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서울 시내 한 공인중개사무소에 아파트 전세 매물 안내문이 붙어져 있다. 2026.10.7 © 뉴스1 김성진 기자
소득이 낮은 가구일수록 1년 뒤 집값이 더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월 소득 100만~200만 원 가구의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31로 전 소득구간 가운데 가장 높았고, 중·고소득층의 전망이 주춤한 9월에도 200만 원 미만 가구는 오름세를 이어갔다.
강남권 집값이 조정을 받는 사이 중저가 주택이 몰린 서울 외곽 생활권의 집값이 오르면서 저소득층이 체감하는 집값 불안이 오히려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월 소득 100만~200만원 주택가격전망 '최고'…저소득층 우려 더 커져
7일 한국은행 '9월 소비자동향조사' 원자료를 보면 지난달 월 소득 100만~200만 원 가구의 주택가격전망CSI는 131로 전체 소득구간 가운데 가장 높았다. 전체 주택가격전망CSI인 125보다 6포인트(p) 높은 수준이다.
주택가격전망CSI는 현재와 비교한 1년 뒤 주택가격에 대한 소비자의 전망을 나타내는 지수다. 100보다 높으면 집값이 오를 것으로 보는 응답이 내릴 것으로 보는 응답보다 많다는 의미다.
소득구간별로 보면 월 소득 100만 원 미만과 200만~300만 원 가구의 주택가격전망CSI가 각각 127로 집계돼 500만 원 이상 가구(125)를 웃돌았다. 300만~400만 원 가구는 123, 400만~500만 원 가구는 122였다.
올해 들어 집값 상승 기대가 되살아나는 과정에서도 저소득층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전체 주택가격전망CSI는 올해 1월 124에서 3월 96까지 떨어졌다가 4월 104, 5월 112, 6월 120, 7월 127로 빠르게 반등했다. 이후 8월과 9월에는 각각 125를 기록하며 상승세가 주춤했다.
반면 소득 200만 원 미만 가구의 집값 상승 기대는 9월에도 계속 높아졌다. 월 소득 100만 원 미만 가구의 주택가격전망CSI는 3월 94에서 4월 102, 5월 106, 6월 117, 7월 119, 8월 121에 이어 9월 127까지 올랐다. 3월 저점과 비교하면 6개월 만에 33p 급등한 것이다.
100만~200만 원 가구도 3월 99에서 4월 106, 5월 111, 6월 124, 7월 130으로 뛰었다. 8월 128로 소폭 낮아졌지만 9월 다시 131로 올라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3월과 비교하면 32p 증가했다.
고소득층에서는 최근 흐름이 달랐다. 500만 원 이상 가구의 주택가격전망CSI 역시 3월 95에서 7월 128까지 상승했지만 8월 125로 떨어진 뒤 9월에도 125에 머물렀다. 400만~500만 원 가구도 7월부터 9월까지 석 달 연속 122를 기록했다.
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신고된 서울 아파트 매매자료에 따르면 8·3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체결된 계약의 약 79%가 15억원 이하 거래인 것으로 나타났다. 6억원 이하 거래 비중은 25.0%, 6억원 초과~9억원 이하는 27.6%로 높아진 반면 25억원 초과는 5.8%로 낮아졌다. 사진은 이날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2026.10.5 © 뉴스1 이종수 기자
강남 집값 상승세 꺾여도 외곽은 올랐다…실수요 생활권 집값 부담 여전
이 같은 기대심리는 최근 서울 주택시장에서 나타나는 '강남 약세·외곽 강세' 흐름과 맞물린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28일 기준 강남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56% 하락했다. 서초구와 송파구도 각각 0.33%, 0.19% 떨어지면서 강남3구가 일제히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서대문구 아파트값은 0.41% 올랐고 동대문구와 성북구도 각각 0.36% 상승했다. 노원구 역시 0.34% 올랐다. 강남3구가 모두 하락했지만 서울 전체 아파트값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월간 통계에서는 서울 외곽 지역의 상승세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8월 주택종합 매매가격은 강남구가 0.18% 하락했고 서초구도 0.01% 떨어졌다. 반면 성북구는 1.83% 뛰었고 노원구(1.77%), 서대문구(1.64%), 중랑구(1.53%), 강북구(1.39%), 도봉구(1.08%) 등도 1% 넘게 상승했다. 서울 전체 상승률은 0.97%였다.
고가 주택이 밀집한 강남권이 부동산 세제 개편 등의 영향으로 가격조정을 받는 동안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서울 외곽 생활권에서는 오히려 상승세가 이어진 셈이다.
서울 외곽은 무주택 1인 가구와 신혼부부 등을 중심으로 중저가 주택에 대한 실수요가 이어지는 지역이다.
정부 역시 강남권과 그 밖의 지역 사이의 가격 흐름에 차이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2일 관계기관 합동 시장상황점검회의에서 "강남권을 제외한 지역은 여전히 주택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소득에 따른 집값 전망의 차이는 과거 고가주택과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가 강화됐던 시기에도 나타났다.
지난 2019년 2월 한은 조사에서 월 소득 100만 원 미만 가구의 주택가격전망CSI는 96으로 500만 원 이상 가구(78)보다 18p 높았다. 두 계층 간 격차는 2018년 8월 3p에서 9·13 대책 이후 확대돼 2019년 2월에는 18p까지 벌어졌다.
당시에는 다주택자와 고가주택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고소득·자가보유 가구의 집값 전망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낮아진 것이 소득별 전망 격차를 키운 배경 중 하나로 분석됐다.
최근에도 강남권은 가격 조정을 받고 있다. 그러나 중저가 주택이 상대적으로 많은 서울 외곽의 상승세는 이어졌고, 그 결과 이를 수요하는 계층이 느끼는 집값 부담이 따라 오르는 모습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강남을 제외한 강북 등 서울 집값은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서민들은 고가 주택을 살 수 없기 때문에 중저가 주택의 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thisriver@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