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신주 과학단지에 있는 TSMC 혁신박물관에서 관람객들이 웨이퍼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8인치 웨이퍼는 통상 회로 선폭 90나노미터(㎚) 이상인 시스템반도체를 만드는 데 사용된다. 12인치보다 생산성이 떨어지지만 PMIC와 DDI, 이미지센서, 자동차·산업용 전력반도체 등은 여전히 8인치 공정 의존도가 높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TSMC는 수익성이 높은 12인치 선단공정과 첨단 패키징에 투자를 집중하며 8인치 생산능력을 줄이고 있다. 중국 파운드리 SMIC와 화훙도 신규 투자의 무게중심을 12인치로 옮기는 추세다. 반면 AI 서버와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모가 커지면서 전력 흐름을 제어하는 PMIC 주문은 빠르게 늘고 있다. 공급은 축소되는데 수요는 증가하는 구조가 만들어진 셈이다.
DB하이텍은 사실상 완전가동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AI 서버용 PMIC뿐 아니라 산업·자동차용 전력반도체 주문까지 늘면서 고객사가 요구한 물량을 모두 배정하기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상반기 가격 인상과 가동률 상승에 힘입어 DB하이텍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각각 23%, 43% 증가했다.
가격 인상은 중국과 대만 업체들로 확산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SMIC는 올해 1분기 8인치 웨이퍼 가격을 전 분기보다 5~10% 올린 데 이어 2분기에도 8인치 고전압 150나노 공정 가격을 추가로 5% 인상했다. 대만 뱅가드는 2분기 10~15%, UMC는 10%, PSMC는 5% 각각 가격을 올렸다. 화훙 역시 8인치 생산라인이 사실상 완전가동 상태에 들어선 가운데 지난해부터 가격을 꾸준히 올리고 있다.
이러한 공급자 우위 국면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글로벌 8인치 팹 생산능력은 지난해 0.3% 감소한 데 이어 올해 2.4%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SMIC, 뱅가드 등이 일부 증설에 나서고 있지만 삼성전자와 TSMC가 줄인 물량을 메우지 못하면서 전체 생산능력이 계속 감소한다는 분석이다. 평균 가동률은 지난해 75~80%에서 올해 85~90%로 상승할 전망이다.
AI 바람에 따른 부품 병목 현상은 구형 칩 외에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고성능 반도체 기판 등에서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 한 산업계 관계자는 “AI 수요가 최선단 반도체뿐 아니라 전력반도체와 범용 부품 등 공급망 전반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