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PE 엑시트 지연에 보험사 ‘큰손’ 부상…CFO 발행 4년새 16배

경제

이데일리,

2026년 September 27일, PM 10:10

[이데일리 마켓in 김연지 기자] 글로벌 사모펀드(PE) 업계가 엑시트 지연에 따른 유동성 압박을 덜기 위해 보험사 자금을 끌어들이고 있다. 인수·합병(M&A) 시장 부진으로 포트폴리오 기업 매각이 늦어지면서 투자자들에게 자금을 돌려주는 데 차질이 생기자 펀드 자산을 활용한 자금 조달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위험을 선순위와 후순위로 나눠 보험사 등 기관투자가에 판매하는 구조도 빠르게 확산하는 추세다.

[마켓인]PE 엑시트 지연에 보험사 ‘큰손’ 부상…CFO 발행 4년새 16배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사모펀드(PE) 운용사들은 펀드 자산을 활용해 보험사 자금을 끌어들이는 방식에 적극 나서고 있다. 포트폴리오 기업 매각이 지연되면서 기존 방식만으로 투자금을 회수하기 어려워지자 아직 처분하지 않은 펀드 자산을 활용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수단이 CFO다. CFO는 여러 PE 펀드 지분을 한데 묶어 이를 기초자산으로 채권을 발행하고, 여기서 나오는 현금흐름을 위험도에 따라 선순위와 후순위로 나눠 투자자에게 판매하는 구조다. 상대적으로 손실 위험이 낮은 선순위에는 보험사 자금을 유치하고, 후순위에는 더 높은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를 끌어들일 수 있어 투자자별 위험 선호에 맞춘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

이처럼 투자자별 위험 선호에 맞춰 자금을 끌어들일 수 있다는 점에서 CFO 발행도 빠르게 늘고 있다. 신용평가사 크롤본드레이팅에이전시(KBRA)에 따르면 세컨더리 펀드를 기반으로 한 CFO 발행 규모는 2021년 4억달러를 조금 웃도는 수준에서 2025년 65억달러로 4년 만에 16배 이상 증가했다.

실제 대형 운용사들은 CFO를 새로운 자금 조달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는 모습이다. 블랙스톤은 지난 6월 자회사 스트래티직파트너스가 보유한 20억달러 이상의 바이아웃 펀드 지분을 묶어 CFO를 발행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펀드 지분을 직접 매각하는 대신 이를 채권 형태로 구조화해 보험사 등 새로운 투자자 자금을 끌어들이겠다는 구상이다.

프랭클린템플턴은 지난 8월 실제 발행까지 마쳤다. 자회사 렉싱턴파트너스가 운용하는 PE 세컨더리·컨티뉴에이션 전략과 베네핏스트리트파트너스(BSP)의 미국 미들마켓 대출자산을 묶어 15억달러 규모의 첫 CFO를 조성했다. 프랭클린템플턴은 보험사와 패밀리오피스 등으로 구조화 사모시장 상품에 대한 투자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운용사들은 NAV 대출을 통해서도 보험사 등 새로운 자금을 끌어들이고 있다. NAV 대출은 펀드가 보유한 여러 자산의 순자산가치를 바탕으로 자금을 빌리는 방식으로, 그동안에는 투자자에게 분배할 현금을 마련하거나 추가 투자금을 확보하는 데 주로 쓰였다. 최근에는 NAV 대출을 선순위와 후순위로 나눠 서로 다른 투자자를 참여시키는 구조도 늘고 있다.

이는 상대적으로 위험이 낮은 선순위에는 보험사 자금이 들어오고, 더 높은 수익률을 원하는 사모대출 펀드 등은 후순위에 참여하는 식이다. 운용사 입장에서는 같은 펀드 자산을 기반으로 보다 다양한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이런 방식의 자금 조달이 늘수록 레버리지가 여러 단계에 걸쳐 쌓일 수 있다는 점은 부담 요소로 꼽힌다. CFO와 NAV 대출의 기초가 되는 PE 펀드의 포트폴리오 기업 자체가 이미 인수금융을 안고 있는 경우가 많은 데다 여기에 펀드 단위 대출과 구조화 채권까지 더해지면 전체 부채 구조가 복잡해질 수 있어서다. 시장에서는 실제 위험이 어느 단계에 얼마나 쌓여 있는지 파악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FT는 "CFO와 NAV 대출이 세컨더리 펀드의 자금 조달 비용을 낮추고 투자자에게 자금을 돌려주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도 "기초자산에 이미 상당한 부채가 존재하는 만큼 추가 레버리지 확대에 대한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