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큰증권법 시행 앞뒀는데…금융위 하위법령 개정 하세월

경제

이데일리,

2026년 8월 19일, 오후 06:40

[이데일리 서민지 기자] 내년 2월 토큰증권발행(STO) 제도 시행이 6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금융당국이 지난달 발표하기로 했던 하위법규와 가이드라인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기초자산 적격성이나 자산 풀링(pooling) 등 상품 설계에 필요한 핵심 기준이 정해지지 않으면서 업계에서는 준비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토큰증권 관련 시행령 개정안과 가이드라인 발표를 앞두고 막바지 의견 조율을 진행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당초 지난달 세부 기준 발표를 목표로 민관 합동 협의체를 구성해 논의를 이어왔지만 예상보다 발표 시점이 늦어지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발표 시점은 발표 범위와 다른 정책 발표 일정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사진=금융위원회)
(사진=금융위원회)
지난 1월 국회를 통과한 토큰증권 관련 법안인 자본시장법·전자증권법 개정안은 내년 2월 4일 시행된다. 분산원장 기술을 활용한 토큰증권을 자본시장법상 ‘증권’으로 인정하고 발행·유통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것이 핵심이다.

업계는 당국의 세부 기준 발표만 기다리고 있다. 기초자산 적격성 판단 기준을 비롯해 가치평가 기준과 절차, 투자자에게 제공해야 할 정보의 범위 등이 정해져야 구체적인 상품 설계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여러 기초자산을 묶어 하나의 상품으로 발행하는 ‘풀링’ 방식의 허용 범위도 관건이다. 어떤 자산을 ‘동일 종류’로 볼 것인지, 서로 다른 자산을 어느 범위까지 묶을 수 있는지 등에 대한 기준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유통시장 준비 기간이 촉박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향후 조각투자 장외거래소가 STO까지 원활하게 수용할 수 있을지 불확실해서다.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사업자 예비인가를 받은 NXT컨소시엄과 KDX는 지난 10일 본인가를 신청했으며 오는 4분기 시장 개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신청 서류 검토와 현장실사, 외부평가 등을 거쳐 증권선물위원회와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최종 인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행령에서 장외거래중개업자가 취급할 수 있는 상품의 범위 등 구체적인 기준이 나와야 시스템과 상품을 준비할 수 있다”며 “현재 일정대로라면 내년 2월 제도는 시행되더라도 거래는 못 하고 발행만 가능한 상황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신탁과 관련한 후속 입법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동산 임대수익이나 음원 저작권·특허권 등 비금전 자산을 기초로 한 신탁수익증권 관련 법안은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이 발의해 현재 국회 정무위원회에 계류돼 있다.

토큰증권은 정형증권과 비정형증권으로 나뉘며 비정형증권에는 비금전신탁수익증권과 투자계약증권 등이 포함된다. 비금전신탁수익증권은 자산을 전문 신탁사에 맡긴 뒤 해당 신탁재산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받을 권리를 증권 형태로 발행하는 구조다.

현재 관련 기업들은 자산유동화법에 따라 신탁수익증권을 발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기초자산을 먼저 매입해야 하는 데다 별도의 자금까지 묶이는 구조여서 자본력이 부족한 사업자에게는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다.

제도 설계가 늦어지는 사이 조각투자 상품 공급은 크게 줄고 있다.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조각투자 발행 건수는 지난해 50건에서 올해 14건으로 감소했다. 발행금액도 지난해 132억5000만원에서 올해 48억7000만원으로 절반 이하로 줄었다.

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은 “초기 시장의 관심은 결국 기초자산 범위가 얼마나 확대될 수 있는지에 집중될 것”이라며 “기존 조각투자 시장에서 활용돼 온 기초자산의 종류가 제한적인 데다 일부 자산군에서는 신규 발행이 둔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심 연구원은 “초기에는 블록체인 기술의 활용 범위보다 투자자의 수요를 확보할 수 있는 상품의 공급과 이를 거래할 수 있는 유통시장 형성이 우선적인 과제”라며 “기존 조각투자 상품과 차별화된 투자대상이 새롭게 편입될 경우 토큰증권 제도화가 단순한 기존 시장의 제도권 편입을 넘어 새로운 투자상품 시장 형성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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