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대신 AI가 쇼핑한다…유통·플랫폼 '새 경쟁' 시작됐다

경제

이데일리,

2026년 9월 01일, 오후 07:50

[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인공지능(AI)이 상품 추천을 넘어 소비자를 대신해 탐색·비교부터 구매·결제까지 수행하는 ‘에이전틱 커머스(Agentic Commerce)’가 유통·플랫폼 산업의 새로운 경쟁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기존 검색·트래픽 중심의 경쟁에서 AI가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와 실제 거래를 수행하는 역량이 중요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사진=GS리테일)
(사진=GS리테일)
한국마케팅학회와 한국지능정보시스템학회는 지난달 28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AI 시대, 플랫폼 생태계 공진화’를 주제로 산학혁신포럼을 개최했다. 플랫폼·유통·광고·소비자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해 에이전틱 AI 확산에 따른 산업 생태계 변화와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김시우 삼정KPMG 전무는 소비자가 직접 상품을 검색·비교하는 기존 이커머스에서 AI가 소비자의 의도를 파악하고 구매·결제까지 수행하는 에이전틱 커머스로 전환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AI가 활용할 수 있는 상품 데이터의 품질과 결제·인증 인프라, 서비스 간 연계 역량이 기업의 새로운 경쟁 요소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민기 KAIST 경영대학 교수도 유통 경쟁의 중심이 검색과 트래픽에서 데이터와 실제 거래를 완성하는 실행 역량으로 이동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 교수는 “AI 플랫폼은 소비자의 의도를, 유통기업은 가격·재고·물류·배송 등 실제 거래를 완성하는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며 AI 생태계에서 대체하기 어려운 파트너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광고와 유통 현장의 변화도 주요 화두로 다뤄졌다. 신원수 한국디지털광고협회 부회장은 AI가 소비자를 대신해 쇼핑하면서 검색이나 클릭 없이 구매가 이뤄지는 ‘제로 클릭 쇼핑(Zero-Click Shopping)’이 확산할 것으로 전망했다. 곽창헌 GS리테일 지속가능경영부문장은 온라인 시대의 검색순위 경쟁이 AI 시대에는 ‘추천 후보군에 포함되는가’를 둘러싼 경쟁으로 바뀔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상품·가격·재고·배송 정보를 AI가 이해할 수 있도록 구조화하는 역량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는 AI에 선택을 맡기더라도 최종 결정권은 소비자에게 남겨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제로 클릭(Zero-Click)이 제로 초이스(Zero-Choice)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AI가 어떤 기준으로 상품을 추천하고 선택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의사결정 보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연승 한국마케팅학회장은 “AI 에이전트의 확산은 단순한 쇼핑 기술의 변화가 아니라 유통·플랫폼의 경쟁구조와 광고·마케팅, 소비자 보호, 데이터 전략과 정책·규제체계까지 함께 변화시키는 산업적 전환점”이라며 “AI 플랫폼·유통기업·브랜드·소비자가 함께 가치를 만들어가는 생태계 공진화 관점에서 산업의 미래를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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