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로이터 등에 따르면 솔리다임은 최근 투자은행(IB)과 IPO 주관사 제안 회의를 진행했다. 로이터는 솔리다임의 기업가치가 최대 1500억달러로 평가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 2023년 상장한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ARM(540억달러), 올해 상장한 AI 반도체 기업 세레브라스(560억달러) 등을 뛰어넘는 미국 증시 역대 최대 반도체 IPO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솔리다임은 2021년 SK하이닉스가 인텔의 낸드·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사업부를 인수해 설립한 미국 법인이다. AI 데이터센터에 쓰이는 기업용 SSD(eSSD)를 주로 생산하는데, AI 붐에 힘입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솔리다임은 SK하이닉스가 올해 초 미국에 설립한 투자 자회사 ‘AI 컴퍼니’의 자회사다. SK그룹 반도체 사업의 지배구조는 SK㈜→SK스퀘어→SK하이닉스→AI 컴퍼니→솔리다임으로 이어진다.
솔리다임 상장설은 업계에서는 공공연하게 퍼진 얘기다. 솔리다임은 미국 동부에 낸드 생산거점 공장 구축을 검토 중이고, 최근에는 공시 책임자 공고를 냈다. SK하이닉스는 이번달 초 솔리다임의 나스닥 상장에 대해 미확정 공시를 냈는데, 이는 상장 부인이 아니라 시점과 조건 검토로 읽힌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AFP)
그러나 이같은 논란에도 상장을 추진하는 것은 SK그룹이 반도체를 보는 시각이 과거와 확 달라져서다. SK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규격화된 범용 메모리와 달리 사전에 빅테크 고객사와 공동 설계하고 장기 계약을 맺는 주문형 AI 메모리는 이전과 같은 사이클을 타지 않는다”며 “SK그룹 내에서는 메모리 사이클이 사실상 사라질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업계가 본능적으로 느끼는 공급 과잉 공포가 과거보다 현격히 작아지고 있다는 뜻이다. 최태원 회장이 연일 ‘공격 증설’을 언급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솔리다임 상장설 이전에 나온 △SK하이닉스의 미국 ADR 상장 △SK하이닉스가 2대 주주인 일본 낸드 업체 키옥시아의 미국 ADR 상장 추진설 등도 모두 그 궤가 같다. ‘AI 본토’ 미국에서 외부 자금을 유치해 공장을 더 짓고 반도체 사업을 키우겠다는 것이다.
전략적으로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포석 역시 있어 보인다. 솔리다임은 현재 중국 다롄 공장에서 전량 생산하고 있다. 미국에 추가로 공장을 지으면 중국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미국, 일본 등에서 메모리 자체를 생산하는 전공정 시설 신설 옵션까지 검토하고 있다. 한 재계 고위인사는 “반도체 같은 전략 제품을 미국에서 생산하라는 압박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이에 대비한 카드들을 들고 있어야 하는 게 현실”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