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추석을 앞두고 붐비는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종합시장의 모습. 2026.9.20 © 뉴스1 최지환 기자
서울 마포구 월드컵시장에서 채소가게를 운영하는 60대 한 상인은 "손님들이 도라지를 좀만 더 얹어달라고 해도 더 주기 어렵다"며 "인심을 크게 쓰기엔 경기가 예전같지가 않다"고 하소연했다.
추석 대목을 맞아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에 모처럼 소비 회복 기대감이 감돌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 느끼는 경기는 여전히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가 온누리 상품권 할인 판매 등 추석 대목 전통시장·골목상권 살리기에 총력을 다하고 나섰지만 사용처에 따른 온도차도 뚜렷했다.
22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2026년 8월 소상공인시장 경기동향(BSI) 조사'에 따르면 전통시장의 9월 경기전망 BSI는 105.0으로 전월 전망치 66.5보다 38.5포인트(p) 상승했다.
올해 들어 전통시장 경기전망 BSI가 100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기 호전을 예상한 전통시장 상인 가운데 73.2%는 '계절적 성수기'를 이유로 꼽았고, '매출 증대'를 꼽은 응답도 56.5%에 달했다.
특히 추석 장보기와 관련된 업종의 기대감이 컸다. 수산물의 9월 전망 BSI는 118.0으로 전월보다 52.5p 뛰었고 축산물 116.1, 농산물 112.6, 가공식품 112.5 등도 모두 기준선을 웃돌았다.
다만 소비 회복 기대에도 실제 현장에서 느끼는 경기는 여전히 어렵다는 시각이다. 추석을 앞두고 시장에 장을 보러 나온 70대 임 모 씨는 "과일 가격은 작년이랑 비슷하거나 좀 내려간 것은 같은데 올해는 햇배가 좀 작은 것 같아 물가가 안정된 건지 크게 체감은 안 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추석 소비를 전통시장으로 유도하기 위해 지난 16일부터 20일까지 디지털 온누리상품권 할인율을 기존 7%에서 10%로 한시 확대하고 있다. 소비자가 10만 원어치를 구매해도 9만 원만 부담하는 효과가 있다.
다만 일부 골목상권 소상공인들은 상품권 사용 사각지대에 놓여 온기를 함께 누리기 어려운 실정을 호소하기도 했다.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 인근 상점가에서 떡갈비집을 운영하는 최 모 씨는 "바로 이 앞이 시장인데 시장 점포에서는 상품권 사용이 되고 몇걸음 떨어져 있는 상점가에서는 온누리 상품권 사용이 안 된다"며 "몇차례 건의도 해봤는데 안 받아들여졌다. 사용처가 골목상권 점포까지 확대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진은 20일 추석을 앞두고 붐비는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종합시장의 모습. 2026.9.20 © 뉴스1 최지환 기자
소상공인 업계에서도 추석 대목을 반기는 한편 최근 비용 증가로 인해 매출이 늘어나도 곧바로 수익 개선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호소했다.
송치영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인건비와 높은 원자재비, 임대료와 공과금, 금융비용까지 어느 하나 오르지 않은 것이 없다"며 "매출이 조금 늘어도 각종 비용을 제하고 나면 정작 손에 쥐는 것은 거의 없다는 것이 현장의 절박한 목소리"라고 말했다.
송 회장은 "이번 추석, 가족과 이웃을 위한 따뜻한 마음을 우리 동네 소상공인에게도 나누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며 "명절 선물은 가까운 전통시장과 골목상점에서 준비해 주시고, 가족과 함께하는 식사와 모임도 동네 식당과 작은 가게를 찾아달라"고 당부했다.
stopyun@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