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채용문 좁아져…모두가 창업할 수밖에 없는 시대 온다”

경제

이데일리,

2026년 September 23일, PM 08:05

[이데일리 김아름 기자] “대기업들이 신입사원을 뽑을 이유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취업의 문이 좁아지는 상황에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창업 역량을 키워야 합니다.”

전화성 초기투자액셀러레이터협회장이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아름 기자)
전화성 초기투자액셀러레이터협회장이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아름 기자)
전화성 초기투자액셀러레이터(AC)협회 회장은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인공지능(AI) 시대 창업 생태계와 액셀러레이터의 역할에 대해 이같이 강조했다. AI가 기업의 업무 방식을 빠르게 바꾸면서 ‘일자리 감소’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신입·주니어 인력의 업무를 AI가 대체하면 취업을 넘어 창업을 새로운 선택지로 준비해야 하는 시대가 올 수 있다는 전망이다.

전 회장은 “‘1인 유니콘’이 가능한 시대가 열리고 있다. AI 기술을 활용하면 과거에는 여러 명의 인력이 필요했던 업무를 소수의 인원, 나아가 한 명의 창업자가 수행할 수 있다”며 “요즘 직원들과 챗GPT의 개발자 버전인 코덱스를 함께 활용하면 CEO가 직원의 업무를 1대1로 관리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 이런 변화가 직원들에게는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니어 인력을 점점 뽑지 않고 공장 역시 피지컬 AI로 바뀌면 채용할 수 있는 문은 계속 좁아질 것”이라며 “그렇다고 사람들이 돈을 벌지 않고 살 수는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창업해야 하는 상황이 눈앞에 나타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창업의 방향도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순한 자영업 형태의 창업보다는 AI를 활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창업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전 회장은 “지금 카페 같은 사업을 무작정 만드는 방식의 창업은 어려울 수 있다”며 “사회 구성원으로서 취업은 어렵고 애매한 상황에 놓인 사람들이 1인 창업을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훈련하는 것이 앞으로의 창업 방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 회장은 이 과정에서 액셀러레이터(AC)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투자금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초기 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보육까지 함께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 협회장은 “액셀러레이터는 벤처캐피털(VC)과 다르다. VC가 투자한 뒤 기업이 성장하는 것을 지켜보는 방식이라면 액셀러레이터는 투자하고 대상 기업을 가만히 놔두면 안 된다”며 “초기 기업일수록 보육과 투자를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 회장이 이끌고 있는 국내 최대 액셀러레이터인 씨엔티테크는 초기 기업에 투자하면서 팁스(TIPS, 정부가 매칭 지원하는 민간 주도형 창업 육성 프로그램) 추천까지 연계하는 방식으로 투자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씨엔티테크에는 연간 약 3000건의 투자 문의가 들어오고 이 가운데 100개 안팎의 기업에 투자한다고 설명했다. 투자 기업을 많이 확보해 위험을 분산하는 동시에 보육을 통해 투자 위험을 다시 낮추는 구조다. 전 회장은 “초기 투자는 위험이 크기 때문에 모수를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며 “100개를 투자해 그중 10개 정도가 전체 성과를 이끌고, 나머지 기업들도 상당수는 고용과 서비스 창출이라는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낸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투자트렌드가 AI를 중심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고 했다. 씨엔티테크의 경우 피지컬 AI와 에이전트 AI를 비롯해 푸드테크, 농식품, 스포츠, 모빌리티, 트래블테크 등 16개 분야를 폭넓게 다루고 있다. 전 회장은 “지금은 피지컬 AI와 에이전트 AI 같은 혁신이 너무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며 “기술을 기반으로 AI가 다양한 산업에 적용되는 분야에 투자한다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또한 국내 벤처 생태계가 한 단계 더 성장하려면 정부 주도에서 민간 중심으로 무게중심을 옮길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우리나라 VC와 액셀러레이터 업계는 사실상 관 주도로 성장해왔다”며 “정부가 일정 부분 역할을 해왔다면 이제는 민간도 대응해야 할 시기가 됐다. 민간 자본과 더 많이 결합하고 자체 사업 모델을 견고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전 회장이 씨엔티테크의 상장을 추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씨엔티테크 자체적으로는 외부 VC의 투자금을 회수해야 하는 상황이 아니지만, 액셀러레이터 업계 전체를 위해 ‘1호 상장’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그는 “액셀러레이터의 사업 모델이 인정받으려면 상장이 필요하다”며 “이를 보고 민간 자본이 액셀러레이터로 들어와야 초기 투자를 하는 사람들이 생태계를 끌고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전 회장은 재임기간 동안 벤처 스튜디오(스튜디오 내부에서 기업을 만들어 육성하는 것) 관련 법·제도를 체계화하고 컴퍼니 빌딩 관련 가이드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창업할 수밖에 없는 시기가 도래할 수 있으며 그 창업을 안전하게 할 수 있도록 방법론을 준비해줘야 한다”며 “그 역할을 액셀러레이터가 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액셀러레이터가 민간에서 힘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화성 초기투자액셀러레이터협회장이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아름 기자)
전화성 초기투자액셀러레이터협회장이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아름 기자)
◆전화성 회장은… △동국대학교 컴퓨터공학과 학사 △KAIST 전자전산학 석사 △씨엔티테크 대표 △초기투자액셀러레이터협회 회장 △서강대학교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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