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투자액셀러레이터협회 설명자료 갈무리
국내 액셀러레이터(AC) 연간 투자액이 처음으로 1조 원을 넘어섰다. 다만 투자금은 소수 대형 운용사에 집중됐고, 투자 실적이 전혀 없거나 장기간 투자 활동을 멈춘 AC도 적지 않아 산업 내부의 양극화가 과제로 떠올랐다.
2017~2025년 누적 4조 5291억…8년 만에 146배 성장
1일 초기투자액셀러레이터협회가 발표한 '2026 액셀러레이터 산업백서'에 따르면 창업기획자·개인투자조합·벤처투자회사 전자공시와 한국벤처투자 모태 자조합 공공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한 결과 2017년부터 2025년까지 AC 누적 투자금액은 4조 5291억 원, 투자건수는 1만 3751건으로 집계됐다. 이중 초기 창업기업 투자는 8999건으로 전체의 65.4%를 차지했다.
연간 투자금액은 2017년 69억 원에서 2021년 5916억 원, 2025년 1조 117억 원으로 8년 만에 약 146배 커졌다. 투자 건수도 2024년 2577건, 2025년 2574건으로 2년 연속 2500건을 웃돌았다.
이번 집계 대상은 올해 3월 공시 기준 등록을 유지한 AC 495개사다. 신규 등록 13개사와 말소 156개사는 분석에서 제외됐다. 이에 따라 말소 AC의 과거 투자 실적이 빠져 초기 연도를 중심으로 실제보다 낮게 집계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협회는 설명했다. 공동운용 조합의 경우 참여 운용사별로 투자액이 각각 계상될 수 있어 벤처투자종합정보시스템(VICS) 원장 집계와 차이가 날 수 있다.
투자에 참여한 AC는 2017년 25개사에서 2025년 295개사로 11.8배 늘었다. AC 등록 뒤 첫 투자까지 걸리는 시간도 평균 0.7년, 약 8개월로 조사됐다. 보육 프로그램에서는 장기 집중육성 방식인 배치형과 개별 맞춤 지도인 멘토링형이 전체의 73.0%를 차지했다.
초기투자액셀러레이터협회 설명자료 갈무리
상위 54개사에 76% 집중…성장 이면엔 '쏠림·투자 중단'
시장 성장에도 투자 양극화는 뚜렷했다. 투자 이력이 있는 400개 사 중 누적 투자금액이 200억 원 이상인 상위 54개사(13.5%)가 집행한 투자액은 3조 4322억 원으로 전체의 75.8%였다. 반면 누적 투자액이 50억 원에 못 미친 271개사(67.8%)의 투자액 비중은 7.2%에 그쳤다.
투자 활동이 없는 AC도 확인됐다. 전체 등록 AC의 19.2%인 95개사는 단 한 건의 투자 이력이 없었다. 등록 후 3년이 지난 AC 가운데 투자 실적이 없는 곳은 30개 사였다. 투자 이력이 있으나 마지막 투자 이후 3년 이상 투자가 중단된 곳도 39개사였다. 이 중 4개사는 투자 중단 전 10건 이상을 투자한 곳이었다.
이호승 초기투자액셀러레이터협회 매니저는 "AC 등록 후 첫 투자까지 평균 0.7년, 약 8개월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나 시장 진입 이후 투자 활동성은 높았다"면서도 "투자를 중단한 곳에 대해서는 산업 구조나 개별 회사의 문제를 포함해 추가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협회는 국내 AC 시장을 벤처투자회사 라이선스를 함께 보유한 'VC형'과 액셀러레이팅 중심의 '일반형'으로 나눠 볼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VC형 32개사는 누적 투자금액의 39.3차지했지만 투자건수 비 비중은 15.0%였다. 반면 일반형 368개사는 누적 투자금액의 60.7%, 투자건수의 85.0%를 담당했다.
VC형의 지난해 건당 평균 투자금액은 11억 7000만 원으로 일반형 2억 40000만 원의 4.9배였다. 다만 일반형 AC는 초기기업 투자에 더 집중했다. 더블 라이선스 AC의 초기기업 투자금액 비중은 32.1%인 반면 일반 주식회사는 68.8%, 기술지주는 71.8%였다.
정책자금 의존 구조와 회수시장 한계는 향후 과제로 꼽힌다. 최근 국내 벤처투자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정부 출자 자금 의존도를 낮추고 해외 공동투자와 인수합병(M&A) 등 민간 회수 경로를 넓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상반기 국내 벤처투자 규모는 66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4% 증가했지만, 글로벌 투자자와의 연결 및 회수 기회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평가다.
공승현 협회 사무국장은 "현재 백서는 공시를 기반으로 투자 현황을 분석한 자료"라며 "앞으로 더 세부적인 데이터 접근 권한을 활용해 투자자 소재지가 아닌 피투자기업 소재지를 기준으로 한 지역 투자 흐름과 후속 투자 경로까지 분석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전화성 협회 대표는 "AC가 보육사업에만 치중하고 투자는 많지 않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전자공시 누락 등으로 실제 활동이 충분히 드러나지 않은 측면이 있다"며 "산업의 초기투자 기여도를 데이터로 보여주고 모태펀드와 팁스 확대의 근거로 활용하겠다"고 했다.
ideaed@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