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삼성전자 주가가 표시되고 있다. 2026.7.24 © 뉴스1 김진환 기자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에 투자해 두 배 수익을 노렸던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출시 넉 달 만에 씁쓸한 추석을 맞았다. 삼성전자 관련 상품은 가격이 3분의 1 넘게 떨어졌고, SK하이닉스 관련 상품은 반토막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반면 같은 기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본주는 큰 폭의 조정을 거친 뒤 낙폭을 상당 부분 만회해 하락률이 각각 4.5%, 9.3%에 그쳤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상장일인 지난 5월 27일부터 지난 23일까지 삼성전자는 29만 9000원에서 28만 5500원으로 4.52% 하락했다. SK하이닉스는 205만 2000원에서 186만 2000원으로 9.26% 내렸다.
이 기간 삼성전자는 20만 7000원, SK하이닉스는 132만 2000원까지 밀렸다가 반등했다. 본주 가격은 상당 부분 회복했지만,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낙폭은 본주보다 훨씬 컸다.
삼성전자 레버리지 상품 중 이 기간 거래대금이 가장 큰 KODEX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는 2만 1635원에서 1만 3950원으로 35.52% 하락했다.
다른 삼성전자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도 △TIGER 36.52% △ACE 35.91% △RISE 35.23% △PLUS 34.84% 등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선물형인 1Q와 KIWOOM 상품도 각각 36.74%, 35.75% 떨어졌다. 삼성전자 정방향 2배 ETF 7개의 단순평균 하락률은 35.79%였다.
SK하이닉스 관련 상품의 하락 폭은 더 컸다.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는 49.40%, TIGER는 49.49%, SOL은 50.54% 하락했다. ACE와 RISE도 각각 49.46%, 48.78% 내려 가격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선물형인 1Q와 KIWOOM 상품은 각각 53.23%, 50.90% 떨어졌다. SK하이닉스 정방향 2배 ETF 7개의 단순평균 하락률은 50.26%에 달했다.
기간 등락률을 투자금 100만 원에 단순히 적용하면 차이가 더 분명해진다. 삼성전자 본주의 평가액은 약 95만 5000원이지만 KODEX 삼성전자 레버리지 ETF는 약 64만 5000원이다. SK하이닉스 본주는 약 90만 7000원이 남는 반면 KODEX 레버리지 ETF는 약 50만 6000원으로 줄어든다. 배당과 세금, 매매수수료 등을 제외하고 가격 변동만 비교한 결과다.
이런 성과 차이는 레버리지 ETF의 일간 수익률 추종 구조 때문이다. 이들 상품은 하루 수익률의 2배를 추구하기 때문에 넉 달간 본주가 10% 내렸다고 ETF가 반드시 20% 하락하는 것은 아니다.
가령 주가가 100에서 하루 10% 올라 110이 된 뒤 다음 날 약 9.09% 떨어지면 본주는 다시 100으로 돌아온다. 그러나 일간 수익률을 정확히 두 배로 적용한 상품은 100에서 120으로 오른 뒤 약 98.18로 내려간다. 본주가 제자리여도 레버리지 상품에는 손실이 남는 셈이다.
이처럼 상승과 하락이 반복되면 일간 복리 효과로 누적 성과가 불리해질 수 있다. 반대로 상승 추세가 이어질 때는 누적 수익률이 본주 상승률의 두 배를 웃돌 수도 있다. 실제 ETF 성과에는 운용 비용과 추적 차이, 시장가격과 순자산가치 사이의 괴리 등도 영향을 미친다.
이에 금융당국은 해당 상품을 출시할 때부터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손실 감내 능력과 투자위험 이해도가 낮은 투자자에게는 적합하지 않고, 단기 투자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하지만 반도체 업종 급등과 맞물려 가격이 비싼 본주 대비 적은 투자금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는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대거 몰리며 논란을 빚기도 했다. 투자 과열 논란이 확산하면서 금융당국은 지난 7월 31일부터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2X) ETF 예탁금을 기존 가용증권 포함 1000만 원에서 현금 3000만 원으로 상향하는 등 투자 장벽을 높였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대표주에 대한 기대와 투자 상품의 구조를 함께 살펴야 한다"며 "본주가 장기적으로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맞더라도, 그사이 큰 등락을 거치면 레버리지 ETF의 보유 성과는 예상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jupy@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