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서 열린 기획예산처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6.10.8 © 뉴스1 황기선 기자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8일 야당이 미래대응기금을 '이재명 대통령의 쌈짓돈'이라고 비판한 데 대해 "그렇게 정치 공세를 한다고 사실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저는 미래를 살리는 기금이라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미래대응기금 신설로 지방교부세가 줄어든다는 지적에는 "모수를 개정하지 않을 때보다 적게 가는 것은 맞다"면서도 "2030년까지 지방에 가는 돈의 총량을 보면 결코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박 장관은 이날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의 기획예산처 국정감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올해 초 기획재정부에서 분리돼 출범한 기획처의 첫 국정감사에서는 미래대응기금을 둘러싼 공방이 주를 이뤘다. 감사는 국민의힘 위원들이 '이재명 쌈짓돈 미래대응기금' 등의 문구를 적은 피켓을 좌석에 부착하면서 예정보다 30분가량 늦게 시작됐다.
미래대응기금은 반도체 호황에 따른 초과세수를 한꺼번에 쓰지 않고 적립해 청년, 성장동력, 지방, 교육·인재 등 4개 분야에 투자하기 위해 정부가 신설을 추진하는 162조 원 규모의 기금이다. 내년에는 4개 계정 사업비로 45조 4000억 원을 쓰고, 12조 5000억 원은 국채 발행 축소에, 104조 4000억 원은 여유자금으로 운용할 계획이다.
정부는 지난 8월 기금 재원 마련을 위해 지방재정 배분 구조도 함께 손질하기로 했다. 지방교부세는 산정 기준이 되는 내국세 규모(모수)를 조정하고, 내국세의 20.79%를 자동 배분하던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경상성장률과 학령인구 변화 등을 반영하는 산식으로 바꾸는 것이 골자다.
"국회 통제 우회 아냐"…'전남 카르텔' 지적엔 "생각해 본 적도 없어"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미래대응기금이 국회 통제를 우회하는 '상시 추경'이 될 수 있다며 철회를 요구했다. 박 장관은 "그렇지 않도록 할 것이고, 법적 범위 안에서 운용할 것"이라며 "금융성 계정과 사업성 계정이 동시에 있는 하이브리드 기금으로, 국가재정법에 따라 설계했다"고 답했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기금 주요 사업 다수가 호남권 반도체 메가프로젝트와 연관돼 있다며 미래대응기금이 '전남 카르텔의 쌈짓돈'이라고 주장했다.
박 장관은 "그렇게 한 번이라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며 "국가 전체의 첨단산업, 특히 반도체 산업의 지속을 위한 전략적 투자"라고 반박했다.
기획처 실무자가 언론에 '쌈짓돈' 표현 자제를 요청하며 "청와대가 경기를 일으킨다"고 말했다는 박 의원 주장에는 "정말 근거 없는 이야기"라며 "우리 직원이 그렇게 얘기했다면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초과세수를 빚 상환에 더 써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이종욱 국민의힘 의원은 "반도체 호황을 먼저 맞은 대만은 국가채무를 우선 상환했다"며 "미래대응기금에서 채무 상환에 쓰는 돈이 12조 5000억 원으로 8%에 불과한 근거가 뭐냐"고 지적했다.
박 장관은 "총지출 증가율과 국가채무 비율 개선 효과, 기금의 지속 운영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감안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박 장관은 "작년 중기재정계획과 비교하면 2030년까지 국가채무를 208조 원, 적자성 채무를 193조 원 감소시킨다"고 강조했다. 이달 중순 발표될 국제통화기금(IMF) 재정점검보고서에 대해서는 "우리 예상보다 개선된 수치가 나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했다.
그러면서 "노르웨이처럼 석유가 있는 것도 아닌 우리가 미래세대에 물려줘야 할 것은 지속 가능한 성장 구조"라며 "구조적 전환기에 누가 전략적으로 투자하느냐에 따라 대한민국의 20년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기형 재경위 더불어민주당 간사와 배준영 국민의힘 간사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서 열린 기획예산처에 대한 국정감사 개회를 앞두고 언쟁을 벌이고 있다. 2026.10.8 © 뉴스1 황기선 기자
"교부세 내후년 101조…교육교부금 2028년부터 매년 3조~6조 추가"
지방재정 감소 우려도 쟁점이 됐다.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존 산식대로라면 지방교부세가 97조 원이어야 하지만 기금 전출로 67조 6000억 원으로 줄어 31조 원가량이 덜 내려간다고 지적했다.
박 장관은 "객관적 수치는 그렇게 분석될 것"이라면서도 "내년 교부세는 77조 2000억 원으로 올해보다 11.3% 늘고, 내후년에는 101조 원으로 확연히 개선된다"고 했다.
이춘석 무소속 의원이 "세수가 좋을 때는 지방 몫을 강제로 가져가고 부족할 때는 임의규정만 뒀다"고 지적하자, 박 장관은 "모수 개혁으로 마련된 재원은 미래대응기금에 적립해 지방 지원에 쓴다"며 "급등락을 반복해 온 교부세를 안정적으로 주겠다는 것이 취지"라고 반박했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에 대해서도 "정부안의 향후 10년 연평균 증가율은 10.1%로 지난 20년 평균인 8.5%보다 높다"며 "올해 경상성장률이 반영되면 2028년부터 매년 3조~6조 원이 중기계획보다 더 교부될 것"이라고 했다.
참고인으로 출석한 김태식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 사무처장은 "교부금 개편을 놓고 시도교육감과 공식 협의가 없었다"고 반발했다.
반면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정부 개편 산식은 생각했던 것보다 매우 관대하다"고 평가했다.
박 장관은 내년도 지방 재원 우려에 대해 "지방 자율재원 3조 5000억 원과 기금 여유재원 5조 원이 있다"며 "부족하다면 국회 심의 과정에서 행정안전부와 함께 보완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올해 초과세수 활용방안 미정"…대법관 격려금은 "부적절 집행"
올해 초과세수 활용 방안에 대해서는 "추가로 국채 발행을 줄이는 데 쓸지, 다른 기금에 넣을지는 관계부처와 협의해 정리할 생각"이라며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했다. 재정경제부는 올해 초과세수를 63조 2000억 원 규모로 전망하고 있다.
주거 분야 추가 투입 가능성도 열어 뒀다. 박 장관은 "대통령께서도 초과세수로 주거 문제와 관련해 보다 전향적이고 적극적인 투자를 강구하라고 주문했다"며 "정부 내에서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법원이 대법관들에게 법령 근거 없이 격려금을 정기 지급했다는 감사원 지적과 관련해서는 "부적절한 집행"이라며 "내년 증액분 3억 원은 국회 심사 단계에서 적정 수준으로 심의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min785@news1.kr









