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MLCC. (사진=삼성전자)
삼성전기는 안내문에서 “최근 글로벌 전자산업의 구조적인 수요 증가로 공급망 부담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생산 효율화와 생산라인 확대에 투자했지만 제품 품질과 안정적인 공급을 유지하려면 가격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앞서 일본 업체들도 가격 인상에 나섰다. MLCC 3위 업체 타이요유덴은 오는 9월 1일 출하분부터 MLCC 가격을 추가로 올려 달라고 고객사에 요청했다. 지난달 한 차례 가격 개정을 요청했지만 원재료 가격 상승분을 충분히 흡수하지 못했다는 이유다. 특히 회사 측은 가격을 조정하더라도 고객사가 요구하는 납기를 보장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업계 1위 무라타도 지난 4월 AI 서버·전장용 등 일부 고부가 MLCC 가격을 인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격 인상의 배경에는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가 있다. 구글의 텐서처리장치(TPU)와 아마존웹서비스(AWS)의 트레이니엄 등 빅테크가 자체 AI 가속기 도입을 늘리면서 고용량·저전압·초소형 MLCC 주문이 급증하고 있다. AI 서버용 제품은 모바일용보다 가격이 최소 3배 이상 비싼 데다 탑재량도 훨씬 많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달 MLCC 출하량은 무라타 1400억개, 삼성전기 980억개, 타이요유덴 400억개로 각각 최근 5년 내 월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출하량을 100으로 봤을 때 신규 주문량은 삼성전기 131, 무라타 130, 타이요유덴 125에 달했다. 생산해 내보낸 물량보다 새로 들어온 주문이 최대 31% 많다는 의미다.
트렌드포스는 “주요 MLCC 제품의 재고가 30일분 미만으로 줄어든 가운데 물량을 선제적으로 확보한 대리점들은 가격을 평균 20~25% 인상하고 있다”며 “일부 현물시장에서는 기존 가격의 2~3배에 거래되는 제품도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급자 우위의 시장은 삼성전기의 실적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삼성전기는 지난달과 이달 글로벌 빅테크로부터 각각 4539억9000만원과 2951억2000만원 규모의 AI 서버용 MLCC 공급계약을 따냈다. 공개된 신규 수주액만 7491억1000만원으로, 모두 2027년 공급 물량이다.
삼성전기는 올해 2분기 실적을 30일 발표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시장 컨센서스는 매출 3조3162억원, 영업이익 40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1%, 90.6% 증가한 수준이다. MLCC와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 등 AI 서버용 고부가 부품 수요가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최근 가격 인상 효과는 하반기부터 본격 반영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