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21 넘어 AI 전투 체계로…KAI, 미래 방산 정조준

경제

뉴스1,

2026년 September 29일, AM 06:02

© 뉴스1 김지영 디자이너

한국항공우주산업(047810·KAI)이 한국형 전투기 KF-21을 발판으로 글로벌 방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독자 전투기 플랫폼을 확보한 데 이어 인공지능(AI) 파일럿·무인전투기·저궤도위성을 하나로 연결하는 차세대 공중전투체계 구축에 나섰다. 항공기 제조기업에서 미래 전장을 아우르는 종합 방산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는 구상이다.

KAI는 최근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가며 미래 사업을 위한 기반도 다지고 있다. 2023년 매출 3조 8193억 원·영업이익 2475억 원을 기록했고, 2024년에는 매출 3조 6337억 원·영업이익 2407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에는 매출 3조 6964억 원·영업이익 2692억 원을 올렸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2조 260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 늘었다. 영업이익은 1156억 원으로 12.4% 줄었다. 상반기 신규 수주는 6295억 원, 상반기 말 수주잔고는 약 25조 7000억 원이다.

KF-21 양산 본격화…독자 전투기 플랫폼으로 수출 기반 확대
29일 업계에 따르면 '단군 이래 최대 규모의 무기 개발 사업'으로 불린 KF-21 체계개발 사업이 10년 6개월에 마무리됐다. 지난 22일에는 양산 1호기가 공군에 인도됐다. 공군은 2030년대 초반까지 KF-21 100여대 이상을 순차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KF-21은 KAI가 20여년간 축적해 온 국산 항공기 개발·수출 역량이 집약된 결과물이다. KAI는 2001년 인도네시아에 KT-1을 처음 수출한 이후 T-50·FA-50, KT-1, 수리온 등을 앞세워 전 세계에서 총 236대, 약 93억 달러 규모의 완제기 수출 계약을 맺었다.

이 가운데 T-50·FA-50 계열은 인도네시아·이라크·필리핀·태국·폴란드·말레이시아 등 6개국에 150대가 수출됐다. 2022년 폴란드와 체결한 FA-50 48대 중 12대는 납품을 마쳤고, 나머지 36대는 업그레이드 형상으로 순차 납품된다. 지난해 6월에는 필리핀과 FA-50 12대 추가 수출 계약도 체결했다.

KAI는 이 같은 수출 경험을 KF-21로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KF-21 개발 완료와 공군 인도를 계기로 기존 KT-1·FA-50 운용국은 물론 중동 국가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KAI가 내세우는 KF-21의 경쟁력은 가격·성능·확장성이다. 획득비와 운영·유지비를 포함한 전 생애주기 비용에서 경쟁 기종 대비가격 경쟁력을 갖췄다. 최신 디지털 기술과 첨단 소프트웨어, 저피탐 설계를 적용한 4.5세대 전투기로, 내부무장창과 스텔스 성능 고도화·항전장비 성능개량·AI 파일럿 기반 유무인복합체계 등을 통해 5세대 이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했다.

무엇보다 독자 플랫폼을 확보했다는 점이 핵심이다. 필요한 시기에 자체적으로 성능을 개량하고 새로운 무장을 통합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개발 과정에서 능동위상배열(AESA) 레이더와 적외선 탐색추적장비(IRST) 등 주요 항공전자체계를 국산화했고, 국산 공대공·공대지 무장 개발도 진행 중이다.
ADEX 2025에서 소개된 KAI 차세대 공중전투체계(NACS). (KAI 제공)

유인기·무인기·위성을 하나로 연결…미래전투체계 선점 목표
KAI가 그리는 다음 단계는 KF-21을 중심으로 유인기·무인기·위성을 하나의 전투체계로 묶는 것이다.

현재 KAI는 차세대공중전투체계(NACS)를 통해 KF-21과 FA-50, KUH·LAH 등 기존 유인 항공기에 무인전투기(UCAV), 다목적 무인기(AAP), 한국형 차세대 고속기동헬기, 저궤도위성 등을 연동하는 유무인 복합전투체계를 추진하고 있다.

무인기가 KF-21과 함께 임무를 수행하는 체계를 갖춰 궁극적으로 6세대 전투체계로 능력을 넓힌다는 목표다.

핵심은 AI 파일럿이다. KAI는 2023년부터 AI 파일럿 개발을 본격화했고, 2024년에는 AI·빅데이터 등 NACS 핵심기술 확보를 위해 1025억 원의 투자를 결정했다.

AI파일럿은 단순 조종을 넘어 표적 식별과 전장 상황 분석, 대응 방안 제시, 비행·전투 임무 수행까지 맡는 개념이다.

기술 개발은 단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KAI는 2024년 상용 드론으로 비행과 장애물 회피가 가능한 비행 AI를 실증했다.

지난해에는 자체 개발한 AI 파일럿 '카일럿'을 다목적 무인기 축소기에 탑재해 실증했고, 올해부터는 실제 AAP 기체를 활용한 비행 실증에 들어갔다. 2028년까지 자동 표적 식별과 회피 비행이 가능한 반자율 유무인 편대비행을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

AI 생태계 확장에도 적극적이다. KAI는 AI 파일럿 학습용 고품질 합성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생성형 AI 기업 젠젠에이아이에 약 60억 원을 투자해 지분 9.87%를 확보했다. AI 빅데이터 기업 코난과 의사결정 AI 전문기업 펀진 등에도 투자했다.

삼성전자와는 무인기에서 AI 파일럿을 구동할 국방 AI 반도체를 개발하고 있다. 올해 7월에는 네이버·네이버클라우드와 업무협약을 맺고 무인기 자율비행·자율임무 수행 기술과 미래전투체계 통합 AI 플랫폼 개발에 협력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KF-21로 독자 전투기 플랫폼을 확보한 KAI의 경쟁 무대가 완제기 개발·생산을 넘어 AI와 유무인 복합전투체계로 넓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완제기 수출 경험을 바탕으로 KF-21의 글로벌 시장 진입을 추진하는 동시에 AI 파일럿과 무인기를 결합한 차세대 전투체계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키우는 전략"이라고 덧붙였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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