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정원 62% 증원에 36억…'세 집 살림'에 교육예산은 제자리

경제

뉴스1,

2026년 September 28일, AM 06:05

공정거래위원회 전경 © 뉴스1 장수영

공정거래위원회가 두 차례 조직개편으로 정원을 60% 넘게 늘리면서 청사 이전과 사무공간 확충, 집기·전산장비 구입 등에 36억 원에 가까운 비용을 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급격한 증원으로 본부 직원 10명 중 4명가량은 정부세종청사 밖에서 근무하게 됐고, 근무지도 세 곳으로 분산됐다.

반면 늘어난 인력의 업무 적응과 전문성 강화를 위한 교육훈련 예산은 3년째 1억 1550만원에 머물렀다. 정원이 648명에서 1052명으로 62.3% 늘어나는 동안 예산은 그대로여서 정원 기준 1인당 교육예산은 지난해보다 38.3% 줄어들게 됐다.

조직을 키우는 데는 수십억 원을 투입했지만, '세 집 살림'으로 직원 이동과 소통의 비효율이 커지고 교육예산도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몸집 불리기'식 졸속 증원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본부 768명 중 약 300명 청사 밖으로…공정위 '세 집 살림'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공정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 등에 따르면 공정위 정원은 지난해 말 648명에서 다음 달 1일 1052명으로 405명(62.3%) 늘어난다.

이 가운데 본부 정원은 768명이다. 그러나 정부세종청사 내 사무공간만으로는 늘어난 조직과 인력을 모두 수용하기 어려워 약 300명이 외부 사무실에서 근무하게 된다. 본부 정원의 40% 가까이가 청사 밖에서 근무하는 셈이다.

어진동 뱅크빌딩에는 시장감시국 직원 등 100여 명이 자리를 옮긴다. 단국세종빌딩에는 기업집단감시국과 기업거래결합심사국, 기업거래결합심사국 산하 가맹유통심의관실 등 200여 명이 근무한다.

이에 따라 공정위의 세종 근무지는 정부세종청사 2동과 단국세종빌딩, 뱅크빌딩 등 세 곳으로 분산된다.

특히 새로 사용하는 뱅크빌딩은 본부에서 차량으로 약 5분, 도보로는 약 30분 떨어져 있다. 청사 2동과 길 하나를 사이에 둔 단국세종빌딩보다 거리가 멀어 간부 보고나 회의 등에 따른 직원들의 이동 부담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 공정위 관계자는 "조직이 여러 건물로 나뉘다 보니 화상회의나 전화로 소통해야 하는 경우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위원장 보고나 회의 과정에서도 이전보다 이동과 소통에 시간이 더 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무실 조성 17억·집기 6억·전산 12억…총 35억 7408만 원
외부 사무실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이전·공간 조성과 집기·전산장비 구입 등에 약 36억 원이 들었다.

지난 15일 기준 올해 공정위가 지출한 청사 이전·공간 확충 비용은 17억 1109만 원이다.

인테리어와 전기·통신 등 사무실 조성공사에 13억 8564만 원이 투입됐다. 임차청사 중개수수료와 사무실 이사용역, 책상유리 구매 등에 1억 4879만 원, 임차료로 9900만 원이 들어갔다.

관리비와 무인경비시스템 비용은 5329만 원, 수도·전기·가스 등 공공요금은 2437만 원이다.

사무실 조성에 따른 철재칸막이와 사무가구 구입에는 6억 4869만 원이 지출됐다. 외부 사무실 전산실 구축을 위한 네트워크·보안장비와 사무자동화기기, 전산장비 라이선스 등에는 12억 1430만 원이 투입됐다.

청사 이전·공간 확충과 집기·전산장비에 들어간 비용을 합하면 총 35억 7408만 원에 달한다.

외부 사무실 임차료는 월 1980만 원, 관리비는 월 967만 7580원이다. 두 항목만 합쳐도 매달 약 2948만 원, 한 해에는 3억 5376만 원이 들어가는 셈이다.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전경 © 뉴스1 김기남 기자

정원은 60% 넘게 늘었는데…교육예산은 3년째 제자리
정원이 급증하면서 신규 인력의 업무 적응과 전문성 확보를 위한 교육 수요도 커졌지만 이를 뒷받침할 교육훈련 예산은 3년째 제자리다.

공정위 직원 교육훈련 예산은 2024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1억 1550만 원으로 동결됐다.

이를 오는 10월 정원 1052명을 기준으로 단순 환산하면 1인당 교육예산은 약 11만 원으로, 지난해 17만 8000원보다 38.3% 줄어드는 수준이다.

조사 업무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2024년 신설된 조사역량강화 교육사업 예산도 줄었다.

해당 예산은 2024년과 지난해 각각 1억 500만 원에서 올해 4000만 원으로 61.9% 감소했다. 교육 예정 인원이 지난해 310명에서 올해 180명으로 41.9% 줄었지만 1인당 교육예산 역시 33만 9000원에서 22만 2000원으로 34.5% 축소됐다.

박 의원은 "조직의 내실과 질적 성장은 외면한 채 단지 몸집 불리기와 정원 확대에만 속도를 낸 것은 아닌지 깊은 반성이 필요하다"며 "단순히 숫자만 늘리는 졸속 증원을 멈추고, 근본적인 구조 개선방안을 즉각 제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seohyun.sh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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