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개입에도 '엔화 약세'…美日 금리차 좁히는 게 '관건'

경제

뉴스1,

2026년 8월 07일, 오전 11:49

3일 서울 중구 명동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와 엔화를 정리하고 있다. 2026.8.3 © 뉴스1 이호윤 기자

일본 정부가 역대 최대 규모인 13조 7000억 엔을 투입해 엔화 방어에 나섰지만 추세적인 엔화 강세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과 공동 개입이라는 초유의 카드까지 꺼내 들었지만 미·일 금리 차가 유지되는 한 개입 효과는 일시적인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7일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최근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63엔을 웃돌며 40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한 뒤 일본 재무성의 시장 개입과 미·일 정책 공조로 150엔 후반대로 내려왔다. 그동안 누적됐던 엔화 순매도 포지션의 숏커버링과 7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강달러 압력이 다소 완화된 점도 엔화 반등을 뒷받침했다.


이번 개입은 7월 말 이후 누적 약 13조 7000억 엔으로 추정돼 역대 최대 규모다. 첫 실개입 당시 엔·달러 환율은 4~5엔 급락했고 이후 추가 개입으로 3~4엔 더 하락했다.

미국도 환율 레이트 체크(rate check)에 나서며 사실상 공동 대응에 나섰고, 외환안정기금(ESF)에서 유로화를 매도해 엔화를 매수하는 방식으로 일본을 지원했다. 미 국채를 직접 매각하지 않고도 개입 여력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과거와 차별화됐다는 평가다.

증권가는 이번 개입이 엔화 약세의 흐름을 뒤집기보다는 '시간을 버는 조치'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이진경 신한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조치는 규모와 방식, 공조 수준에서 과거 개입과 차별화되지만 엔화 약세 추세 자체를 바꾸기보다는 정책 변화가 나타날 때까지 시간을 벌어준 성격에 가깝다"고 말했다.

중요한 건 개입 규모보다 금리 인상이었다. 2024년과 2026년 4월에는 대규모 개입에도 엔·달러 환율은 3~5엔 하락하는 데 그쳤고 이후 다시 상승했다. 반면 2024년 7월 개입 규모는 약 5조 엔으로 상대적으로 작았지만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과 미국 고용 둔화가 맞물리면서 엔·달러 환율이 최대 20엔 하락하는 추세 전환이 나타났다.

현재 일본은 여전히 마이너스 실질금리가 이어지고 있어 구조적인 엔화 약세 압력이 남아 있다. 엔화가 추세적으로 강세를 보이려면 BOJ의 추가 금리 인상과 미국 경기 둔화에 따른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완화로 미·일 금리 차가 축소돼야 한다고 내다봤다.

신한투자증권은 BOJ가 10월 0.25%포인트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기본 시나리오로 제시하면서도 이르면 9월 인상 가능성도 열어뒀다.


글로벌 위험회피 심리가 커질 경우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도 엔화 강세 요인이 될 수 있다. 엔 캐리 트레이드는 금리가 낮은 일본에서 엔화를 빌려 상대적으로 기대수익률이 높은 해외 자산에 투자하는 거래다. 엔화 가치가 오르면 빌린 엔화를 갚는 부담이 커지고, 투자자들은 보유한 해외 자산을 팔아 엔화를 되사면서 관련 포지션을 '청산'하게 된다.

이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국면에서 주목할 점은 청산될 재료 자체가 이미 일정 부분 누적돼 있다는 점"이라며 "엔화 투기적 순매도 포지션의 누적에 일본 소재 외국은행 지점의 본점 송금액이 점진적으로 누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과거 금융위기 당시 해당 계정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누적됐고 이는 엔캐리트레이드 청산의 재료가 됐다"면서도 "현재 수준은 과거 사상 최고치의 절반 수준(약 14조 엔)에 불과해 급격한 엔 캐리 청산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추가 개입이 나올 때마다 엔·달러 환율이 일시적으로 하락한 뒤 횡보하는 흐름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며 "BOJ의 실제 금리 인상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단기 변동성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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