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병기 공정위원장.(사진=연합뉴스)
1일 관가와 정치권에 따르면 김대식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전쟁·재난·공급망 위기 등 국가적 위기상황을 악용한 담합에 대해 과징금 상한을 관련 매출액의 20%에서 30%로 높이고 형사처벌도 강화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형사처벌은 징역형 상한은 현행 3년에서 5년으로, 벌금형은 2억원에서 3억원으로 각각 높이는 내용이다.
이번 개정안은 국가적 위기를 틈탄 담합이 시장 불안을 키우고 소비자와 국민경제에 막대한 피해를 입히는데도, 현행법에는 이를 가중 처벌할 규정이 미비하다는 문제의식에서 나왔다. 이를테면, 전쟁으로 원유 공급이 차질을 빚는 상황을 악용해 석유화학 업체들이 제품 가격을 공동으로 올리거나 공급량을 줄이기로 합의하는 경우다. 이러한 담합을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과징금과 형사처벌을 강화해 공정한 시장질서를 확립하겠다는 취지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담합 전반의 과징금 상한을 관련 매출액의 20%에서 최대 30%로 높이는 법 개정을 추진하는 가운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김남근·김승원·이강일 의원 등도 같은 내용의 개정안을 각각 대표 발의한 상태다. 여기에 야당도 국가적 위기를 악용한 담합에 한해 상한을 높이는 법안을 내놓으면서 제재 강화에 힘을 보탠 셈이다.
법정 상한 인상뿐만이 아니다. 공정위는 조사 개시 후 1순위 자진신고자의 과징금 감면 혜택을 전액 면제에서 75% 감경으로 축소하고, 일정 요건에 해당하는 반복 담합 사업자에 대해서는 감경 혜택을 절반으로 더 줄이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공정위 안팎에서는 이번 제도 개편으로 담합에 적발되면 조사·심의 협조 감경을 적용받더라도 관련 매출액의 15% 이상을 과징금으로 부담하는 것이 통상적인 수준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최근 밀가루와 전분·전분당 담합 사건의 과징금이 각각 약 6710억원, 7476억원으로 관련 매출액의 11.8%, 12.4%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기업이 체감하는 제재 부담은 한층 커질 전망이다.
재계에선 과징금 부과의 적법성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제재 수위만 높이면 법적 불확실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는 어떤 기준으로 얼마의 과징금이 부과될지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며 “제재를 강화하는 만큼 위법성 판단과 과징금 산정의 정확성도 우선 높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실제로 최근 한화오션의 하도급법 위반 과징금은 공정위의 일부 직권 취소와 소송을 거쳐 153억원에서 7억원대로 줄어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현대제철의 담합 과징금 909억원도 가중 산정 오류로 납부명령이 취소되기도 했다.
이황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무리하게 제재한 결과 법원에서 다시 뒤집히면 기업은 법적 불확실성을 떠안고, 공정위는 조사와 심의, 소송을 거쳐 다시 처분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행정력 또한 낭비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