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60조 ‘빅딜’…통합 기단 바꾸고 한미 경제협력 힘 보탠다

경제

이데일리,

2026년 September 16일, PM 07:37

[이데일리 이윤화 김상윤 기자] 오는 12월 아시아나항공을 합병하는 대한항공이 총 60조원에 이르는 계약으로 보잉 항공기 103대를 대거 확보하며 ‘통합 대한항공’의 중장기 기단 재편에 나선다. 2039년까지 순차적으로 노후 기재를 퇴역시키고 차세대 항공기로 대체해, 통합 기단의 운영 효율을 극대화한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한미가 3500억달러(약 480조원) 규모 대미 전략투자의 구체적인 이행 방안을 놓고 협의를 이어가는 가운데 미국산 수출과 제조업 고용에 대한 한국 민간 기업의 기여를 보여주면서, 협상을 뒷받침할 민간 차원의 성과로도 주목된다.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대한항공-보잉·GE 구매계약 체결 기념식에서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부)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대한항공-보잉·GE 구매계약 체결 기념식에서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부)
◇역사상 최대 규모 항공기 구매

16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회사는 미국 보잉과 총 362억달러(약 50조원) 규모의 차세대 항공기 103대 구매 계약을 최종 확정했다. 2039년까지 순차적으로 인도된다.

103대는 대한항공 역사상 최대 규모의 항공기 구매다. 도입 기종은 △777-9 20대 △787-10 25대 △737-10 50대 △777-8F 화물기 8대다. 중·대형 장거리 여객기부터 단거리용 협동체 여객기, 화물기까지 주요 기종을 한꺼번에 확보했다.

대한항공은 신규 도입 기단을 기존 노후 항공기를 대체하는 데 활용할 예정이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지난해 구매 계획을 발표할 당시 새로 도입하는 보잉 항공기의 약 80%를 기존 항공기 대체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대한항공은 오는 12월 17일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이 예정된 만큼 대규모 기재 교체 필요성이 커졌다. 지난해 말 기준 대한항공은 167대, 아시아나항공은 68대의 항공기를 보유해 양사를 단순 합산하면 235대에 이르는데, 통합 이후 양사가 각각 운영하던 다양한 항공기와 운항·정비 체계를 하나로 묶어야 한다. 양사의 노선과 스케줄 재편과 함께 신형 기재를 중심으로 기단을 재편하면 연료 효율과 운항 효율을 높일 수 있다.

항공기 공급 지연 장기화 속 2030년대 후반까지 필요한 물량을 미리 확보한 측면도 있다. 코로나19 이후 항공 수요가 빠르게 회복한 반면 보잉과 에어버스의 생산 차질과 부품 공급망 문제가 이어지며 신형 항공기 인도 대기기간이 길어진 상황이다. 항공사 입장에선 원하는 시점에 필요한 기재를 확보하는 것 자체가 경쟁력이 된 셈이다.

대한항공은 기체뿐 아니라 엔진 공급과 정비 체계도 장기간 묶었다. GE에어로스페이스와 CFM인터내셔널로부터 예비 엔진 21대를 구매하고, GE에어로스페이스와는 28대 항공기에 대해 15년간 엔진 정비서비스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약 86억달러다. 최근 글로벌 항공업계에서 엔진 공급과 정비 지연이 항공기 운항률을 떨어뜨리는 주요 요인으로 부각된 가운데 예비 엔진과 장기 정비계약까지 함께 확보해 운항 안정성을 높이려는 전략이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대미투자 협상 뒷받침할 ‘민간 청구서’

이번 계약은 한미 경제협력에서도 작지 않은 의미를 갖는다. 지난해 8월 이재명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계기로 워싱턴에서 발표된 구매 계획이 약 1년 만에 확정 계약으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이번 계약은 민간 기업의 상업 거래인 만큼 한미가 정부 차원에서 추진 중인 3500억달러 규모 대미 전략투자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양국의 대미투자 협상과 완전히 무관한 성과도 아니다. 3500억달러 투자 계획의 세부 사업과 집행 조건을 둘러싼 한미 협의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한국 기업이 미국의 수출과 제조업 고용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구체적인 사례이기 때문이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해 구매 계획 발표 당시 이번 거래에 미국산 수출분 330억달러 이상이 포함되고 미국 내 13만5000개 이상의 일자리를 뒷받침할 것으로 추산했다.

한국 정부로서는 3500억달러 전략투자와 별도로 국내 기업이 이미 미국 경제에 상당한 규모로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한미 경제협력 논의 과정에서 부각할 수 있다. 특히 미국이 자국 내 투자와 제조업 일자리 확대를 강조하고 있는 만큼 보잉과 GE에어로스페이스를 비롯한 미국 항공산업에 직접적인 수출·고용 효과를 내는 이번 계약은 양국이 체감할 수 있는 민간 차원의 협력 성과로 평가된다.

조원태 회장은 “단순한 기업 간 거래를 넘어 한·미 양국의 굳건한 경제·기술 동맹을 더욱 강화하는 신뢰의 이정표”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월 7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앙카라 대통령궁에서 열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부부 주최 공식 환영 만찬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월 7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앙카라 대통령궁에서 열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부부 주최 공식 환영 만찬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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