 표방하며미국과 중국의 AI 패권 경쟁과는 다른 길을 가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는 AI 생태계의 문을 열어두고 연대를 통해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잡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이 대통령은"대한민국은 대체 불가한 글로벌 AI 공급망의 핵심 국가로 도약할 것"이라며"다양한 국가들과 수평적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 새로운 AI 시장을 만들고, 더 많은 나라의 국민들이 AI 혁신의 기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맞춤형 메모리 공급…반도체 경쟁력↑
역시 출발은 반도체다. 다만 기존의 메모리 반도체 공급업체가 아니라 AI 반도체 설계부터 AI 데이터 센터 거설 등 전 과정에 참여하는 그림이다. AI 성능을 최대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GPU와 고대역폭메모리(HBM)가 맞춤형으로 설계돼야 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빅테크들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규모 주문을 약속한 것도 이런 '맞춤형' 메모리 반도체의 필요성 때문이다.삼성전자는 브로드컴과 향후 5년간 2000억 달러 규모의 첨단 메모리 공급 및 AI 칩 파운드리 협력에 나선다.
SK그룹의 협력 사례를 보면 K반도체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다. SK그룹은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앤트로픽, 아마존웹서비스(AWS) 등과 5년간 7500억 달러 규모의 AI 인프라 분야 협력에 합의했다.
먼저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대규모 언어모델(LLM) 학습부터 에이전틱 AI, 피지컬 AI로 확장되는 인프라 수요에 맞춰 HBM 등 차세대 AI 메모리를 함께 개발하고 최적화한다. SK가 사실상 엔비디아의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AI 서버 개발 단계부터 참여한다는 의미다.
SK하이닉스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메모리 장기 공급 협력을 통해 메모리 설루션을 함께 발굴하고 실제 서버 환경에서의 검증을 거쳐 AI 서버용 메모리의 새로운 기준을 정립해 나갈 계획이다.
국내 기업의 HBM이 공급 대상 기업별 특성에 맞춰 설계에 들어가는 모습이다. 과거 메모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고객사에 직접 공급하는 범용 제품이 다수였다. 최근 엔비디아 중심의 AI 생태계에서는 고객 맞춤형 제품 비중이 크게 높아졌다.
AI 칩을 내놓는 글로벌 기업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3개뿐인 메모리 반도체 공급사(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의 주도권이 더욱 강해질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장기 수요·파트너 확보…반도체 피크아웃 우려 덜었다
9500억 달러에 달하는 이번 대규모 협력은 향후 메모리 수요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실으면서 반도체 피크아웃 우려를 잠재웠다.
앞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대한민국 3대 메가 프로젝트' 발표로 과잉투자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계약으로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수요를 확보하면서 생산기지 증설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특히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파트너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삼성전자는 미국 반도체 설계 기업 브로드컴과 2030년까지 향후 5년간 메모리·파운드리 분야에서 2000억 달러(약 293조 원) 이상 규모의 전략적 협력을 추진한다.
파운드리 분야에서는 브로드컴의 차세대 고속 데이터 통신을 지원하는 통신용 반도체 설루션 등 주요 제품군에 2nm 이하 첨단 파운드리 공정을 적용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2nm 공정 기반 첨단 패키징 기술을 통해 브로드컴의 고성능·고효율 AI 반도체 구현을 지원한다.
삼성전자가 메모리, 파운드리, 첨단 패키징을 아우르는 '원스톱(One-Stop) 턴키 설루션'이 가능한 유일한 회사라는 점을 재확인한 셈이다. 2nm 공정에 대한 신뢰성을 확인받은 만큼 앞으로 TSMC 추격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과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2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미드웨이에서 열린 AI 서밋에서 악수하고 있다. 2026.7.25 © 뉴스1 허경 기자
현대차, 피지컬 AI 생태계 구축…네이버, 글로벌 AI 팩토리 확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제시한 비전도 눈길을 사로잡았다.정 회장은 "우리가 추구하는 피지컬 인공지능(AI)은 자동차·로봇과 같은 개별 디바이스 지능화를 넘어 전체 도시 인프라가 유기적으로 연결·운영되는 도시 레벨의 통합 지능화를 실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의 경계를 넘어 자율주행과 로보틱스, AI 팩토리(AI Defined Factory) 등을 아우르는 피지컬 AI(Physical AI) 솔루션 기업으로 전환을 선언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엔비디아와 AI 로봇 개발·검증을 위한 '로봇 레퍼런스 플랫폼'(Robot Reference Platform)을 공동 구축해 대학과 스타트업의 로봇 개발을 지원한다.
현대차그룹은 엔비디아와 블랙웰 GPU 5만장 공급 계약을 비롯해 현대차그룹 '로봇 애플리케이션 센터'를 설립했다. 또 엔비디아 'AI 기술 센터'(AI Technology Center) 등 국내 피지컬 AI 인프라 강화 및 AI 인재 양성을 위한 다양한 협력을 추진 중이다.
네이버는 국내를 넘어 해외로 진출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엔비디아·브룩필드와 협력해 100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 AI 팩토리를 구축한다. 네이버는 확보한 자본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AI 팩토리 사업을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jinny1@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