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행거리 조작’ 중고차 샀다가 낭패...보상은[호갱NO]

경제

이데일리,

2026년 8월 08일, 오전 10:01

[세종=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Q. 주행거리 9만 9423㎞인 중고차를 3750만원에 샀습니다. 그런데 차량 이력을 조회해보니 5년 전 이미 10만㎞를 넘었고, 이후 주행거리가 3만㎞대로 줄어든 기록이 있었는데요. 환불 받을 수 있을까요.

(사진=chatGPT)
(사진=chatGPT)
A. 결론부터 말하면, 소비자원은 판매업체가 직접 주행거리를 조작했거나 조작 사실을 알고 판매했다는 증거가 없더라도 배상 책임을 져야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중고차 매매업자는 판매 차량의 상태와 이력을 확인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기 때문인데요.

다만 차량 가격 전액을 돌려받는 것과 별개로, 실제 발생한 손해가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 배상액이 결정될 수 있습니다.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위원회)에 따르면 A씨는 2022년 2월 중고자동차 매매업체로부터 주행거리 9만 9423㎞로 표시된 차량을 3750만원에 구매했습니다. 취득세와 등록세 약 300만원은 별도로 지급했고요.

그런데 차량을 구매한 뒤 한국교통안전공단의 ‘자동차365’를 통해 차량 정보를 조회하면서 문제가 드러났습니다.

해당 차량은 2017년 10월11일 기준 주행거리가 이미 10만㎞를 넘었습니다. 이후에는 주행거리가 3만 5200㎞로 줄어든 것도 확인됐습니다. 주행거리가 조작된 차량이었던 것인데요.

A씨가 문제를 제기하자 판매업체는 2022년 3월 차량을 다시 사들이는 방식으로 매매대금 3750만원을 돌려주겠다고 제안했습니다.

하지만 A씨는 차량을 구매하면서 기존에 운행하던 자동차를 매우 저렴한 가격에 처분했다며 추가적인 손해배상을 요구했고, 판매업체가 이에 동의하지 않으면서 양측은 합의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여기에 같은 해 6월 차량의 터보차저까지 손상됐습니다. A씨는 수리비로 약 1000만원을 지출했다고 주장했는데요.

이에 A씨는 판매업체에 차량 매매대금 환급과 함께 터보차저 수리비 1000만원, 차량 교환가치 감소분 약 1000만원 등 총 2000만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했습니다.

판매업체 측은 주행거리 조작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맞섰습니다. 분쟁을 원만하게 해결하기 위해 차량 재매입을 제안했지만 A씨가 과도한 추가 배상을 요구해 합의하지 못했고, 이후 차량 주행거리까지 늘어난 만큼 재매입도 어렵다는 입장이었습니다.

위원회는 우선 해당 차량의 주행거리가 2017년 10월께 조작된 사실 자체는 인정했습니다.

다만 판매업체가 직접 주행거리 조작에 관여했거나 조작 사실을 알고도 A씨를 속여 차량을 판매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는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렇다고 판매업체에 책임이 없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위원회는 판매업체가 중고자동차매매업자로서 자동차관리법 등에 따른 매매 대상 차량 확인 의무를 부담한다고 봤습니다.

특히 일반 소비자인 A씨도 차량을 구매한 지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아 주행거리 조작 사실을 비교적 쉽게 확인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전문 중고차 매매업체가 사전에 이를 확인하지 못했다면 중고차 매매업자로서 요구되는 주의의무를 다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입니다.

위원회는 이에 따라 판매업체가 주의의무 위반으로 A씨에게 발생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는데요.

다만 A씨가 요구한 매매대금 전액 환급과 2000만원의 추가 손해배상이 모두 인정된 것은 아닙니다.

위원회는 조정결정 당시 같은 종류의 중고차 시세가 1180만~2390만원 사이에 형성돼 있는 점 등을 고려했습니다. 차량의 연식이 2014년 또는 2015년이고 실제 주행거리 등에 따라 가격 차이가 있어 정확한 손해액을 확정하기 어렵다는 점도 감안했습니다.

이를 토대로 판매업체가 A씨에게 지급해야 할 손해배상액을 1000만원으로 정했습니다.

터보차저 수리비도 별도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터보차저 고장은 차량 관리 상태 등에 따라서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주행거리 조작으로 인해 고장이 발생했다고 단정할 수 없었기 때문인데요.

위원회는 A씨가 입은 손해를 차량을 구입하면서 지급한 금액과 당시 해당 차량의 적정 가치 사이의 차액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봤습니다.

결국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판매업체가 A씨에게 1000만원을 지급하는 것으로 조정 결정했습니다.

소비자원은 중고차를 구매할 때는 판매업체가 제시하는 차량 정보만 믿기보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365’ 등을 통해 과거 주행거리와 검사 이력을 직접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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