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연체율 4년째 상승…중소기업 부실 압박에 건전성·수익성 경고등

경제

이데일리,

2026년 September 22일, PM 03:39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국내은행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들이 악화하고 있다. 원화대출 연체율이 4년째 상승하는 가운데, 특히 전체 은행 대출잔액의 40%를 차지하는 중소기업대출의 연체율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금리 상승기에 부실 압박이 거세질 경우 대손비용이 늘어 은행의 수익성에도 경고등이 켜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국내은행 원화대출 연체율은 0.63%로 전월 말보다 0.07%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계절적 요인이 반영된 결과다. 은행들이 연체채권을 집중적으로 상각·매각하는 분기 말에는 통상 연체율이 큰 폭으로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 또 중앙그룹 계열사의 기업회생·워크아웃에 따른 신규 연체도 7월 연체율 상승의 요인이 됐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더 주목할 대목은 연체율의 장기 상승 추세다. 7월 말 기준 은행 원화대출 연체율은 △2022년 0.22% △2023년 0.39% △2024년 0.47% △2025년 0.57% △올해 0.63%로 4년 연속 올랐다. 올해 수치는 4년 전의 약 3배 수준이다.

특히 중소기업대출의 연체율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2022년 0.27%에서 올해 0.91%로 3배 이상 뛰었다. 대출 비중을 고려하면 은행권 전체에 미칠 영향도 작지 않다. 한국은행의 7월 말 대출잔액 기준 중소기업대출은 1096조 8000억원으로, 전체 잔액의 41.9%를 차지한다.

대기업대출과 가계대출의 연체율도 안심할 수준은 아니다. 대기업대출 연체율은 2022년 0.14%에서 올해 0.36%로 약 2.6배 상승했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지난 7월 0.42%로 전년 동월보다 0.01%포인트 낮아졌지만, 4년 전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은행이 전체 여신 가운데 회수가 어렵다고 분류한 부실채권비율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6월 말 기준 은행 부실채권비율은 0.63%로, 2022년 같은 달(0.41%)과 비교해 0.22%포인트 올랐다. 이중 중소기업여신의 부실채권비율은 0.92%를 기록했으며, 4년 전 대비 더 큰폭(0.42%포인트)으로 상승했다.

건전성 악화는 수익성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은행이 손실에 대비해 충당금을 추가로 쌓으면서 대손비용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은행의 대손비용은 3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은행 당기순이익이 6.4% 감소하는 데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시장금리 상승으로 은행의 순이자마진이 개선될 여지는 있지만, 건전성 악화로 수익성을 낙관하기 어렵다”며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로 안정적인 수익원인 가계대출을 확대하기 어려워 은행이 기업대출에서 성장 기회를 찾아야 하지만, 금리 상승기에는 기업대출 리스크가 증가하고 있어 이 역시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금융당국은 건전성 악화가 우려되는 중소기업 부문을 중심으로 관리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중소법인과 개인사업자를 포함한 중소기업 대출은 상대적으로 취약한 부분”이라며 “은행들과 모니터링을 강화하며 충당금을 더 쌓거나 부실채권을 상각·매각하는 방안을 계속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 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향후 중소기업 대출 심사가 더 꼼꼼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그렇다고 일률적으로 대출을 줄이기보다는 대안 정보 등을 활용해 상환 능력이 있는 우량 기업을 정확히 평가하고 필요한 자금이 공급되도록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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