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창사 없애면 민간 보육 약화"…AC업계, 기능 승계 촉구

경제

뉴스1,

2026년 October 01일, AM 06:15

전화성 초기액셀러레이터협회 회장이 서울 마포구 프론트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9.29 뉴스1 ⓒ News1 김민석 기자
청년들의 일자리가 줄어들고 창업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올 수 있습니다. 39세 이하 청년들이 믿고 찾던 청년창업사관학교를 한 번에 없애는 것은 인공지능(AI) 시대에 맞지 않는 정책이라고 봅니다. 전화성 초기투자액셀러레이터협회 회장은 지난달 29일 서울 마포구 프론트원에서 열린 '2026 액셀러레이터 산업백서' 발표회에서 청년창업사관학교(청창사) 전환 방침에 우려를 나타냈다.

청창사 인프라, 재도전성공학교로 전환 가능성 제기
1일 업계에 따르면 청창사는 2027년도 정부 예산안에서 관련 예산이 전액 빠지면서 2026년 16기를 끝으로 신규 선발을 중단하고 재편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안이 국회 심의를 통과하면 신규 모집 중단과 기존 협약 종료·정산, 거점 시설과 인력의 사업 전환, 재도전성공학교 운영기관 선정 등이 순차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청창사 기본과정 16기 입교기업은 올해 3월부터 12월까지 기존 협약에 따라 지원받는다.

정부는 청창사 거점과 시설, 인력을 유지하면서 청년 초기창업 지원 기능을 실패기업과 예비 재창업자 지원 중심의 재도전성공학교로 전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2027년도 정부안에는 재도전성공학교 예산으로 595억 원이 새로 반영됐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청창사 등 기존 창업지원 인프라를 활용해 전국 19곳에 재도전성공학교를 설치할 계획이다.

재도전성공학교는 실패 원인 진단, 심리치료, 교육·컨설팅, 사업모델 재설계 등을 지원하는 입주형 재창업 지원 체계다. 정부는 기존 창업지원 공간을 없애기보다 창업 실패를 경험한 기업과 예비 재창업자의 재기를 돕는 인프라로 기능을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청창사 정책 전환 배경에는 낮은 공간 활용도와 창업지원 예산 구조조정이 있다. 이소영 중기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 15일 인사청문회에서 청창사 공간 입주 신청률이 8%대까지 낮아졌다고 언급했다.

정부안에는 청년과 예비 창업자를 포함하는 '모두의 창업' 예산 4411억 원도 담겼다. 지원 인원을 기존 1만5000명에서 2만 명으로 늘리고, 단계별 사업화 자금은 평균 2000만 원에서 3000만 원으로 높이는 방안이다. 청년특화·입주형 사관학교 모델의 비중은 줄이되, 보편적 초기창업 지원과 재도전 지원을 확대한 정책 재배치로 풀이된다.

'2026년 청년창업 KOSME IR마트'(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제공)

AC협회 "폐지 아닌 전환이라면 기능 승계해야"
다만 AC 업계는 입주 신청률만으로 청창사 전체의 정책 효과를 평가해선 안 된다고 보고 있다. 청창사는 사무공간 지원사업이 아닌 창업가 선발, 집중교육, 전담 코칭, 민간 투자 연계, 동문 네트워크가 결합한 초기 창업 인프라라는 이유에서다.

2011년 출범한 청창사는 약 16년간 청년 창업가에 사업화 자금과 공간, 교육, 코칭, 투자 연계 프로그램을 제공해 왔다. 전담 교수·코치가 기업별 사업모델과 시장 진입 전략을 밀착 지원하고, 졸업기업 간 교류와 협업을 돕는 방식이다.

전화성 회장은 "청창사의 커리큘럼과 교수 제도, 매주 진행하는 코칭 방식은 한국 AC 기법의 한 축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동문 네트워크도 함께 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청창사 출신 창업가 간 정보 교류와 협업, 후속 투자 연결로 이어진 관계망을 예산 절감 논리만으로 대체하기 어렵다고 본다. 입주 공간의 활용도는 개선해야 할 지표지만, 이를 사업 존폐의 단일 기준으로 삼기에는 보육·투자 성과와 생태계 연결 효과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주장이다.

청창사 전환 과정에서 민간 AC의 창업지원 참여 기반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협회에 따르면 초기창업패키지는 운영기관이 30곳에 못 미치며, 민간 AC가 운영하는 곳은 씨엔티테크 한 곳이다. 나머지는 대학과 공공기관이 맡고 있다.

반면 청창사는 전국 16~20개 안팎의 학교를 민간 AC가 함께 운영해 왔다. 향후 청창사 기능이 초기창업패키지 등에 흡수·통합될 경우 민간의 투자·보육 역량을 창업지원 현장에 접목할 통로가 좁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씨엔티테크 경기북부 청년창업사관학교 2026년 비전 리더십 캠프 개최(씨엔티테크 제공)

협회는 아울러 청창사가 민간 위탁 운영형으로 발전하는 단계였다고 설명했다. 운영사에 자율성을 주는 대신 일정 규모 이상의 투자를 조건으로 부여해 민간의 의사결정과 투자 책임을 결합하는 방식이었다.

다만 현금 매칭 부담, 운영기관 변경에 따른 인력 고용 승계 등은 민간 운영사의 부담으로 꼽혔다. AC가 고유의 투자·보육 역량을 온전히 발휘하기에는 운영 구조에 한계가 있었다는 것이다.

협회는 다음 달 8일 예정된 중기부 장관과의 간담회에서 청창사 관련 현안을 건의할 계획이다. 핵심은 청창사를 재도전성공학교 또는 다른 창업지원 사업으로 전환하더라도 청년 초기창업자를 위한 집중 보육, 전담 코칭, 민간 AC 투자 연계, 동문 네트워크를 승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 회장은 "모든 것을 그대로 유지하자는 것이 아니다"며 "새로운 창업정책을 추진하더라도 그동안 만들어 온 좋은 프로세스와 노하우를 충분히 융합해 미래지향적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ideaed@news1.kr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