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 기침까지 듣는다"…농장 누비는 AI 로봇, '무인농장' 성큼

경제

뉴스1,

2026년 September 18일, PM 04:47

조용준 로봇웨어에이아이 대표가 18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스타트업캠퍼스에서 열린 '반려동물 산업 육성 협의회 제21회 IR(기업설명회) 데이'에서 피지컬 인공지능(AI) 기반 완전 무인 자율 농장 시스템을 설명하고 있다. 2026.9.18 © 뉴스1 김영운 기자

수만 마리의 닭이 있는 축사 안을 로봇 한 대가 돌아다닌다. 닭들 사이를 피해 움직이다 폐사한 닭이나 바닥에 떨어진 계란을 찾아낸다. 닭이 생활하는 높이에서 온도와 습도를 재고, 기침 소리에도 귀를 기울인다.

로봇이 모은 정보는 인공지능(AI)이 분석한다. 평소보다 닭의 움직임이 줄거나 기침 소리가 늘어나는 등 이상 징후가 포착되면 질병 가능성을 살피고 필요할 경우 수의사에게 관련 정보를 전달한다.

사람이 축사를 돌며 눈과 귀로 확인하던 일을 AI와 자율주행 로봇이 24시간 대신하는 '무인 농장'의 모습이다.

18일 경기 성남 판교스타트업캠퍼스에서 열린 반려동물산업육성협의회 '제21회 반려동물 IR데이'에서는 이 같은 '완전 무인 자율 농장'을 목표로 하는 로봇웨어에이아이(RobotWare.Ai)의 기술이 소개됐다.

이날 발표기업으로 나선 로봇웨어에이아이(대표 조용준)는 AI(인공지능)와 자율주행 로봇을 결합해 농장 관리를 자동화하는 딥테크 기업이다. 회사가 내세우는 핵심은 AI라는 '두뇌'에 현장에서 움직이는 로봇이라는 '몸'을 결합한 '피지컬 AI(Physical AI)'다.

기존 스마트팜이 온도와 습도 등 농장 상태를 측정해 보여줬다면 로봇웨어에이아이는 AI가 이상을 감지하는 데서 나아가 로봇이 직접 움직여 대응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대표 제품인 실내 자율주행 양계관리 로봇 'RW-150i'는 AI 카메라를 활용해 닭 사이에서 폐사한 개체와 바닥에 떨어진 계란을 찾아낸다. 축사를 돌아다니며 굳어진 깔짚을 뒤집어 암모니아 발생을 줄이고 닭이 생활하는 높이에서 온·습도와 기침 소리 등도 살핀다.

조용준 대표는 "논산과 공주의 총 12만 마리 규모 양계농장에서 현장 실증을 진행했다"며 "폐사한 닭과 계란을 찾아내는 AI·로봇 기술로 축사 내 자율주행 위치 오차도 30㎝ 이내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움직임·기침 소리로 건강 이상 살핀다
실제 AI로봇이 폐사 닭을 찾아내는 모습 © 뉴스1 한송아 기자

로봇의 또 다른 역할은 닭의 건강 이상을 빠르게 포착하는 것이다.

천장 카메라로 닭 무리의 움직임을 살피고 로봇에 장착된 마이크로 기침과 같은 호흡기 이상음을 감지한다. 여기에 온도와 습도, 암모니아 농도 등 환경 정보를 함께 분석해 질병이 의심되는 징후를 조기에 찾아내는 방식이다.

회사는 농장에서 수집한 소리를 음향 데이터로 변환해 닭의 기침을 구분하는 AI 기술도 개발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음향 탐지 분석 정확도는 95% 이상이다.

인터넷 연결이 불안정한 농장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국산 AI 반도체(NPU)를 로봇에 탑재했다. 데이터를 외부 클라우드로 보내지 않고 현장에서 바로 분석하는 방식이다. 회사 측 시험에서는 로봇 내부 AI 추론에 51.84밀리초(ms)가 걸렸으며 살아있는 닭과 계란을 각각 95%, 97%의 정밀도로 탐지했다.

현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련 정부 사업을 통해 기술 실증과 고도화를 진행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는 현장 적용을 위한 시범사업을 논의 중이다.

동물의 건강과 관련된 판단을 AI에만 맡기지 않는 것도 특징이다.

AI가 행동과 기침 소리, 축사 환경 등을 분석해 이상 징후를 먼저 찾아내고 전문적인 판단이 필요하면 관련 데이터와 사진을 수의사에게 전달하는 '휴먼 인 더 루프(Human-in-the-loop·HITL)' 방식이다.

AI가 24시간 농장을 살피는 '1차 감시자' 역할을 하고 수의사가 전문적인 판단에 참여하는 구조다. 향후에는 AI 판단에 따라 환기팬을 작동시키거나 로봇에 특정 구역의 방역을 지시하는 등 농장 설비와의 연동도 확대할 계획이다.

목표는 2028년 '완전 무인 자율 농장'
조용준 로봇웨어에이아이 대표가 18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스타트업캠퍼스에서 열린 '반려동물 산업 육성 협의회 제21회 IR(기업설명회) 데이'에서 피지컬 인공지능(AI) 기반 완전 무인 자율 농장 시스템을 설명하고 있다. 2026.9.18 © 뉴스1 김영운 기자

농가의 반복 노동을 줄이는 것도 목표다. 회사는 수거와 순찰, 깔짚 관리 등을 자동화해 노동시간을 줄이는 동시에 산란율과 폐사율, 사료효율 등 생산성과 직결되는 지표를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오는 10월에는 논산 양계농장에서 NPU 기반 자율주행·수거 로봇의 성능과 안전성을 추가 검증한다. AI 행동 분석과 음향 이상징후 탐지, 폐사한 닭·계란 탐지 및 수거 등 주요 기능의 성능을 확인할 예정이다.

해외 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낸다. 인도와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에서 실증과 사업 사례를 확보한 뒤 중동과 유럽 등으로 시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최종 목표는 2028년 '완전 무인 자율 농장'이다. AI와 로봇뿐 아니라 환기·급이 등 축사 설비까지 연결해 사람이 반복적으로 현장에 들어가지 않아도 농장을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조용준 대표는"축산 현장의 AI는 데이터를 보여주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며 "AI가 이상을 발견하고 로봇이 현장에서 대응하며 동물 건강과 관련한 전문적인 판단은 수의사와 연결되는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농가의 인력난을 줄이면서 질병을 더 빨리 발견하고 방역 수준을 높이는 것이 목표"라며 "2028년까지 AI와 로봇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완전 무인 자율 농장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오근호 대한수의사회 상무, 정광회 차의과대학교 교수, 노희준 나로벤처투자 심사역, 김경호 알엑스바이오 연구소장, 윤상우 벳플럭스 대표 등이 참석했다. 사회는 송하나 글로벌디지털혁신네트워크(GDIN) 파트장이 맡았다. [해피펫]

정광회 차의과대학교 교수가 조용준 대표에게 질문하고 있다. © 뉴스1 한송아 기자

송하나 GDIN 파트장이 제21회 반려동물 IR데이에서 사회를 맡고 있다. © 뉴스1 김영운 기자


badook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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