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억원 금융위원장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6.10.8 © 뉴스1 김도우 기자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최근 금융권을 겨냥한 연쇄 해킹 사태와 관련해 "기본적인 부분에서도 대응이 굉장히 미흡했다"며 보안체계 전반에 대한 점검과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사이버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금융권의 망분리 규제 개선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8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금융권 연쇄 해킹 사태를 비롯해 부동산 대출 규제, 보이스피싱 피해 구제 등 주요 금융 현안을 둘러싼 질의가 이어졌다.
이 위원장은 이날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의 금융권 해킹 관련 질의에 "AI 해킹 위협은 계속 점증하고 있는데 우리의 대응 방식은 아주 기본적인 부분에도 굉장히 미흡하다"며 "철저하게 더 점검하고 바꿔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대형 은행에 비해 보안 인력과 대응 역량이 부족한 중소금융사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4대 은행의 보안 전담 인력은 평균 92명이지만 저축은행은 평균 6명에 불과하다"며 "이번 동시다발적 해킹 공격에서 가장 많은 정보 유출이 발생한 곳도 예가람저축은행"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소금융사들이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AI 보안체계 구축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금융권의 AI 보안 기술 활용을 제약하는 망분리 규제 개선 필요성도 제기됐다. 이 위원장은 "AI를 막으려면 결국 AI를 쓸 수밖에 없다"며 "망분리 규제 등을 어떻게 바꿔나갈 것인지 여러 가지 단계적이고 효과적인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사들의 침해사고 탐지·대응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비판도 나왔다. 김형연 조국혁신당 의원은 "현대캐피탈은 9월 27일 새벽에 뚫렸는데 10월 2일에야 알아차려 닷새 넘게 몰랐다"며 "신한은행의 이상 징후도 보안 부서가 아닌 개발 부서에서 발견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당국의 보안 점검체계가 미흡하다며 점검 주기와 기준 등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업무보고 및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10.8 © 뉴스1 김도우 기자
부동산 대출 규제와 집값 안정 효과를 둘러싼 공방도 이어졌다.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의 '집값 평탄화' 발언을 거론하며 "집값 평탄화가 계속돼서 서울 강북 등 외곽 지역의 집값이 오르는 것이 불가피한 현상으로 보이느냐"며 "정부 대책 성과가 반대로 나타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에 이 위원장은 주택 공급 확대를 통한 시장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해 6·27 대출 규제에 대해서는 "당시 강남 등 고가주택이 집값 상승을 견인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6억원 한도 대책'이 효과를 봤다고 대부분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쏠림을 억제하기 위해 자본 규제를 추가로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유동수 정무위원장은 "주택담보대출에 의존한 경영으로 은행이 과도한 수익을 누리고 있고, 실제 주택 가격을 상승시키는 주요 원인"이라며 주담대 위험가중치를 추가로 높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금융위는 앞서 부동산 부문으로의 자금 쏠림을 완화하기 위해 은행 주담대 위험가중치 하한을 15%에서 20%로 상향했다. 위험가중치가 높아지면 은행은 같은 규모의 대출을 취급하더라도 더 많은 자본을 확보해야 한다.
이 위원장은 추가 상향 가능성에 대해 "시장 상황을 보면서 한번 검토해 보겠다"고 답했다.
보이스피싱 피해에 대한 금융회사의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왔다.
이 위원장은 금융회사의 보이스피싱 피해 무과실 배상책임제와 관련해 "민생침해범죄이기 때문에 국민들을 위해 저희가 더 열심히 뛰어야 한다"며 "선진 사례들을 살펴 금융사나 통신사가 더 강한 책임감을 갖고 대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junoo5683@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