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0조 '슈퍼예산'에도 나라살림 나아졌다…관리재정수지·국가채무 개선

경제

뉴스1,

2026년 9월 01일, 오후 12:31

© 뉴스1 윤주희 디자이너

정부가 내년 총지출을 820조 9000억 원으로 편성했다. 올해보다 12.8% 늘어난 규모로, 역대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반면 반도체 호황에 따른 대규모 세수 증가에 힘입어 재정건전성 지표는 오히려 개선된다. 실질적인 나라살림을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올해 -3.9%에서 내년 -0.1%로 3.8%포인트(p) 개선되고, 국가채무비율도 51.6%에서 48.3%로 3.3%p 낮아진다.

내년 국세수입이 올해보다 194조 2000억 원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지출을 역대 최대 폭으로 확대하고도 관리재정수지는 최근 20년 내 가장 양호한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정부는 1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7년 예산안'을 의결했다.

내년 총지출은 820조 9000억 원으로 올해 본예산 727조 9000억 원보다 93조 원(12.8%) 늘어난다. 정부에 따르면 12.8%의 증가율은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이다. 종전에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10.6%가 가장 높았고 2019년 9.5%, 2020년 9.1% 등이 뒤를 이었다.

정부는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고 양극화를 완화하기 위해 적극적인 재정투자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예산안 브리핑에서 "성장잠재력, 잠재성장률이 추세적으로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는 것이 우리가 더 주목해야 할 지점"이라며 "적극적인 재정투자를 통해 V자형 경제회복을 보다 공고히 견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출이 역대 최대 폭으로 늘지만 재정건전성 지표는 오히려 큰 폭으로 개선된다.

내년 관리재정수지는 3조 1000억 원 적자로 전망됐다. GDP 대비로는 -0.1%로, 올해 본예산 기준 -3.9%에서 적자 폭이 3.8%포인트(p) 개선된다. 올해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본예산 기준 107조 8000억 원이다.

통합재정수지도 깉은 기준 올해 52조 7000억 원 적자에서 내년 59조 9000억 원 흑자로 돌아선다. GDP 대비 통합재정수지는 -1.9%에서 1.9%로 개선된다. 정부는 내년 관리재정수지가 최근 20년 내 가장 양호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국가채무는 금액 자체로는 증가하지만 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GDP 대비 비율은 하락한다. 국가채무는 올해 본예산 기준 1413조 8000억 원에서 내년 1519조 8000억 원으로 106조 원 늘어난다.

그러나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같은 기간 51.6%에서 48.3%로 3.3%p 낮아진다.

정부는 2030년까지 국가채무비율을 40% 후반 수준으로 관리하고 관리재정수지도 GDP 대비 -3% 이내에서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기존 2025~2029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의 추세와 비교하면 2030년 국가채무비율을 10%p 이상 낮춘다는 목표다.

재정지표가 개선되는 가장 큰 배경은 세수 증가다.

내년 총수입은 880조 8000억 원으로 올해보다 205조 6000억 원(30.4%) 증가한다. 국세수입은 반도체 호황에 따른 법인세와 소득세 증가 등에 힘입어 390조 2000억 원에서 584조 4000억 원으로 194조 2000억 원(49.8%)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는 늘어난 세수를 모두 당해 연도 지출에 사용하지 않고 내년 신설하는 미래대응기금에 상당 부분 적립한다. 내년 미래대응기금 수입은 162조 3000억 원이며 이 가운데 사업비로 45조 4000억 원을 투입한다. 104조 4000억 원 이상은 여유자금으로 운용하고 미래대응기금을 활용해 신규 국채 발행 물량도 12조 5000억 원 줄일 계획이다.

정부는 세수 증가분을 모두 일반회계 지출로 돌렸다면 총지출 증가율이 27%를 넘어섰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창환 기획예산처 예산총괄심의관은 브리핑에서 "104조 4000억 원을 기금 여유재원으로 적립하지 않고 일반회계로 갔다면 내년 예산 증가율이 27%가 넘는다"며 "반대로 이를 모두 국가채무를 줄이는 데 쓸 경우 국채시장 자체가 형성되지 않는 문제가 있어 그 중간의 균형점을 찾기 위한 노력이었다"고 설명했다.

지출구조조정도 병행한다. 정부는 재량지출에서 역대 최대인 38조 6000억 원을 줄이고 전체 재정사업의 10%가 넘는 2100여개 사업을 폐지한다. 지방교부세와 교육교부금 개편 등을 포함한 의무지출 구조개혁을 통해서도 69조 원을 조정한다.

박 장관은 "경제성장과 재정건전화의 양대 축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며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상징적 시점이자 역사적인 계기"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가채무비율을 기존 중기계획보다 10%p 이상 떨어뜨려 국민과 미래세대가 걱정하는 국가채무비율을 확실하게 늦춰놓는 시작점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thisriv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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