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노동위원회는 24일 HD현대중공업 노동쟁의 사안과 관련 2차 회의를 진행해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다. 조정 중지는 노사 양측의 의견 차이가 너무 커 더 이상 중재(조정)를 진행할 수 없다고 판단해 조정을 끝내는 결정이다.
이번 중노위 결정에 따라 노조는 합법적인 쟁의권 요건을 모두 갖추기 위해 25~27일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한다. 이 투표에서 가결 결정을 내리면 노조는 사측과 추가 협의 나선다. 다만 이마저 불발되면 파업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도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총 5차례 전면 파업을 벌였지만 올해는 이를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무엇보다 반도체 업계에서 확산한 ‘N% 성과급’ 이슈가 옮겨 붙으면서, 노조는 영업이익의 최소 30%를 성과급으로 공유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지난해 HD현대중공업의 연간 영업이익 약 2조5000억원을 기준으로 성과급 규모를 단순 계산하면, 노조가 요구하는 성과 공유 재원은 약 70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HD현대중공업 노조원들이 울산 본사 조선소에서 집회 시위를 벌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화오션도 지난해와는 전혀 다른 양상의 임단협이 펼쳐지고 있다. 지난해 원·하청 동일 성과급 지급으로 정부로부터 모범사례로 거론됐지만 올해는 하청 노조와의 갈등으로 파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 급식·통근버스·시설관리를 하는 협력업체인 웰리브지회를 비롯해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등은 원청인 한화오션이 단체교섭을 거부하고 있다며 대규모 파업을 예고했다. 사측은 중노위가 결정한 하청노조가 주장하는 사용자성 판단에 불복해 법원에 행정 소송을 제기했다.
삼성중공업은 아직 다른 조선업체에 비해 임단협 진행 사항이 더디긴 하지만 호황에 따른 성과 공유와 노동자 대표 교섭 문제 등이 올해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N% 성과급을 들고 나온 HD현대중공업의 파업 여부가 임단협에서 사측에 강한 압박 요인이 될 것으로 업계는 점치고 있다.
조선업계 파업이 현실화 할 경우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이미 조선 주요 3사의 상반기 기준 수주 잔고는 200조원을 넘어섰다. 이런 상황에서 생산 차질이 장기화할 경우 납기 일정이 밀리며 생산 효율이 떨어지고 인건비, 외주비 등 원가 부담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선박은 블록 제작과 조립, 탑재, 도크 작업, 진수, 안벽 작업, 시운전 등 여러 공정이 순차적으로 연결된다. 이 때문에 특정 공정에서 작업이 중단되면 해당 선박의 일정뿐 아니라 뒤에서 건조를 기다리는 선박의 도크·생산 일정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미국 조선·방산 사업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국내 조선사들은 미국과 마스가 프로젝트를 통해 지난해부터 진행하던 함정 MRO(유지·보수·정비) 사업을 넘어 올해는 선박 건조로 확대를 노리고 있다. 만약 파업 장기화로 생산 안정성과 납기 대응 능력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 양국 협력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조선업계는 당장 신규 수주보다는 이미 확보한 물량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소화하느냐가 중요한 시점”이라며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수주 자체보다 생산성과 납기 관리 측면에서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전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